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논평보도] 국민주권 정부 1년, 국민이 요구한 경쟁교육 고통 해소에는 묵묵부답! (+상세내용)

20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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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권 정부 1년, 국민이 요구한 경쟁교육 고통 해소에는 여전히 묵묵부답!

지난 2026년 5월 20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정보고에서 교육부는 국민주권 정부 1교육분야 성과 및 향후 추진 계획을 발표했으며해당 내용을 6월 8일 국민주권 정부의 종합적 국정성과와 함께 발표할 예정임.

▲ 정부 출범 당시 국정과제에는 경쟁교육 완화와 사교육 부담 해소를 위한 핵심 교육개혁 과제가 충분히 담기지 못했음이번 발표 역시 그 범위 안에서의 성과를 제시하는 데 머물렀으며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성과나 향후 계획은 확인하기 어려웠음정부가 제시한 영역별 성과에 대해 아래와 같이 평가함.

▲ AI 시대 교육 혁신 정책과 관련해입시경쟁과 변별 중심 평가체제를 그대로 둔 채 질문하는 학교, AI 선도학교 등 각종 시범학교 확대만으로는 비판적 사고력과 독서문화 회복에 한계가 있음.

▲ 지역 교육 동반 성장정책은 서울대10개만들기를 내세우고 있으나 산업인재 양성과 지역전략산업 중심 접근이 부각될 뿐수도권 명문대 중심의 대입 병목 구조개선질 높은 고등교육 제공 확대 등 교육개혁에 대한 방안이 소거되어 있음아울러 자율형공립고2.0 및 지역 우수학교 확대 정책에 대해새로운 학교 유형 확대로 인한 고교서열화 고착화 및 조기 입시경쟁을 방지할 대책이 제시되지 않았음.

국가 책임교육·돌봄 강화를 위한 무상교육·돌봄 확대 자체는 의미 있으나 교원자격·재정체계·통합기관 모델 등 핵심 구조개혁 논의는 정체되어 있으며단순히 어린이집 유치원 재원생이 늘어난 것을 성과로 평가하긴 어려운 면이 있음기관의 양극화와 경쟁 심화폐원 추세 등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함.

▲ 온동네 초등돌봄교육 정책과 관련해돌봄 공백 완화 효과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방과후·늘봄 정책만으로는 경쟁형 사교육 수요를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사교육 경감 혹은 교육격차완화 대책으로는 한계가 많음.

▲ 기초학력보장 정책 중기초학력 전문교원 확대는 긍정적으로 평가함단 초··고 전체를 아우르는 학습결손 지원체계 구축과 과도한 변별 중심 평가체제 개선이 병행되어야 함기초학력이 갖춰진 학생들마저 미달 학생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평가제도가 사교육 의존을 심화하고 있음대입제도 및 각종 평가의 개편이 시급함.

▲ 민주시민교육 강화 정책과 관련해헌법 가치 교육은 단순 주입이 아니라 과도한 경쟁교육과 학생 기본권 침해 현실을 개선하는 방향 속에서 추진되어야 함.

▲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5월 27일 발표한 2026 사교육 실태백서를 바탕으로정부가 경쟁교육 완화와 사교육 부담 해소를 위한 근본적 교육개혁에 나설 경우 적극 협력하고 사회적 공론화를 이어갈 것임.

오는 2026년 6월 8일 정부는 「국민주권 정부 123대 국정과제 추진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정부가 발표할 내용 중 교육 분야에 대한 성과는 지난 5월 20일 대통령이 주재한 국정보고 중 교육부 장관의 브리핑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해당 내용은 교육부 발 보도자료인 「국민주권 정부 1년, 교육분야 성과 및 향후 추진 계획」에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교육부가 발표한 3개 방향, 6대 분야에 대한 성과는 국정과제를 따라 ▲AI시대 교육혁신, ▲지역과 교육의 동반성장, ▲국가책임 교육돌봄 강화, ▲학교 공동체 보호와 교육 정상화, ▲민주시민교육 강화 등을 골자로 합니다. 그간 사교육걱정을 위시한 시민사회는 보다 적극적인 교육개혁 과제들을 채택하도록 정부에 촉구해왔습니다. 그러나 교육부의 이번 발표도 문제점이 지적된 국정과제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교육개혁을 위한 청사진은 국정과제는 물론, 5월 22일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정부의 국가 정상화 프로젝트」에서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교육 분야가 현 정부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짙어집니다.

 

사교육걱정은 본 논평을 통해 정부의 성과 발표도 여전히 미진한 사안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짚고자 합니다. 다양한 영역에 걸쳐있는 교육 분야 국정과제에는 공통적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서열화된 대학·학교 체제, 경쟁 과열, 사교육 의존 심화 및 공교육 신뢰도 약화에 대한 정부의 문제의식 부재입니다. 

 

AI시대 교육혁신질문을 막는 획일적 대입체제부터 바꿔야

 

정부는 비판적 사고력 함양을 위해 ‘질문하는 학교 308교’ 선정, 교과 독서 프로그램 개발, 책 읽는 학교문화 조성 등 독서교육 강화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AI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겠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 더 시급한 것은, 무엇이 학생들을 질문하지 못하게 만들고 책과 멀어지게 했는지를 직시하는 일입니다.

 

현장 교사들은 초등학교 시기까지 책을 가까이하던 학생들도 중학교 이후에는 시험 대비용으로 발췌된 국어 지문 외에는 긴 글 자체를 읽으려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지문을 빠르게 읽고 정해진 답을 골라내야 하는 평가 체제에 학생들이 적응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그대로 둔 채 ‘질문하는 학교’와 같은, 새로운 이름의 정책과 각종 시범학교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는 현실을 바꿀 수 없습니다.

 

학교 독서교육 기반의 열악함도 심각합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국 학교 중 전담 사서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약 15.5%에 불과하며, 초·중·고 전체 기준 학교당 사서교사 수는 10개 학교당 1.4명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읽기 경험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학교 독서문화를 형성할 인적 기반 자체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은 것입니다. 

 

책을 읽고 사유하며,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평가 시스템을 개혁하는 일, 그리고 학교 도서관 운영의 기반을 강화할 중장기적 계획이 필요합니다. 구조적 문제를 방치한 채 시범 학교들만 추가하는 것은 학교 현장의 행정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지역과 교육의 동반성장

 

○ 실종된 대학 서열화 해소 목표 복원해야

 

성과 발표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국토 대전환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라 소개됐습니다. 과도한 입시경쟁을 완화하고자 추진했던 교육개혁 핵심 과제가, 어느새 국토·산업 정책의 하위 수단으로 치환됐습니다. 정책이 무엇을 달성했는지 온전히 평가하기 위해선, 무엇을 기준으로 평가하는지부터 분명해야 합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본래 취지는 거점국립대 연구·교육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려, 수도권 명문대 중심의 대입 병목 구조와 과열 경쟁을 완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대학 서열 구조가 변화하면 과도한 사교육 수요의 감소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교육개혁 과제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그렇다면 지방 거점국립대의 사회적 위상이 높아질지, 수도권 진학 쏠림이 완화될지, 대입 경쟁이 실질적으로 분산될지 살펴보는 것이 평가의 주요한 관점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성과 발표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앞선 4월 논평에서 교육부 계획이 기업 주도 전략산업 인력 양성에 머물렀다고 이미 비판한 바 있습니다. 성장엔진 기업과의 산학 일체형 단과대학 설립이 어떻게 대학 서열 완화와 대입 경쟁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교육부는 전혀 설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정 규모의 한계도 여전합니다. 서울대의 법인회계와 산학협력단회계 세출 예산 총액은 거의 2조 원에 달합니다. 서울대를 제외한 나머지 거점국립대 9개의 세출 예산 총액은 1개교 평균 5천억 원 수준입니다. 선정 3개교 교당 1,000억 원 지원을, 서울대와 격차를 줄이기 위한 '초집중 투자'라 말하기엔 매우 민망한 수준입니다.

 

향후 추진 계획에서도 원래 목표와의 괴리가 뚜렷합니다. 거점국립대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2025년 42명에서 2030년에는 수도권 수준인 80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주요 계획입니다. 지역 취업 연계의 의미가 없지는 않지만, 거점국립대의 자생적 연구·교육 역량 자체를 높여 가고 싶은 대학으로 위상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는 부수적인 접근에 불과합니다.

 

5극3특 전략산업 육성과 국토 균형발전은 물론 중요한 국가적 과제입니다. 그러나 이를 위한 교육정책 차원의 과제는 권역별로 우수한 역량과 매력도를 가진 대학을 육성해 각 지역의 고등교육 접근성을 보장하고, 뛰어난 연구 역량으로 R&D를 지원하여 산업 생태에 기여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대학이 기업에 종속되어 전략산업 인재 양성 역할에 머무는 것은 본질적인 접근이 아닙니다. 교육부는 이제라도 본래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경로와 로드맵을, 산업 정책과 구분된 교육개혁의 관점에서 제시해야 합니다.

 

○ 고교서열화 해소와 고교학점제 안착

 

힌편 교육부는 자율형공립고 2.0과 새로운 고교 유형 확대를 주요 성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히 새로운 학교 유형을 늘리는 일이 아니라, 고교서열화 체제를 어떻게 완화하고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방향입니다. 

 

특목·자사고·영재고를 중심으로 형성된 수직적 고교체제는 초·중학생 시기부터 과도한 입시경쟁과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는 핵심 원인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지 않은 채 특혜적 자율권을 부여한 고교를 확대하는 것은, 본래 기대했던 지역 연계와 혁신성이 아닌 고교 서열화와 경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어그러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선거철마다 ‘우리 지역에도 명문학교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이 여·야, 진보·보수를 가릴 것 없이 난무합니다. 지역의 교육 격차를 심화할 것임에도, 일부 무책임한 지역 정치인들은 포퓰리즘 성격의 공약을 늘어놓는 것입니다. 중앙정부 차원의 명확한 메시지가 필요합니다. 

 

이미 도입·추진 중인 고교학점제와 공동교육과정 확대는 일반고 안에서 충분히 다양한 교육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환경을 구현할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일반고교와 자사고의 진로 선택과목 개설 과목 수를 비교한 결과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학교 간 교육과정을 공유하는 다양한 사례들도 이미 축적되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내놓아야 할 것은 ‘자공고를 몇 곳 더 늘렸다’는 식의 성과 발표가 아니라, 새로운 학교 유형이 입시경쟁과 고교서열화를 강화하지 않도록 할 구체적인 방안과 정부의 명확한 의지 표명입니다. 특정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곧 특권적 기회를 독점적으로 누리게 되는 시스템을 강화하는 정책은 지역의 교육력 강화가 아닌, 광범위한 교육 소외를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국가책임 교육·돌봄 강화

 

○ 성과에 대한 낙관 이전에영유아 기관의 상황을 점검해야

 

유보통합의 본래 취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된 영유아 교육·보육 체계를 하나로 통합하여, 어느 기관에 다니더라도 동일한 수준의 교육과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교사 자격과 교육과정, 시설 기준의 격차를 해소하고 국가의 영유아 교육·보육 책임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유보통합은 30년 가까이 논의되어 온 핵심 교육개혁 과제입니다.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정부의 성과를 평가하려면 ▲통합기관 모델이 마련되었는지, ▲교원 자격 일원화 방향이 구체화되었는지, ▲지방교육재정으로의 이관 구조가 정비되었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성과 발표에서는 이러한 핵심 과제에 대한 진전을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정부가 제시한 ‘정부책임형 유보통합’의 성과 역시 무상교육·보육 확대, 돌봄 시간 연장 등에 집중되어 있을 뿐, 제도 통합의 실질적 진척 상황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유보통합의 핵심 법안인 이른바 ‘유보통합 3법’(영유아보육법·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은 2024년 10월 발의 이후 현재까지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유보통합은 단순한 지원 확대가 아니라 행정·재정·권한 체계 전반을 재설계해야 하는 과제인 만큼, 법률 개정과 재정 구조 개편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보다 적극적인 추진 의지가 필요합니다.

 

한편 정부는 2025년 상반기 대비 유치원·어린이집 이용 아동 수가 약 6만 5천 명 증가한 점을 국가책임 교육·돌봄 강화 정책의 성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무상교육·보육 확대와 돌봄 지원 강화가 일부 가정의 부담을 완화하고 공적 영유아 기관 이용을 늘린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만으로 공적 영유아 교육·보육 체계가 안정화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영유아 기관들은 출생아 수 감소, 운영난, 교사 수급 문제 등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실제로 최근 수년간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폐원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용자 수 증가라는 결과만이 아니라, 그 이면에서 진행되고 있는 기관 간 양극화와 지역별 서비스 격차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유보통합이 단순한 지원 확대에 머무르지 않고 영유아 교육·보육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필요합니다. 기관 지원 확대가 조기 인지교육이나 선행학습 중심의 특별활동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고, 영유아 발달 특성에 맞는 놀이·돌봄 중심의 교육과정이 유지되도록 하는 정책적 보완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유보통합의 성과를 국민이 체감하기 위해서는 특정 지역이나 기관 유형에 관계없이 모든 영유아가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과 돌봄을 안정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용 아동 수 증가와 같은 양적 성과를 넘어, 제도 통합의 실질적 진전과 현장의 질적 개선이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유보통합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늘봄학교 확대만으론 사교육비 경감 어려워

 

이재명 정부는 기존의 늘봄학교를 확대해 ‘온동네 초등돌봄교육’을 추진했습니다. 정부가 무상교육 확대와 초등 3학년 방과후 프로그램 비용 지원 등을 추진하는 것은, 돌봄과 교육 부담을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정부가 공개한 참여율 증가(25년 대비 학교의 돌봄·교육 참여 10.8만 명 증가)는 돌봄 공백을 부분적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입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이 실제 사교육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다수의 학부모들이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늘봄 정책만으로는 사교육을 대체하기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늘봄학교 확대에 따른 프로그램 공급·활용 체계 구축 연구(2026)」결과에 따르면 학부모들은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을 돌봄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학업·입시 대응 측면에서는 사교육을 대체할 수 없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늘봄학교 대신 ▲다른 돌봄·교육 방식을 선택한 이유로 ‘교육적 측면’을 꼽은 비율이 44.3%로, ‘안정적인 돌봄’(19.2%)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으며, ▲늘봄학교 미참여 학부모의 69.5%가 돌봄·교육 방식으로 사교육을 선택하고 있는 현실도 확인됩니다.

 

초등 사교육은 단순한 시간 돌봄의 문제가 아니라, 교과 선행학습, 또래 네트워크 형성, 다양한 예체능 경험, 학원 셔틀 등을 통한 촘촘한 시간 관리와 안전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구조적 수요를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실제 자료에서도 학부모들은 영어·수학 등 주지 교과 학습은 사교육에서 담당하고, 학교는 예체능 활동이나 돌봄 기능을 담당하길 기대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즉 학교 돌봄·방과후 정책과 교과 사교육은 상당 부분 독립적인 수요 구조 위에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현행 늘봄 정책은 저학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고학년으로 갈수록 참여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한계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초2 자녀가 초3으로 진급할 때 늘봄 중단을 고려하는 학부모의 63.5%가 ‘교과교육을 위한 사교육 참여 확대’를 이유로 꼽았습니다(한국과학창의재단 2026). 이는 초등 2~3학년 전환 시기가 학부모들의 관심이 단순 돌봄에서 본격적인 교과 경쟁으로 이동하는 분기점임을 보여줍니다. 실제 사교육비 통계에서도 초1~3학년 사교육 총액은 크게 감소한 반면, 초4~6학년은 사실상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돌봄 확대만으로는 경쟁형 사교육 수요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방과후·돌봄 확대가 곧바로 사교육 경감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돌봄과 기본 방과후 부담이 일부 경감되면서 확보된 시간과 비용이 영어·수학 등 다른 경쟁형 사교육 참여로 이동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즉, 늘봄학교 정책만으로는 사교육 문제를 해소할 수 없습니다. 공교육의 신뢰 회복, 과도한 선행 경쟁 완화, 적기교육 보장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방향 속에서 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습니다. 

 

○ 기초학력 보장을 넘어학교 교육으로 충분한 환경 조성해야

 

기초학력 진단 검사 및 보정체계 개선 및 기초학력 전문교원 배치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필요 수 있습니다. 정부가 올해 초등학교 중심으로 기초학력 전문 교원 639명을 배치하고, 협력 강사 확대와 수업 중 개별화 지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공교육이 학생 한 명 한 명의 학습결손을 보다 적극적으로 책임지겠다는 방향으로 읽힙니다. 

 

다만 현재 정책은 초등학교 중심 지원에 머물러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의 2025년 전국 수포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수학을 포기하고 싶다”는 응답은 초등학교 6학년 17.9%, 중학교 3학년 32.9%, 고등학교 2학년 40%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급격히 증가했으며, 다수의 교사들이 ‘누적된 학습결손’을 핵심문제로 지목했습니다. 이는 기초학력 문제가 특정 시기의 일회적 결손이 아니라 학교급 전환 과정 전반에서 누적·심화되는 구조임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현재의 학습이력 관리와 정보 제공 수준에 머물 것이 아니라, 초·중·고 전 학교급에 걸친 기초학력 보장체계를 조속히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교학점제의 최소성취수준보장지도 시행 과정에서 논란이 된, 누적된 학습결손을 고등학교가 뒤늦게 떠안게 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초-중학교에서의 연계된 전문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기초학력 미달 위험 학생들을 위한 지원 정책과 함께, 기초학력에 도달한 다수의 학생들을 미세하게 줄 세우는 상대평가와 변별 중심의 출제 관행 역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현재의 수능은 학생들의 성취를 확인하기보다 상위권 학생을 선별하는 기능에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습니다. 수학의 초고난도 문항, 국어의 과학·기술 전문 지문, 영어의 낮은 1등급 비율은 이러한 경향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작년 수능 이후 난이도 논란 끝에 평가원장이 사퇴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관행은 수능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교육청이 시행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와 학교 내신 평가 역시 수능을 따라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난 문항을 출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6년 3월 고1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는 영어 문항의 71%, 수학 문항의 33%가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학교 3학년까지의 학업성취 수준을 진단하겠다는 취지의 평가였음에도,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6점으로 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받았던 2020학년도 수능보다도 7점 높았습니다. 학업성취 진단보다 상위권 학생 변별에 무게를 둔 출제였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국가교육과정의 요구 수준과 평가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학교 수업을 충실히 따라온 학생들에게도 실패감을 안겨주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며, 결국 사교육 의존을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사교육 시장에서는 고난도 출제를 대비한 모의고사 상품 수요가 날로 커지고 있으며, 고난도 문항에 대비하기 위한 초·중학생의 과속 선행사교육이 만연한 상황입니다. 

 

정부가 ‘국가책임 공교육’을 통해 사교육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경쟁교육과 서열화 체제라는 근본 원인을 외면한 채 “EBS 프로그램과 자기주도학습(센터)”만으로 이를 극복하라고 하는 것은 사실상 책임을 학생과 학부모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구조적 문제를 방치한 채 결과만 관리하려는 무책임한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과연 ‘대전환의 길’이라는 성과 발표의 이름에 걸맞은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민주시민교육의 출발은 헌법적 교육생태계 구축으로부터

 

정부가 ‘헌법 가치를 실천하는 교육’과 민주시민교육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한 점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시민교육은 특정 내용을 반복적으로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무엇보다 우리 교육 현장 안에 남아 있는 반인권적·반헌법적 관행부터 성찰하고 개선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과도한 입시경쟁과 서열화, 학생의 참여권과 휴식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 학교문화, 영유아 시기부터 선행학습과 레벨테스트 경쟁에 내몰리는 현실은 모두 아동·청소년의 기본권과 헌법적 가치를 위협하는 문제입니다.

 

교육은 특정 산업에 즉시 투입될 기능 인력을 길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존엄과 비판적 사고, 공동체적 역량을 기르는 공공적 과정이어야 합니다. 학생을 경쟁과 효율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구조를 유지한 채, ‘헌법 가치와 민주주의를 교육’하겠다는 발상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진정한 민주시민교육은 교과서 속 개념 전달이 아니라, 학생들이 학교와 교육과정 속에서 민주주의와 존엄, 권리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 구조와 문화를 바꾸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4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부의 사교육 대책 가운데 처음으로 발달단계와 연령에 맞는 적정 수준의 교육, 아동·학생의 기본권 보호를 위한 조치가 포함된 점을 환영한 바 있습니다. 비록 영유아 사교육 대책에 한정된 것이었지만, 사교육 문제를 아동의 삶과 권리의 문제로 접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평가했습니다. 정부는 당시 발표한 계획들을 충실히 이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 학교급과 교육생태계 전반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책 목표를 확대·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대전환에 부합하는 교육개혁 목표 설정 필요

 

지금까지 언급한 문제점들의 핵심은 서열화된 대학·학교 체제와 반사회적인 시장주의적인 경쟁교육과 사교육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 부재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혹자들은 정부가 교육개혁에 대해 소극적인 이유를, ‘지방선거까지는 가급적 쟁점 사안을 다루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일 것이라 추측합니다. 현 정부의 복안이 무엇이든 국정과제에도, 1년을 평가하는 성과보고에도 교육 정책이 부재하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이재명정부는 지난 정부의 반헌법적 폭정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자는 국민적 열망 속에서 출범했습니다. 많은 시민들은 이번 정부가 더 이상 교육 문제를 방치하지 않고,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비정상적이고 불공정한 교육 현실을 과감히 혁신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를 안고 출범한 정부가 정작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구조적 개혁을 외면한 채 최소주의적 대응에 머문다면, 국민들이 느낄 실망 역시 클 수밖에 없습니다.

 

사교육걱정은 지난 5월 27일 「2026 사교육 실태 백서」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백서는 채용 과정에서의 학력·학벌 차별과 대학서열체제라는 구조적 문제에서부터 공교육 신뢰 하락과 조기 경쟁교육의 확산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사교육 과열을 만들어낸 원인을 다층적으로 분석하고, 각 층위에 맞는 정책 대안을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 제기와 제안을 일개 시민단체의 주장으로 치부하지 말고 진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남은 임기 안에 대한민국 교육개혁의 중요한 주춧돌이 반드시 놓일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나서주길 바랍니다. 대통령께서 늘 강조해왔듯, 지금 우리 교육에도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정부가 경쟁교육의 고통과 사교육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한다면, 시민사회 영역에서 모든 역량을 다해 협력하고 사회적 공론화와 대중 인식개선 운동을 이어갈 것입니다. 또한 국민들께서도 이재명정부가 교육개혁에서도 분명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함께 뜻과 힘을 모아주시길 바랍니다.


2026. 06. 02.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신소영, 나성훈)
 

※ 문의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백병환 정책팀장 (02-797-4044/ 내선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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