“논·서술형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려면 그러면 전국적인 선생님들 평균이 이게 수업 진행이 가능해야 하는데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편차가 너무 심하단 말이죠. 그래서 이 논·서술형으로 개편하려면 일단은 저는 교원 양성 쪽에서도 이거를 다뤄야 하는 주제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사교육에서도 이 논·서술형에 대해서… 적어도 제가 아는 선생님들의 역량으로 봤을 때는, 사교육에서도 이거를 감당하기는 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재윤)
“최근에 모 출판사랑 문제집 관련해서 의견을 좀 나누면서, 제가 무슨 말씀을 드렸었냐면… ’쓸데없이 힘 낭비하지 마시고 ‘서·논술형을 그냥 다 빼셔라’, ‘거의 쓰지 않는다’고 말씀을 드리기도 했고요. … (중략_ 서논술형 출제하는 인근 학교 언급 후) 그냥 시험 범위가 학습지 6장 정도였고요. 아이들은 그 내용을 그냥 달달 외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고 학습지에 들어 있는 발문의 형태도 시험 문제랑 똑같았습니다. … 현재 상황에서 만약에 제대로 서·논술형의 시험을 치른다고 한다면 정말 극소수의 학생들만 쓸 수 있는 시험이 될 것이고요. … 사실 얘기만 나오다가 실현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한동희) ■ 4. 수능 국어의 고난도 출제가 가져온 문제점 수능 국어의 고난도 출제 경향은 발제뿐만 아니라, 이후 이어진 발언들에서도 학생 부담을 가중해 선행학습 유발하고 사교육 의존 확대하는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사교육걱정 등이 국어사교육 참여율 및 비용 증가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던 것으로, 자세하게 현장 전문가들의 현장의 목소리를 인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학부모 상담할 때 위로하면서(문과 학생 학부모), ‘이게 되게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수능 국어가 이과생에게 유리한 국어’라고 저는 얘기합니다. 오늘도 발제자가 보여준 수능 국어 문제도 다 수학과 관련된 제시문이었거든요. 뭔가 수리적으로 과학적으로 뭔가 선행 학습이 된 친구들이 수능 국어를 잘 볼 수 있는데요. … 이과 아이들은 가끔 이런 얘기를 할 때 있거든요. 자기가 알고 있는 배경지식으로도 풀 수 있다고요. 상당히 불공평한 그런 세팅이 되어 있다. 그러니까 당연히 사교육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거죠.” (이재윤) “옆에 학원 설명회에서 들었는데… 아까 발제자께서 보여주셨던 그 수능 문제 있잖아요. 그것을 문제라고 설명하셨지만, (학원에서는) 그걸 역으로 활용해, (실정이 이러니까 국어 사교육) ‘해야 된다’는 거예요. 그걸 보여주면서 늦었다 ‘빨리 시작하라!’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국어 교과 선행은 분명히 되고 있고요…” (한동희) “일단 예전의 수능은 즉독·즉풀이 가능했어요. 이렇게 지문만 이렇게 쭉 읽어도 풀이가 가능했는데요. 지금은 지문에다가 제시문에다가 다 별 기호나 정리나 쓰지 않으면 이제 되게 힘든 상황인 것 같아요. … 발제자가 보여주신 수능 31번 문제 2019년 학년도 수능 국어 31번 문항 있잖아요. 이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친구들 있으면 이거 여기에 이 문제만 해도 10분 이상 쓰게 돼 있거든요. 또 어떤 문제가 있냐면 과학 지문이 나오면 아이들은 이과 친구들은 지문 안 보고도 풀 수 있는 상황도 벌어지긴 해요. … 제 결론은, 지금 수능의 난이도는 저는 이거는 지나치다. … 그래서 그런 것 때문에 어려운 (각종 모의고사) 컨텐츠가 나오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용환) “좀 조정이 되긴 했지만 80분 45문항이라는 이 유형 자체가 과연 가능한가? 그러니까 아이들이 잘 읽고, 잘 생각하고, 잘 연결해서 분석해서 문제를 푸는 걸 보는 시험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촉박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분명히 가지고 있거든요. 무조건 빨리하는 게 좋은 것처럼 돼버려서… 그래서 내용적인 어려움 같은 것도 있지만 구성상(문항 수, 풀이 시간 등)의 측면에서도 분명히 이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동희) 수능의 고난도 출제의 영향은 각종 국어 모의고사 상품의 확산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발언들이 있었습니다. “이제 컨텐츠의 시대죠. 아이들이나 학원계에서도 화두가 됐고. 근데 이 컨텐츠 시대는 왜 나왔냐라고 보면, EBS 연계 때문에 나온 게 아닐까요? 지금 (업체명) A나 B나 뭐 C나… 모의고사의 본질은 지금 EBS 출제 작품들을 어떻게 가공해서 애들이 소비하게 만드느냐에 관계된 거거든요. 지나치게 어려워요. … 너무 어려워서, 아이들한테 정말 의미나 유용성 있을지… 생각을 많이 했고요. 이 A의 모의고사 업체 대표님하고 제가 식사하면서, 뭐 이런저런 얘기 듣고 했었는데요. 한 회당 1,700만 원 정도 쓴다고 하더라고요. 그 모의고사 하나를 만드는데요. … 비교하자면 좀 더 쉬운 게 A인데, B에 비해서 A가 쉽고, 좀 더 뭐라고 할까… 제가 보기에는 문제의 질이 조금 낫다고 평가하지만, 그래도 수능 국어가 가지고 있는 엄정성을 쫓아갈 수는 없습니다. … 오개념도 많고요. 너무 지나친 선택지 구성도 많고요. 그러니까 조악한 게 상당히 많습니다.” (김용환) “옛날에는 행정고시 문제를 보거나 법학 시험 문제를 보곤 했는데요. 제가 봤을 때는 그것처럼 심리적 만족을 위한 문제라고 봐요. 그냥 질적인 측면은 저는 봤을 때 그렇게 높다고 보지는 않고, 오히려 사기를 꺾고, 그다음에 경쟁 심리 부추기고…, 제가 재수 학원도 한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 재수 학원에 11월 달에 수능 딱 끝나고 버리는 모의고사 컨텐츠… 안 푼 게 몇 박스나 나와요. 돈은 돈대로 다 내고 그러니까 저희 같은 독학 재수 같은 데는 자기네들이 사 온 거지만 예를 들어서 유명한 재수학원들은 강매도 어느 정도 한단 말이죠. 의무적으로 사는 거죠. … 가끔 말씀하신 A나 C모의고사 업체의 기획팀에서 찾아와요.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찾아온단 말이죠. 그러면 ‘조금 쉽게 내 달라, 쉽게 내서 더 많은 학생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모의고사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라고 하면 또 그들의 입장이 또 있더라고요. 이거를 어렵게 내야지만 팔릴 수 있고…” (이재윤) “수학 학원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수학 학원의 레벨테스트를 생각하시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레벨테스트가 지나치게 어려운 학원에서 점수가 안 나오고 레벨테스트가 적당한 학원에 가서 점수가 잘 나오면… 어머님들이 선택하는 학원은 점수가 안 나오는 학원이라는 예가 있고요. 그런 모의고사를 보며 성장한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어도) 똑같습니다. 어려운 모의고사를 푸는 거고… 친구들이 풀면 나도 풀어야 될 것 같고…. 처음에는 분명히 … 수능에 가깝게 출제하려고 노력하는 부분들이 꽤 있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과열되면서 어렵게 내는 쪽으로 많이 간 것 같습니다.” (한동희) 수능의 고난도 출제가 가져온 사교육 시장의 변화에 대한 질문과 문제점에 대한 토론에 이어서, 대비 인터넷 강의(이하 인강)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질문과 답변도 있었습니다. 한때 인강이 오프라인 학원 등 사교육 시장을 대체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현저히 낮출 것이란 전망이 나왔던 바 있기 때문에 의미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번 좌담회의 제한된 참가자 구성으로 종합적 결론에 이를 수는 없지만, 인강의 영향력이 지역과 학생들의 목표 전형과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금천구에서 국어학원을 운영하는 한동희 원장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일단은 학군지에서는 선생님이 잘 가르치고 뜨기 시작하면 큰 강의실에 대형 강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좋은 교재 좀 더 좋은 수업을 만들어 가는 게 가능해지죠. 근데 이제 비학군지 같은 경우는 어 고1부터 모였던 애들이 점점 줄어가는 추세예요. 이제 고3이 되면 특히나 정시로 안 가고 수시로 끝내려는 친구들이 많아집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학원을 그만두고 수능까지 안 가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이제 인강 강사들의 존재는 굉장히 위협적이죠. (※편집자 주: 소수의 학생들만 남아 양질의 교습을 제공할 규모가 갖춰지지 않는 상황에서 자본력을 가진 인강의 경쟁력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의미) 그들은 오로지 수능만을 파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확실한 자료들과 확실한 교재들과 그리고 잘 다듬어진 강의들이 있어서 그거는 학원에는 굉장히 좀 위협적인 부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AI 및 온라인 학습 기술의 발전으로 시장의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지역, 학생의 수준 등에 따른 인강의 영향력은 추후 별로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5. EBS 연계 출제가 현장에 미친 영향 “EBS 연계가 안 될 시점에는… 한 해 제가 봐야 할 책이 100권 정도 된 것 같아요. 애들이 질문을 가져오는 책에 종류도 많았고요. 이런 책 저런 책… 뭐 그때 출판사들이 책을 많이 냈어요. 지금은 다 EBS 중심으로 공부하죠. 아이들의 이제 수업 그러니까 공부 부담감은 좀 줄어든 것 같지만… 재미가 있을까… 싶어요. EBS 교재에서 더 벗어나서 공부는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실제로 문학은 당연히 EBS로 공부해야 하는 거고, 비문학도 사실 요새 지문하고 연계해서 내니까 결국 EBS 공부하는 거거든요. … 그래서 수능 대비해서 EBS의 교재 중요도는 절대적이라고 보는 게 맞아요. EBS를 넘어서서는 학원들마다 뭘 시도하지 않아요.”(김용환) “근데 이거는 사교육의 핵심이랑 연결이 돼 있는 건데 EBS 자체로 가지고 자기 주도가 가능하게끔 세팅을 해놓은 거는 맞잖아요. 그런데 아까도 말씀하신 것처럼 학원이라는 거는 더 친절하고 더 자세하고, 그리고 더 자료가 풍성하고, 그리고 또 오프라인에서는 관리성과 긴장감을 제공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EBS가 등장을 하면, 또 EBS의 등장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사교육이 항상 생겨납니다. 이거는 이게 사교육의 어떤 핵심과 관련된 거라서 ‘EBS 연계 출제가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을 낮추고 있다는 낮출 수 있냐?’라는 질문에는 조금 회의감이기는 합니다.” (이재윤) 참석한 사교육 전문가들은 EBS 연계 출제를 해도, 그 연계 출제를 대비한 별도의 사교육이 등장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동희 선생님은 학원과 종사자의 본질이 어떻게든 효율적이고 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연계 출제를 확대하더라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교육 시장이 다시 형성될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점수를 득해, 높은 등급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사교육 조력의 요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의미로 다가옵니다. 수능 출제를 EBS 교재와 연계하는 것은 교육부가 사교육비 경감 및 공교육 강화 대책 차원에서 내놓은 정책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학습의 범위를 줄였을 수 있으나, 사실상 파생 사교육 상품을 낳았다는 점에서 사교육 경감 대책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김용환 원장이 ‘학원들이 EBS를 넘어서는 시도를 하지 않아…’라고 말했을 때는 EBS 문제 풀이로 전락한 일부 고등학교 수업의 모습이 떠올라 새삼 우려가 되기도 했습니다. ■ 6. 고교 내신 대비 국어 사교육 동향 참가자들은 높아진 국어사교육의 배경에 고난도 수능 출제만 있는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수학, 영어 사교육 관련 좌담회에서 언급되었던 학교 내신 출제의 문제가 다시 거론되었습니다. “물론 (평촌에 있는 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내신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저희 학원의 중3 같은 경우는 사실 교재가 다 고1에 맞췄습니다. … 중학교의 목표도 고등학교 1학년에 맞춰 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진행하고 있는데요. 사교육 과열 지구라고 칭할 수 있는 평촌의 대부분의 국어 학원들이 중학교, 즉 중2 중3을 그렇게 진행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영어도 중3 때까지 수능을 다 끝내자는 인식이 있잖아요? 국어도 중3 때까지 상위권 아이들은 국어를 끝내야 한다는 발상을 가지고 수업 커리큘럼을 만들어 놨습니다.” (김용환) 중계동에서 국어 학원을 운영하는 이재윤 원장 선생님은 중학교 단계에서 고등학교 과정에 대비한 선행학습이 필요하지 않고, 입시 대비의 측면에서도 유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 선행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일부 학원들의 상술일 수 있다는 발언도 덧붙였습니다. “이제 로드맵이라는 거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드리면요. 아이들이 △기본적인 읽기 능력을 배양하고 나서, △거기에서 배경지식을 넣고 △그다음에 수능 문제를 실전적으로 풀어가면서… △거기서 우리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과학이나 기술이나 경제 제시문들을 풀어가면서 아이들이 등급을 맞게끔 할 수는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문법 같은 경우도 중학교 1학년 때 배우는 문법이 중3 때 또 나오고, 중3 때 배우는 문법이 고1 때 나오고, 그것이 교육과정상으로 고3 때 또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중3 때 국어를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의 어떤 마음을 노려서 어떤 상술로 접근하는 건데요…” (이재윤) 중학교 단계에서 ‘대입 수능이나 고등학교 내신에 대비하는 선행교육이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에서 가장 첨예하게 이견이 표출된 지점이었습니다. 이 차이는 김용환 원장 선생님이 근무하는 평촌과 노원구 중계동 주변 고등학교들의 내신 출제 경향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김용환 원장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재윤 선생님의 말 중) 중등 과정에서 이제 고1 과정 것을 뭐 전혀 하지 않는다는 말씀이… 우리가 선행이라는 어떤 전제하에서는 의미가 없는 것일 수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되게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내신이 잘 나와야 되는 거니까… 아시겠지만 지금 학교 내신 문제들에서 ‘외부 지문’이 많이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가(익명)여고’라는 학교가 있는데, 이 학교는 외부 지문으로 17문제가 나왔어요. 교과서나 프린트에 없는 거거든요. 또 ‘나(익명)’라는 고등학교가 있는데 이번 1학기 중간고사에서도 외부 지문이 출제되었어요. 상당히 배점이 높은 걸로 나왔죠. 그런 외부 지문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실 고1 고2 때 나오는 작품들을 다룰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김용환) 이에 이재윤 원장 선생님은 “지금 말씀하신 거랑은 조금 다른 게, 저희 관내 (고등학교)는 외부 제시문이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 대화가 시사하는 것은 △선행학습을 통해서라도 다양한 비문학 지문을 경험하는 게 실제 고1 내신 경쟁에서 유리한지, 그리고 △학원의 (국어 교과 식) 선행교습 커리큘럼 운영 여부는 △지역 고등학교 내신 시험에서 외부 지문을 출제하는지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가한 전문가들은 내신 출제의 문제에 대해서도 수능만큼 심각하다는 공통된 입장을 표했습니다. “내신이 수능보다도 훨씬 까다롭고 어렵다고 생각해요. 어 물론 수능도 2017년 이후에 대단히 또 어려워졌지만… 지금 내신들도 수능형으로 닮아가기도 하고 수능보다도 더 섬세하고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게 내신이라서… 그에 비해 중학교는 지나치게 쉽고 제가 보기에는 고등학교는 지나치게 어려워요. ‘그 격차가 어머님들이 자꾸 학원을 선택하게 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내신은 사교육의 영향 아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윤) 내신에 관련해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평촌 지역에는 ‘다(익명)’고등학교 이야기입니다. 김용환 선생님은 지역 학교 내신에 대해 말하던 중 ‘다’고교의 한 국어 선생님을 언급했습니다. 그 교사는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을 통해 사교육의 도움 없이 학교 수업에 충실히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시험 대비가 가능하도록 지도하고, 무엇을 어떻게 평가할지 상세히 안내하고 출제하는 것으로 교육계에 널리 알려진 분이었습니다. 이에 좌장인 신소영 공동대표는 돌발 질문으로, 지역 국어 학원 운영자의 입장에서 ‘다’고교 해당 교사의 출제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견을 물었습니다. 이에 김용환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시사하는 것이 되게 많을 것 같아요. 그 선생님 관련해서가 실제로 저희가 내신 대비하기가 너무나 까다롭습니다. … 저희는 그 설명한 내용들을 다 입수한 뒤, 재정리를 합니다. 재정리를 해서 어떻게든 아이들이 효과를 느끼고,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요. 실제로는 원래 잘했던 아이들이 ‘다’고등학교 시험은 계속 잘 보게 됩니다. 이 시험 자체가 아주 어렵지는 않아서 그런지… 아이들 느끼기에는 도움을 받았다고 느끼긴 하는데요. 실제로 제가 이제 느끼기에는 약간 착각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을 좀 해요. 그 ‘다’고교만은 저희가 내신 대비가 학원으로서 유효한가에 대해서 늘 반문하고 있습니다.” (김용환) 이 발언은 공교육에서 사교육의 영향력을 줄이고, 교실 수업을 강화하려는 교사의 노력이 사교육 참여 여부로 시험 결과와 등급이 결정되는 효과를 일부라도 줄일 수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물론 이는 작은 단서일 뿐이며 유의미한 결론에 이르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연구와 조사가 필요할 것입니다. ■ 7. 공·사교육을 망라한, 국어 교육 발전을 위한 제언 좌담회의 마지막 주제는 ‘(국어)교육 발전을 위한 제언’이었는데, 참가자들은 사교육의 입장에서만이 아닌 학령기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경험한 문제점과 개선을 위한 요구사항을 남겼습니다. 이재윤 원장은 공교육에서 독서교육을 지도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으며, 한동희 원장은 공교육에서의 국어 교육의 목표를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선생님은 빠른 시간 내에 긴 지문을 읽고 답을 골라야 하는 평가 방식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천천히 시간을 내서 읽고 생각해서 풀 수 있는 방식의 평가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참석자들은 수능 국어의 난이도를 현재와 같이 유지하는 게 불가피하다면, 깊게 사고할 수 있도록 응시 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도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후 이어진 좌담회 현장 질의응답에서는 △첫째 중·고등학교 내신 시험 난도의 적정성과 출제 방식의 개선 방향, △둘째 사교육 시장의 경쟁 심화와 생존 전략에 대한 질문, △셋째 IB과정을 위시한 해외의 과정중심교육이 기초학력 미달로 이어지지 않는데 기초학력 미달의 근본 원인 등을 묻는 등 크게 세 가지 주제의 질문이 나왔습니다. 앞서 소개한 참가자들의 발언과 중복되는 것이 있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생략합니다. ■ ‘요즘 사교육의 현실과 전망’ 연속좌담회 종료 이번 국어 사교육 좌담회까지 4회의 연속좌담회가 종료되었습니다. 이번 좌담회에서 확인된 것은 29조 원의 사교육 과몰입 현실의 이면에, △우리 교육제도 특히 대입 제도가 과도한 변별에 치우쳐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내용을 평가하도록 강제하고, △그 평가는 기준이 될 국가 교육과정을 무력화해 결국 대치동 등 사교육 중심지의 과정을 따라야 할 표준으로 만들며, △학생과 학부모는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경쟁적으로 사교육에 참여해야 하는 구조적 모순이 있습니다. 한편 학부모들이 과거보다 많은 비용을 사교육비로 소진하고, 학생들은 갖가지 유형의 교습 상품을 전전하며 많은 시간을 학원에서 보내지만, 정작 많은 학생들의 문해력 등 기초학력은 떨어졌다는 현장 종사자들의 증언은 특히 부조리한 우리 교육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역대급 사교육 수치가 가리키는 교육의 위기 속에도, EBS 연계 출제 확대나 학원 프로그램 공교육 도입과 같은 소극적 행정으로 일관해온 우리 교육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가 어떤 방식으로 불량 사교육 시장을 키워왔는지도 이번 좌담회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번 좌담회에서 확인된 요즘 사교육의 실상을 토대로 향후 보다 실사구시적 정책 제안과 입법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사교육계에 대해 적대적이라는 왜곡된 세간의 평가에도 단체에 직접 방문해 사교육의 현실과 우리 교육의 변화를 위한 고견을 아끼지 않으신 열다섯 분의 현장 전문가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좌담회는 학생들을 고통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효과를 남기는 경쟁교육 고통을 극복하는 일에 동참하도록 하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향후 전개될 우리 단체의 교육개혁 운동에 더 큰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특별히 우리 교육의 변화를 함께 꿈꾸는 건강한 사교육 종사자들의 연대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 2025 사교육 전문가 초청 연속좌담회 4회차 후속보도 (2025.06.17.)
“교과서 밖 외부 지문 나오는 국어 내신과 고난도 수능 비문학 대비가 국어 사교육의 주 요인...”
▲ 2025년 6월 4일(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회의실에서 초중고 국어 사교육의 현실과 전망을 주제로 좌담회를 진행함. 국어 전문 학원장 및 독서 논술 방문교사 4인이 사교육 전문가로 참여하였음. 다음과 같은 참석자 발언이 있었음.
▲ [최근 사교육 시장의 주요 변화] “국어 사교육 시장이 저연령화되며, 유아·초등 저학년부터 입시 대비 사교육이 확산세”, “문해력 저하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학부모의 요구 커져”, “독서·문해력 중심 프로그램이 크게 확대 양상”, “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 상품이 활성화되고, 문해력 진단 및 보정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음”, “시장 내 경쟁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젊은 강사와 신생 브랜드의 진입이 활발”하다는 발언이 있었음.
▲ [국어사교육의 학교급별 특징] △초등: 보육 목적과 기초 문해력 신장, 독서·논술 중심의 사교육 위주, △중등: 고등 내신 대비와 조기 수능 준비, 다양한 요구가 혼재된 시장 구조, △고등: 고난도 수능 대비 학원 교습 및 모의고사 상품, EBS연계 출제 파생 교습 상품 성행, 고난도 모의고사 수요증가와 업체 확산.
▲ [국어 교육과정 변화에 대한 평가와 현장의 대응] 실제 교육 현장의 변화에 대해선 회의적 의견이 다수였음. 그 이유로 “교육과정과 학교 교육 사이의 괴리, 학교 교육과 대입제도의 괴리”가 지목됨. 서·논술형 평가 확대도 “대입 공정성 문제, 학교 현장의 인프라 부족으로 한계가 있다”는 발언이 있었음.
▲ [수능 국어의 고난도 출제가 가져온 문제점] 참가자들은 “현행 고난도 비문학이 기존 이과 학생들에게 유리한 면이 있으며, 제한된 시간에 긴 융합지문을 제시하는” 방식은 국어 능력을 평가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으며, “국어 사교육 시장의 저연령화 및 과열을 키우고 있다”고 언급함. 특히 “오개념 많은 고난도 모의고사 상품 시장이 확대”되었다고 평가함.
▲ [EBS 연계 출제가 현장에 미친 영향] “과거에 비해 수능 응시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봐야 할 국어교재의 가짓수가 줄어든 면이 있으나 EBS 연계출제도 별도의 대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EBS 풀이 사교육 시장 확대”됨. “국어 사교육 현장에서도 EBS를 벗어나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발언과 “결국 사설 업체의 국어 모의고사도 EBS연계출제의 영향이며, 내용도 EBS 지문과 문항의 변형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있었음.
▲ [고교 내신 대비 국어 사교육 동향] 학교별 내신 유형 분석과 맞춤형 대비 강좌가 활성화됨. 서술형·논술형 평가 대비를 위한 첨삭 지도, 소규모 그룹 수업 증가. 내신 성적이 대학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사교육 시장 확대.
▲ [교육 발전을 위한 제언] 공교육 내실화와 교사 전문성 강화 필요. 사교육 의존도 완화를 위한 평가 체제 개선과 지원 확대.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 신장과 다양한 국어 교육 프로그램 개발 권장.
※ 지난 좌담회 내용 보기☞
[좌담회 연속보도①] 사교육은 ‘퇴거 장벽 시대’, 정책 불신 속에 시장은 양극화, 고액화... https://url.kr/lwpdby
[좌담회 연속보도②] 수학사교육 종사자, “고1 중간고사 직후, 충격받고 상담오는 학생 많아…” https://buly.kr/D3eQYmy
[좌담회 연속보도③] "교과서는 미국 초3 수준, 내신 시험은 미국 고3" 고난도 평가에 영어 사교육 과열... https://buly.kr/3j8K5lp
2025년 6월 4일, 오전 10시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회의실에서 사교육 전문가 초청 연속 좌담회, ‘요즘 사교육의 현실과 전망, 현장의 목소리로 듣는다(4회차)’가 초중고 국어사교육을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좌담회에 참가한 현장 전문가는 사교육 현장에서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국어를 가르치는 분들로, △안양 평촌에서 국어 학원을 운영 중인 김용환 선생님, △노원구 중계동에서 국어 학원과 독학 재수 학원을 운영하시는 이재윤 선생님, △금천구에서 국어 학원을 운영 중이신 한동희 선생님, 그리고 △도봉구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문 독서 논술을 지도 하시는 이선생님(익명), 총 네 분의 현장 전문가가 참석했습니다.
발제: 구본창 정책대안연구소장
본격적인 좌담에 앞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의 구본창 소장이 발제를 맡아 △국가 사교육 통계에 나타난 국어 사교육비 증감 추이와 학교급별 참여율, △영어와 수학 사교육 대비 국어 사교육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구소장은 과거 12~13년간 국어 강사로 활동했던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체감하고 있는 변화를 부연해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발제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과거에는 ‘국어 전문 학원’이 드물었으나, 최근에는 브랜드화된 국어 전문 학원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학교급(초·중·고)별로 특화된 상품이 등장하고 있음. △논술 사교육의 중심도 과거 대입 논술에서 최근에는 초등 논술로 이동했음. △문해력에 대한 높아진 관심이 저연령 국어사교육의 수요를 키우는 한 원인임. △국어 사교육비 지출은 초등학교 6년 동안에는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다가 이후 급격히 증가함. 이는 최근 수능 국어의 난도 상승과 관련이 있음. △수능 국어 표준점수 만점이 2013년 127점에서 2019년 이후 140점 이상으로 급등했는데, 수능 국어영역의 고난도 출제가 이어지면서 국어 사교육 수요가 전 학교급으로 확대되었으며, △고난도 출제에 대비한 모의고사 대비 상품 시장도 형성되어 있음.
결론부에서 발제자가 가장 강조한 것은 과학, 수학을 융합한 고난도 비문학 출제 현황이었습니다. 발제자는 실제로 수능에 출제되었던 문항들을 구체적인 사례로 들었는데, 이 문항들은 국어 교과 외에 사전 지식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러한 고난도 문항 출제는 국어 사교육 참여의 저연령화 및 국어 전문 학원의 확산의 주요한 원인일 수 있기 때문에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발제에 이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신소영 공동대표가 좌장을 맡아 본격적인 사교육 전문가들의 좌담을 이끌었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사전에 전달한 질문들은 크게 4개 주제로 ‘△요즘 국어 사교육 현황(trend)과 전망, △학생들의 국어 사교육 의존도, △현장 전문가가 느끼는 사교육의 효과성, 및 △국어 교육 발전과 사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제언’입니다. 이 4개 주제로 도출해낸 참가자들의 발언을 다시 정리하면 총 여덟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당일 참가자들은 제시한 질문에 국한되지 않고, 주제를 넘나들며 답했으며, 발언의 내용의 순서를 재구성한 주제에 따라 재분류하여 인용했음.
① 현장에서 느끼는 최근 사교육 시장의 주요 변화
② 국어 사교육의 학교급별 특징
③ 국어 교육과정 변화에 대한 평가와 현장의 대응
④ 수능 국어의 고난도 출제가 가져온 문제점
⑤ EBS 연계 출제가 현장에 미친 영향
⑥ 고교 내신 대비 국어 사교육 동향
⑦ 공·사교육을 망라한, 국어 교육 발전을 위한 제언
(+ 현장 질의응답)
■ 1. 현장에서 느끼는 최근 사교육 시장의 주요 변화
앞선 세 번의 좌담회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입시 대비 사교육의 저연령화’ 현상은 국어 교과 좌담회에서도 동일하게 언급되었습니다. 아울러 이번 국어 사교육 좌담회에서는 요즘 학생들의 문해력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되었습니다. 문해력 문제는 지난 3회차 영어 사교육 좌담회에서도 다루어졌던 주제입니다.
“지금 아이들이 많이 다르다, … 못 읽어요. … 눈이 줄글을 읽으면 이렇게 옆으로 가야 하는데 아이들의 눈이 이렇게, 이렇게 지그재그로 가는 거예요. 아이들이 쇼츠나 이런 거… 너무 위아래로 형식으로만 익숙하다 보니까 옆으로 못 읽고 그냥 대충 훑으면서 읽는 게 너무 익숙해졌다고 봐요. … 이제 맞벌이 가정도 많고 하니까… 본인, 그러니까 부모님들이 잘 읽어주지 못하세요. 그러면은 학원, 저희한테 보내는 거죠.” (이선생님)
참가한 국어 사교육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느낀 문해력 저하 현상과 함께, 과거에 비해 평가(내신과 수능)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다수 학생의 읽고 쓰는 능력은 저하되었지만, 평가는 어려워진 것입니다. 이러한 격차는 발제자가 언급했듯 초등과 중등 과정 전 학교급에서의 국어 사교육 수요를 키워온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은 국어과에서는 문해력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문식성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어쨌든 이 사교육 현장에서 근 5년 사이에 갑자기 문해력이라는 키워드가 대두되었습니다. … 독서 영역 즉, 비문학 부분이 상당히 어려워진 수능을 풀다 보니까, 이제 수능에서 아이들이 손도 못 대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죠. 특정 분야, 수학·경제·과학·기술… 그다음에 철학과 논리학 관련된 어려운 제재를 출제해서 학생들이 손을 대지도 못하는(상황이고)… 예전에는 영어하고 수학으로 대학을 갔는데 영어가 절대평가가 되면서 이제는 국어하고 수학이 제일 중요한 요소가 돼서 국어 학원들이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 당연히 저는 그거에 따라서 국어 학원의 이익률 영업이익률도 많이 올라갔다고 생각합니다.”(이재윤)
이재윤 대표(서울 노원구, 중·고등 국어교육 전문기관 학원법인 언희당)
“(국어 문학에서) 사군자는 어떤 작품에서 원형적 이미지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되게 중요하거든요. 지조와 절개 등의 의미를 이해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서 ‘사군자 매난국중 중 ‘매’가 뭐니?’물어보면, ‘새’라고 답해요. 이건 실제로 있었던 일이고요. 뭘 의미하느냐 아이들이 어휘력 수준도 떨어지겠고요. 그다음에 인문학적 역사적 소양도 떨어져요.” (김용환)
전반적인 문해력 약화에 동의하면서 한동희 원장은 기술 발전과 쉬운 정보 습득으로 인해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가 사교육 업계에 유입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해력 등 특정한 시장의 요구(needs)가 확인될 때 관련된 사교육 상품이 쉽게 개발되고 유연한 방식으로 공급 가능해진 상황임을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러한 변화에 적응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습니다.
“네 국어 사교육 같은 경우는 말씀하셨던 것처럼, 최근에 문해력이 강조된 부분들은 확실히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저학년 시장이 확대된 부분은 확실하고요. 그리고 이게 기술이 개발된 부분과도 분명히 관련이 있어요. 단군 이래 최고로 ‘돈 벌기 좋은 시대’라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모든 노하우들이 다 공개되고 있기 때문에 교재를 만드는 거나 아니면 강의하는 스킬이나 젊은 친구들이 굉장히 빨리 배워요. 빨리 배우고 포장도 더 잘합니다. … 그러면서 도태되시는 분들도 나오기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느껴지고 있고요. … 사교육 종사자들의 고통이 생각보다 커진 부분도 분명히 있고 반대로 빨리 적응하신 분들은 영역을 키우고 확장하신 분들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한동희)
저연령 때부터 문해력을 잡아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인식에 새로운 미디어와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 신종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었으며 이러한 변화에 쉽게 적응이 가능한 젊은 세대들의 업계 진입이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이 뭐 ‘공부 머리 독서법’이라는 책부터 시작해서 ‘EBS 당신의 문해력’…(관심이 높아졌고). 제가 하고 있는(학원에 도입한 독서 프로그램), ‘□□□’이라는 회사가 굉장히 많이 커졌습니다. 뭐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동네마다 거의 없는 데가 없고요. 전국에 3천 개가 넘습니다. 지금 그리고 유사 브랜드들도 되게 많이 생겼어요. … 가격대 같은 경우는 지금 초등 같은 경우는 15에서 한 20? 20에서 25만 원 사이로, 횟수에 따라 다르죠. 보통 2회 하면 15나 17만 원… 그다음에 이제 많아지면 조금 더 저렴하게 가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뭐 유사 브랜드들이 많이 있는데 그거보다 조금 더 저렴한 데도 있고 뭐 그래서 ‘△△△’랑 경쟁이 치열한 상태에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굉장히 확대되는 상황이에요.” (한동희)
“저희는 초등부 중등부 논술에 적용하기 위해서 최근 ‘○○AI’라는 업체와 협약을 맺었습니다. ‘○○AI’를 보면 이제 이렇게 아이들의 시선을 카메라로 인식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시선이 어 텍스트에 얼마나 머무르고 있는지, 그 다음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판단해서 아이들의 문해력의 정도를 파악하게 하는 그런 기술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아직 논술 브랜드로서 아직 기능하지 못하지만, 그 기술 자체를 좀 가지고 아이들의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지금 시도를 좀 하고 있고요.” (김용환)
■ 2. 국어사교육의 학교급별 특징
학교급별 국어 사교육의 특징을 주제로 질문했을 때도 문해력 등 최근의 수요를 반영한 답변이 나왔습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저 연령기에 돌봄 목적과 기초적인 문해력을 신장 등 다양한 목적과 유형의 사교육 참여가 발생하지만, 결국 대학 입시 대비라는 하나의 목표로 수렴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주 저학년 때 (업체명)×××부터 시작해서, △△△으로 올라오고 있는 추세고요. … 독서 논술 학원을 찾게 되는 계기 중 하나는 부모님들께서 ‘아이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느끼셨다’는 것도 있고요. 아니면 가령, ‘수학적인 머리는 좋은데 문장을 못 읽어요’라고 생각을 하시는 경우, 문장 질문들을 못 푼다는 이유로 오게 되고요. 영어 같은 경우도, 영어 해석은 되는데, 우리나라 말로 (해석해도) 이해를 못 한다고 생각하게 될 때가 국어 학원들이 찾게 되는 시발점이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제 초등학교 때는 사실은 많이들 하죠. 그래서 지금은 예전에는 영수만 했다면 지금은 독서든 독서 토론이든 다들 많이들 하고 있어요.” (한동희)
“이제 일반적인 학생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죠. 하나는 내신도 안 되는 아이들로, ‘학교 시험을 잘 보게 해주세요’라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계시고… 또 하나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제 중학교 시험은 워낙 쉬우니까 이제 고등학교 가서 수능이 어렵다는데 우리 애는 빨리 수능 공부해야 한다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 사이에서 학원이 어떤 포지션을 잡는가는 선택의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런 여러 가지 이제 요구들이 공존하고 있는 대혼돈의 중학교 국어 사교육 시장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동희)
한동희 원장(서울 금천구, 한동희국어학원)
한동희 원장은 업계에서 확인한 학군지 상위권 학생들의 국어 사교육의 현황에 대해 언급한 뒤, 대입을 조기에 대비하기 위해 초등학생부터 수능 유형 지문의 읽기와 풀이를 접하는, 일종의 ‘국어 교과 조기 선행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금 제가 뭐 학군지에 있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업계) 귀동냥으로 들은 것들은… 어렸을 때는 학습지를 하다가 그리고 이제 뭐 ‘△△△ 같은 독서 프로그램’을 하다가… ‘○○○ 같은, 약간 집약적이고 아이들이 ‘써머리’(요약)해서 공부할 수 있는 걸’ 하다가, □□□□□원 같은 데로 가서 초등학교 때부터 수능을 접하는 방향으로 가고…, 그렇게 짜여져 있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선행을 부추기는 면은 분명히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선행 판단 여부는 관점에 따라서 상이할 수 있다고 덧붙임)” (한동희)
“지금 과학고에 진학시키겠다는 붐이 있고… 사실 원장님들 모임에 이런 세미나가 있는데… 저희도 역시 이제 과학고를 준비시키기 위한 그런 수업을 준비 중이에요. 저희 평촌 지역에서는 이제 ‘메디스카이’라는 말들을 많이 쓰죠. 그래서 상위권을 진학시키기 위한 메디스카이 반들을 구성하고 있고… 이 메디스카이는 뭐 학원마다 좀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 사실 중학교나 뭐 저희가 선행을 할 수밖에 없어요. 저희는 사실 뭐가 없냐면 수학처럼 진도라는 개념이 없는 게 저희 ‘국어’인 것 같아요. 국어는 고1 최초의 3월 모의고사부터가 저희가 전범위거든요.” (김용환)
학교급별 입시 대비 국어사교육 현황에 대해서는 수능과 내신 대비 국어 사교육을 주제로 다룰 때 다시 언급됩니다. (이어지는 ④ 수능 국어의 고난도 출제가 가져온 문제점, ⑥ 고교 내신 대비 국어 사교육 동향 참조.)
■ 3. 국어 교육과정 변화에 대한 평가와 현장의 대응
업계의 최신 동향을 확인하면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사교육 업계의 평가와 반응을 묻는 질문을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한 사람의 교육계 종사자로서 교육과정 변화 자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본다는 답변도 있었지만, 교육과정의 변화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다소 냉소적인 답변들이 나왔습니다. 이는 교육과정, 수업, 대입(수능과 내신 출제)이 각기 무관한 채 따로 노는 현실 때문으로, 지난 3회차 영어좌담회 참가자들이 문제 제기했던 것과 같은 흐름 속에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 2022 교육과정에 초등부터 고등학교까지 다 봤는데 되게 괜찮게 바뀌었어요. 국가적으로 문해력을 키우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는 점에서… 저는 높게 평가합니다. … (하지만) 문제는 뭐냐 하면 2015 교육과정하고 2008 교육과정 때는 교육과정에서 가르친 것하고, 수능 문제가 불일치했다는 게 문제점이라고 생각해요. … 이번에 교육과정이 바뀌었지만, 수능은 별 차이가 없다는 거예요. 예시 문항을 봐도 이번에 통합 사회랑 통합 과학은 분명히 바뀐 게 눈에 두드려졌는데, 국어는 똑같다는 거죠.” (이재윤)
이재윤 원장은 교육과정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능 국어의 내용과 형식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높은 난도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애들이 너무 사교육을 많이 받아서 상위권 문제를 풀 수 있게 되니까, 수능을 더 어렵게 내고, 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해서 수능 문제는 더 어렵게 내고… 밑에 이제 성적이 나오지 않는 친구들은 더 떨어지게 되는 거죠.” (이재윤)
고난도 수능의 문제점에 대해서 모든 참가자들의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한동희 원장도 학교가 변화된 교육과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를 밝혔습니다.
“교육과정의 변화가 저희가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저는 진짜 사견인데요. 별로 크지 않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국어 교육과정의 변화는 크게 단원이 들어가거나 빠지는 것 위주인데요. 뭐 문법이 사라졌다가 다시 또 들어가고… 이런 차이들이 있기는 한데 사실 거의 없다고 보여지고요.” (한동희)
참가자들은 교육과정 전반의 변화에 대한 의견과 함께 학교 현장에서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서·논술형 평가에 대한 견해도 밝혔습니다. 대입제도의 절대적인 영향력에 의해 취지가 왜곡될 것이라는 점과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서·논술형 수업과 평가가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있었습니다.
“실제 학교, 고교 내신 현장도 서술형 문제가 많이 사라졌어요. 시험만 한 번 치르면 엄청난 ‘콤플레인(항의, 정정 요청 등)’이 들어오니까요. 이게 평가 결과를 대입 선발에 반영하는 상황인 거잖아요. 수능에서도 이 논·서술형을 구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논란이 엄청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용환)
김용환 원장(안양 평촌, 대시나루국어학원)
“논·서술형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려면 그러면 전국적인 선생님들 평균이 이게 수업 진행이 가능해야 하는데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편차가 너무 심하단 말이죠. 그래서 이 논·서술형으로 개편하려면 일단은 저는 교원 양성 쪽에서도 이거를 다뤄야 하는 주제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사교육에서도 이 논·서술형에 대해서… 적어도 제가 아는 선생님들의 역량으로 봤을 때는, 사교육에서도 이거를 감당하기는 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재윤)
“최근에 모 출판사랑 문제집 관련해서 의견을 좀 나누면서, 제가 무슨 말씀을 드렸었냐면… ’쓸데없이 힘 낭비하지 마시고 ‘서·논술형을 그냥 다 빼셔라’, ‘거의 쓰지 않는다’고 말씀을 드리기도 했고요. … (중략_ 서논술형 출제하는 인근 학교 언급 후) 그냥 시험 범위가 학습지 6장 정도였고요. 아이들은 그 내용을 그냥 달달 외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고 학습지에 들어 있는 발문의 형태도 시험 문제랑 똑같았습니다. … 현재 상황에서 만약에 제대로 서·논술형의 시험을 치른다고 한다면 정말 극소수의 학생들만 쓸 수 있는 시험이 될 것이고요. … 사실 얘기만 나오다가 실현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한동희)
■ 4. 수능 국어의 고난도 출제가 가져온 문제점
수능 국어의 고난도 출제 경향은 발제뿐만 아니라, 이후 이어진 발언들에서도 학생 부담을 가중해 선행학습 유발하고 사교육 의존 확대하는 원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사교육걱정 등이 국어사교육 참여율 및 비용 증가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던 것으로, 자세하게 현장 전문가들의 현장의 목소리를 인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학부모 상담할 때 위로하면서(문과 학생 학부모), ‘이게 되게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수능 국어가 이과생에게 유리한 국어’라고 저는 얘기합니다. 오늘도 발제자가 보여준 수능 국어 문제도 다 수학과 관련된 제시문이었거든요. 뭔가 수리적으로 과학적으로 뭔가 선행 학습이 된 친구들이 수능 국어를 잘 볼 수 있는데요. … 이과 아이들은 가끔 이런 얘기를 할 때 있거든요. 자기가 알고 있는 배경지식으로도 풀 수 있다고요. 상당히 불공평한 그런 세팅이 되어 있다. 그러니까 당연히 사교육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거죠.” (이재윤)
“옆에 학원 설명회에서 들었는데… 아까 발제자께서 보여주셨던 그 수능 문제 있잖아요. 그것을 문제라고 설명하셨지만, (학원에서는) 그걸 역으로 활용해, (실정이 이러니까 국어 사교육) ‘해야 된다’는 거예요. 그걸 보여주면서 늦었다 ‘빨리 시작하라!’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국어 교과 선행은 분명히 되고 있고요…” (한동희)
“일단 예전의 수능은 즉독·즉풀이 가능했어요. 이렇게 지문만 이렇게 쭉 읽어도 풀이가 가능했는데요. 지금은 지문에다가 제시문에다가 다 별 기호나 정리나 쓰지 않으면 이제 되게 힘든 상황인 것 같아요. … 발제자가 보여주신 수능 31번 문제 2019년 학년도 수능 국어 31번 문항 있잖아요. 이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친구들 있으면 이거 여기에 이 문제만 해도 10분 이상 쓰게 돼 있거든요. 또 어떤 문제가 있냐면 과학 지문이 나오면 아이들은 이과 친구들은 지문 안 보고도 풀 수 있는 상황도 벌어지긴 해요. … 제 결론은, 지금 수능의 난이도는 저는 이거는 지나치다. … 그래서 그런 것 때문에 어려운 (각종 모의고사) 컨텐츠가 나오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용환)
“좀 조정이 되긴 했지만 80분 45문항이라는 이 유형 자체가 과연 가능한가? 그러니까 아이들이 잘 읽고, 잘 생각하고, 잘 연결해서 분석해서 문제를 푸는 걸 보는 시험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촉박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분명히 가지고 있거든요. 무조건 빨리하는 게 좋은 것처럼 돼버려서… 그래서 내용적인 어려움 같은 것도 있지만 구성상(문항 수, 풀이 시간 등)의 측면에서도 분명히 이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동희)
수능의 고난도 출제의 영향은 각종 국어 모의고사 상품의 확산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발언들이 있었습니다.
“이제 컨텐츠의 시대죠. 아이들이나 학원계에서도 화두가 됐고. 근데 이 컨텐츠 시대는 왜 나왔냐라고 보면, EBS 연계 때문에 나온 게 아닐까요? 지금 (업체명) A나 B나 뭐 C나… 모의고사의 본질은 지금 EBS 출제 작품들을 어떻게 가공해서 애들이 소비하게 만드느냐에 관계된 거거든요. 지나치게 어려워요. … 너무 어려워서, 아이들한테 정말 의미나 유용성 있을지… 생각을 많이 했고요. 이 A의 모의고사 업체 대표님하고 제가 식사하면서, 뭐 이런저런 얘기 듣고 했었는데요. 한 회당 1,700만 원 정도 쓴다고 하더라고요. 그 모의고사 하나를 만드는데요. … 비교하자면 좀 더 쉬운 게 A인데, B에 비해서 A가 쉽고, 좀 더 뭐라고 할까… 제가 보기에는 문제의 질이 조금 낫다고 평가하지만, 그래도 수능 국어가 가지고 있는 엄정성을 쫓아갈 수는 없습니다. … 오개념도 많고요. 너무 지나친 선택지 구성도 많고요. 그러니까 조악한 게 상당히 많습니다.” (김용환)
“옛날에는 행정고시 문제를 보거나 법학 시험 문제를 보곤 했는데요. 제가 봤을 때는 그것처럼 심리적 만족을 위한 문제라고 봐요. 그냥 질적인 측면은 저는 봤을 때 그렇게 높다고 보지는 않고, 오히려 사기를 꺾고, 그다음에 경쟁 심리 부추기고…, 제가 재수 학원도 한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 재수 학원에 11월 달에 수능 딱 끝나고 버리는 모의고사 컨텐츠… 안 푼 게 몇 박스나 나와요. 돈은 돈대로 다 내고 그러니까 저희 같은 독학 재수 같은 데는 자기네들이 사 온 거지만 예를 들어서 유명한 재수학원들은 강매도 어느 정도 한단 말이죠. 의무적으로 사는 거죠. … 가끔 말씀하신 A나 C모의고사 업체의 기획팀에서 찾아와요.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찾아온단 말이죠. 그러면 ‘조금 쉽게 내 달라, 쉽게 내서 더 많은 학생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모의고사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라고 하면 또 그들의 입장이 또 있더라고요. 이거를 어렵게 내야지만 팔릴 수 있고…” (이재윤)
“수학 학원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수학 학원의 레벨테스트를 생각하시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레벨테스트가 지나치게 어려운 학원에서 점수가 안 나오고 레벨테스트가 적당한 학원에 가서 점수가 잘 나오면… 어머님들이 선택하는 학원은 점수가 안 나오는 학원이라는 예가 있고요. 그런 모의고사를 보며 성장한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어도) 똑같습니다. 어려운 모의고사를 푸는 거고… 친구들이 풀면 나도 풀어야 될 것 같고…. 처음에는 분명히 … 수능에 가깝게 출제하려고 노력하는 부분들이 꽤 있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과열되면서 어렵게 내는 쪽으로 많이 간 것 같습니다.” (한동희)
수능의 고난도 출제가 가져온 사교육 시장의 변화에 대한 질문과 문제점에 대한 토론에 이어서, 대비 인터넷 강의(이하 인강)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질문과 답변도 있었습니다. 한때 인강이 오프라인 학원 등 사교육 시장을 대체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현저히 낮출 것이란 전망이 나왔던 바 있기 때문에 의미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번 좌담회의 제한된 참가자 구성으로 종합적 결론에 이를 수는 없지만, 인강의 영향력이 지역과 학생들의 목표 전형과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금천구에서 국어학원을 운영하는 한동희 원장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일단은 학군지에서는 선생님이 잘 가르치고 뜨기 시작하면 큰 강의실에 대형 강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좋은 교재 좀 더 좋은 수업을 만들어 가는 게 가능해지죠. 근데 이제 비학군지 같은 경우는 어 고1부터 모였던 애들이 점점 줄어가는 추세예요. 이제 고3이 되면 특히나 정시로 안 가고 수시로 끝내려는 친구들이 많아집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학원을 그만두고 수능까지 안 가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이제 인강 강사들의 존재는 굉장히 위협적이죠. (※편집자 주: 소수의 학생들만 남아 양질의 교습을 제공할 규모가 갖춰지지 않는 상황에서 자본력을 가진 인강의 경쟁력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의미) 그들은 오로지 수능만을 파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확실한 자료들과 확실한 교재들과 그리고 잘 다듬어진 강의들이 있어서 그거는 학원에는 굉장히 좀 위협적인 부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AI 및 온라인 학습 기술의 발전으로 시장의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지역, 학생의 수준 등에 따른 인강의 영향력은 추후 별로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5. EBS 연계 출제가 현장에 미친 영향
“EBS 연계가 안 될 시점에는… 한 해 제가 봐야 할 책이 100권 정도 된 것 같아요. 애들이 질문을 가져오는 책에 종류도 많았고요. 이런 책 저런 책… 뭐 그때 출판사들이 책을 많이 냈어요. 지금은 다 EBS 중심으로 공부하죠. 아이들의 이제 수업 그러니까 공부 부담감은 좀 줄어든 것 같지만… 재미가 있을까… 싶어요. EBS 교재에서 더 벗어나서 공부는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실제로 문학은 당연히 EBS로 공부해야 하는 거고, 비문학도 사실 요새 지문하고 연계해서 내니까 결국 EBS 공부하는 거거든요. … 그래서 수능 대비해서 EBS의 교재 중요도는 절대적이라고 보는 게 맞아요. EBS를 넘어서서는 학원들마다 뭘 시도하지 않아요.”(김용환)
“근데 이거는 사교육의 핵심이랑 연결이 돼 있는 건데 EBS 자체로 가지고 자기 주도가 가능하게끔 세팅을 해놓은 거는 맞잖아요. 그런데 아까도 말씀하신 것처럼 학원이라는 거는 더 친절하고 더 자세하고, 그리고 더 자료가 풍성하고, 그리고 또 오프라인에서는 관리성과 긴장감을 제공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EBS가 등장을 하면, 또 EBS의 등장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사교육이 항상 생겨납니다. 이거는 이게 사교육의 어떤 핵심과 관련된 거라서 ‘EBS 연계 출제가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을 낮추고 있다는 낮출 수 있냐?’라는 질문에는 조금 회의감이기는 합니다.” (이재윤)
참석한 사교육 전문가들은 EBS 연계 출제를 해도, 그 연계 출제를 대비한 별도의 사교육이 등장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동희 선생님은 학원과 종사자의 본질이 어떻게든 효율적이고 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연계 출제를 확대하더라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교육 시장이 다시 형성될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점수를 득해, 높은 등급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사교육 조력의 요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의미로 다가옵니다.
수능 출제를 EBS 교재와 연계하는 것은 교육부가 사교육비 경감 및 공교육 강화 대책 차원에서 내놓은 정책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학습의 범위를 줄였을 수 있으나, 사실상 파생 사교육 상품을 낳았다는 점에서 사교육 경감 대책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김용환 원장이 ‘학원들이 EBS를 넘어서는 시도를 하지 않아…’라고 말했을 때는 EBS 문제 풀이로 전락한 일부 고등학교 수업의 모습이 떠올라 새삼 우려가 되기도 했습니다.
■ 6. 고교 내신 대비 국어 사교육 동향
참가자들은 높아진 국어사교육의 배경에 고난도 수능 출제만 있는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수학, 영어 사교육 관련 좌담회에서 언급되었던 학교 내신 출제의 문제가 다시 거론되었습니다.
“물론 (평촌에 있는 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내신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저희 학원의 중3 같은 경우는 사실 교재가 다 고1에 맞췄습니다. … 중학교의 목표도 고등학교 1학년에 맞춰 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진행하고 있는데요. 사교육 과열 지구라고 칭할 수 있는 평촌의 대부분의 국어 학원들이 중학교, 즉 중2 중3을 그렇게 진행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영어도 중3 때까지 수능을 다 끝내자는 인식이 있잖아요? 국어도 중3 때까지 상위권 아이들은 국어를 끝내야 한다는 발상을 가지고 수업 커리큘럼을 만들어 놨습니다.” (김용환)
중계동에서 국어 학원을 운영하는 이재윤 원장 선생님은 중학교 단계에서 고등학교 과정에 대비한 선행학습이 필요하지 않고, 입시 대비의 측면에서도 유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 선행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일부 학원들의 상술일 수 있다는 발언도 덧붙였습니다.
“이제 로드맵이라는 거에 대해서 먼저 말씀을 드리면요. 아이들이 △기본적인 읽기 능력을 배양하고 나서, △거기에서 배경지식을 넣고 △그다음에 수능 문제를 실전적으로 풀어가면서… △거기서 우리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과학이나 기술이나 경제 제시문들을 풀어가면서 아이들이 등급을 맞게끔 할 수는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문법 같은 경우도 중학교 1학년 때 배우는 문법이 중3 때 또 나오고, 중3 때 배우는 문법이 고1 때 나오고, 그것이 교육과정상으로 고3 때 또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중3 때 국어를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의 어떤 마음을 노려서 어떤 상술로 접근하는 건데요…” (이재윤)
중학교 단계에서 ‘대입 수능이나 고등학교 내신에 대비하는 선행교육이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에서 가장 첨예하게 이견이 표출된 지점이었습니다. 이 차이는 김용환 원장 선생님이 근무하는 평촌과 노원구 중계동 주변 고등학교들의 내신 출제 경향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김용환 원장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재윤 선생님의 말 중) 중등 과정에서 이제 고1 과정 것을 뭐 전혀 하지 않는다는 말씀이… 우리가 선행이라는 어떤 전제하에서는 의미가 없는 것일 수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되게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실제로 내신이 잘 나와야 되는 거니까… 아시겠지만 지금 학교 내신 문제들에서 ‘외부 지문’이 많이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가(익명)여고’라는 학교가 있는데, 이 학교는 외부 지문으로 17문제가 나왔어요. 교과서나 프린트에 없는 거거든요. 또 ‘나(익명)’라는 고등학교가 있는데 이번 1학기 중간고사에서도 외부 지문이 출제되었어요. 상당히 배점이 높은 걸로 나왔죠. 그런 외부 지문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실 고1 고2 때 나오는 작품들을 다룰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김용환)
이에 이재윤 원장 선생님은 “지금 말씀하신 거랑은 조금 다른 게, 저희 관내 (고등학교)는 외부 제시문이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 대화가 시사하는 것은 △선행학습을 통해서라도 다양한 비문학 지문을 경험하는 게 실제 고1 내신 경쟁에서 유리한지, 그리고 △학원의 (국어 교과 식) 선행교습 커리큘럼 운영 여부는 △지역 고등학교 내신 시험에서 외부 지문을 출제하는지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가한 전문가들은 내신 출제의 문제에 대해서도 수능만큼 심각하다는 공통된 입장을 표했습니다.
“내신이 수능보다도 훨씬 까다롭고 어렵다고 생각해요. 어 물론 수능도 2017년 이후에 대단히 또 어려워졌지만… 지금 내신들도 수능형으로 닮아가기도 하고 수능보다도 더 섬세하고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게 내신이라서… 그에 비해 중학교는 지나치게 쉽고 제가 보기에는 고등학교는 지나치게 어려워요. ‘그 격차가 어머님들이 자꾸 학원을 선택하게 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내신은 사교육의 영향 아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윤)
내신에 관련해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평촌 지역에는 ‘다(익명)’고등학교 이야기입니다. 김용환 선생님은 지역 학교 내신에 대해 말하던 중 ‘다’고교의 한 국어 선생님을 언급했습니다. 그 교사는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을 통해 사교육의 도움 없이 학교 수업에 충실히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시험 대비가 가능하도록 지도하고, 무엇을 어떻게 평가할지 상세히 안내하고 출제하는 것으로 교육계에 널리 알려진 분이었습니다. 이에 좌장인 신소영 공동대표는 돌발 질문으로, 지역 국어 학원 운영자의 입장에서 ‘다’고교 해당 교사의 출제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가능한지 의견을 물었습니다. 이에 김용환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시사하는 것이 되게 많을 것 같아요. 그 선생님 관련해서가 실제로 저희가 내신 대비하기가 너무나 까다롭습니다. … 저희는 그 설명한 내용들을 다 입수한 뒤, 재정리를 합니다. 재정리를 해서 어떻게든 아이들이 효과를 느끼고,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요. 실제로는 원래 잘했던 아이들이 ‘다’고등학교 시험은 계속 잘 보게 됩니다. 이 시험 자체가 아주 어렵지는 않아서 그런지… 아이들 느끼기에는 도움을 받았다고 느끼긴 하는데요. 실제로 제가 이제 느끼기에는 약간 착각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을 좀 해요. 그 ‘다’고교만은 저희가 내신 대비가 학원으로서 유효한가에 대해서 늘 반문하고 있습니다.” (김용환)
이 발언은 공교육에서 사교육의 영향력을 줄이고, 교실 수업을 강화하려는 교사의 노력이 사교육 참여 여부로 시험 결과와 등급이 결정되는 효과를 일부라도 줄일 수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물론 이는 작은 단서일 뿐이며 유의미한 결론에 이르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연구와 조사가 필요할 것입니다.
■ 7. 공·사교육을 망라한, 국어 교육 발전을 위한 제언
좌담회의 마지막 주제는 ‘(국어)교육 발전을 위한 제언’이었는데, 참가자들은 사교육의 입장에서만이 아닌 학령기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경험한 문제점과 개선을 위한 요구사항을 남겼습니다. 이재윤 원장은 공교육에서 독서교육을 지도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으며, 한동희 원장은 공교육에서의 국어 교육의 목표를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선생님은 빠른 시간 내에 긴 지문을 읽고 답을 골라야 하는 평가 방식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천천히 시간을 내서 읽고 생각해서 풀 수 있는 방식의 평가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참석자들은 수능 국어의 난이도를 현재와 같이 유지하는 게 불가피하다면, 깊게 사고할 수 있도록 응시 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도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후 이어진 좌담회 현장 질의응답에서는 △첫째 중·고등학교 내신 시험 난도의 적정성과 출제 방식의 개선 방향, △둘째 사교육 시장의 경쟁 심화와 생존 전략에 대한 질문, △셋째 IB과정을 위시한 해외의 과정중심교육이 기초학력 미달로 이어지지 않는데 기초학력 미달의 근본 원인 등을 묻는 등 크게 세 가지 주제의 질문이 나왔습니다. 앞서 소개한 참가자들의 발언과 중복되는 것이 있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생략합니다.
■ ‘요즘 사교육의 현실과 전망’ 연속좌담회 종료
이번 국어 사교육 좌담회까지 4회의 연속좌담회가 종료되었습니다. 이번 좌담회에서 확인된 것은 29조 원의 사교육 과몰입 현실의 이면에, △우리 교육제도 특히 대입 제도가 과도한 변별에 치우쳐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내용을 평가하도록 강제하고, △그 평가는 기준이 될 국가 교육과정을 무력화해 결국 대치동 등 사교육 중심지의 과정을 따라야 할 표준으로 만들며, △학생과 학부모는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경쟁적으로 사교육에 참여해야 하는 구조적 모순이 있습니다.
한편 학부모들이 과거보다 많은 비용을 사교육비로 소진하고, 학생들은 갖가지 유형의 교습 상품을 전전하며 많은 시간을 학원에서 보내지만, 정작 많은 학생들의 문해력 등 기초학력은 떨어졌다는 현장 종사자들의 증언은 특히 부조리한 우리 교육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역대급 사교육 수치가 가리키는 교육의 위기 속에도, EBS 연계 출제 확대나 학원 프로그램 공교육 도입과 같은 소극적 행정으로 일관해온 우리 교육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가 어떤 방식으로 불량 사교육 시장을 키워왔는지도 이번 좌담회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번 좌담회에서 확인된 요즘 사교육의 실상을 토대로 향후 보다 실사구시적 정책 제안과 입법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사교육계에 대해 적대적이라는 왜곡된 세간의 평가에도 단체에 직접 방문해 사교육의 현실과 우리 교육의 변화를 위한 고견을 아끼지 않으신 열다섯 분의 현장 전문가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좌담회는 학생들을 고통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효과를 남기는 경쟁교육 고통을 극복하는 일에 동참하도록 하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향후 전개될 우리 단체의 교육개혁 운동에 더 큰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특별히 우리 교육의 변화를 함께 꿈꾸는 건강한 사교육 종사자들의 연대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문의 : 정책대안연구소 정책팀장 백병환(02-797-4044/ 내선번호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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