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교실 밖 진짜 이야기> 3차 교육시민 라운드테이블 현장 스케치 교사들은 매일 아이들을 마주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걱정하지만, 정작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자리는 거의 없습니다. 학교는 늘 바쁘고, 동료와도 깊은 대화를 나누기 어렵고, 학부모와의 관계에서는 조심스러움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사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듣기 위해 세 번째 교육시민 라운드테이블 〈교사들의 교실 밖 진짜 이야기〉를 마련했습니다.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현직 초중고 교사 7명이 150분 간 비공개로 참여한 이 자리에서, 교사들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감정과 고민을 차분하게 풀어놓았습니다. |
📌 참석자 - A교사 : 초등학교
- B교사 : 중학교 도덕
- C교사 : 중학교 영어
- D교사 : 중학교 한문
- E교사 : 중학교 역사
- F교사 : 고등학교 영어
- G교사 : 고등학교 수학
📌 라운드 테이블 순서 - 일과 : 교사들의 하루를 보면, 교육의 현재가 보인다
- 수업 : 입시 경쟁 수업에서 길을 잃은 교육
- 동력 : 그럼에도 교사를 하는 이유
- 변화 : 조용한 나눔이 내일을 바꾸다
|
1. 일과 : 교사들의 하루를 보면, 교육의 현재가 보인다 교사는 수업, 행정, 학생 생활지도 등 ‘학교가 굴러가기 위한 모든 일’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습니다. 행정업무만 하더라도 평가 운영, 학부모회, 시험관리, 생기부 규정, 기초학력 지원, 행사 기획, 각종 위원회 운영, 기간제 교사 채용, 각종 서류 처리 등 다양합니다. 여기에 방과후학교 운영 등도 책임지는 경우도 많아 공문, 회의, 생활지도, 상담이 수업 사이사이를 잠식해 수업 준비는 퇴근 후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학교도 회의가 엄청 많습니다. 위원회들로 돼 있거든요. 위원회가 10개가 넘어요. 왜 그렇게 많지 학교가 뭐 할 일이 이렇게 있어 생각이 들겠지만 매우 많습니다. 예를 들면 성적 관리 위원회가 있습니다. 시험 계획을 세우고, 성적을 어떻게 부여할까, 아파서 안 온 애는 어떻게 하지, 체험 학습을 갔다가 하루는 안 왔는데 어떻게 성적을 처리해야 되지 이런 것들을 같이 모여 결정합니다. 누군가가 딱 결정해버리면 안 되거든요. 그리고 회의를 하려면 언제 회의를 하고, 뭐 때문에 하는지 회의 자료를 만들고, 끝나면 회의록을 올리고..." -B교사
- "수업이 모두 끝나면 제가 학년부장이다보니 다른 반 담임 선생님들과 모임을 열어 오늘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같이 논의를 합니다. 그 다음에 교실로 돌아와서 공문 처리를 하고, 상담이 필요한 친구의 부모님께 이런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뭘 확인해 주세요 같이 쪽지로 상담을 진행을 합니다. 그리고 수업 준비를 하고, 각종 회의에 참석을 합니다. 그러다 보면 4시 반이 퇴근인데, 사실 4시 반에 퇴근을 못하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A교사
또한 ADHD, 분노조절 어려움 등 복합적 정서 문제를 가진 학생이 있는 경우, 교사의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할애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원은 부족한데 책임은 고스란히 교사에게 남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두 번의 큰 위기를 겪으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무서운 거예요. 파도를 크게 두 번을 맞으니까 더 큰 파도가 올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내가 이걸 언제까지 할 수 있지라는… 지금 제가 그런 위기의 교사예요.” -C교사
- “여전히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걸 어려워하니까, 그 아이가 제 일의 거의 한 80%를 차지하는 것 같아요. 계속 신경이 곤두 서 있어서 점심시간에도 쉬지 못하죠. 그러다가 다른 데서 학폭 사건이 발생하는 거죠. 부모님들은 우리 애는 안 했다고 하는데 선생님이 왜 안 믿어주냐 그렇게 부모님들과 학생들과 옥신각신… 그런 일들이 이제 중간중간에 생기면 오전, 오후 일과 중에는 내 일을 할 수가 없어요.” -E교사
그리고 간혹 교사와 불신이 쌓여 있는 학부모 민원을 받게 되면 ‘가르치는 것보다 나를 지키는 것’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 “신규 시절에 생각하면 진짜 벌거숭이처럼 제 아무것도 모르고 부모들을 만났던 것 같아요. 근데 제 기억에 그 부모님들이 저를 정말 많이 존중해 주신 것 같아요. 근데 한 10년 정도 지나니까 이제 학교 현장이 확 바뀌어 있는 거죠. 그리고 그 이후에 들어온 교사들은 뭐랄까요? 나보다 더 똑똑한 부모들을 만났는데, 교사들을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를 느끼는 것 같아요. 젊은 교사들은 가르침의 기쁨, 아이들을 만나는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일단은 자기를 지키는 것부터 먼저 염려해야 되는 상황이 돼버린 거죠.” -E교사
시간이 갈수록 교사 공동체도 그 힘을 잃고 있어 학교 안에서 동료와 편하게 이야기 나누기 어려워지며, 소수의 교사들이 힘든 일이나 불편한 일을 떠맡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 “저희 학년 담임 선생님들은 몇 분 빼고 기간제 교사가 많아요. 연차가 3년 이하의 교사들인데, 가끔 보면 그냥 그만둘까 하는 걸 계속 생각하고 있구나 그게 느껴져요. 그래서 좀 부담스럽거나 어려운 거를 시킬 수 없어요. 그건 제가 하는 거예요.” -C교사
|
2. 수업 : 입시 경쟁 수업에서 길을 잃은 교육 1)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시작되는 입시의 그림자
입시의 그림자는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부터 드러납니다. 초등학교 1학년임에도 쉬는 시간조차 영어 단어를 외우며 학원 시험 대비를 하는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과잉 입시 경쟁과 사교육으로 인지적 능력에 비해 삶의 기술과 신체적 능력은 부족해지고 있었습니다. - “초등학교 6학년짜리 수학을 하고, 영어를 외운대요. 근데 줄넘기를 모둠 발로 못 넘고, 연필을 기이하게 잡아요. 7, 8세의 신체가 갖춰지지 않은 채 인지만 너무 비대해져 있는 아이들을 보는 게 가슴이 아픕니다.” -A교사
2) 중학교: 교육 양극화
타 학교 영어시험을 모니터링할 때마다,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넘어선 문제 출제가 지속적으로 확인돼, 학교가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점을 깊이 우려하게 됩니다. - “제가 전공한 과목이다보니 저희 아이가 다니는 학교 시험지를 지금까지도 모니터링 하는데요. 정말 화가 났던 게 시험 문제가 너무 어렵게 나오는 거예요. 중1 교과서가 되게 쉽거든요. 그 교육과정을 다 뛰어넘어서 문제가 출제돼서 제가 학교에 전화를 했어요. 너무 심하다고요. 이렇게 하니까 사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탁 느껴졌어요. 저는 교육 과정 안에서만 나오는 내용으로 평가해요. 그렇기 때문에 수업 잘 들어야 돼, 교과서에 충실해야 돼.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거든요.” -C교사
또한 수업에서의 학습 격차가 눈에 띄게 발생하는데, 한 교실 내에서 사교육으로 앞서가는 학생과 기본 교과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 “사교육을 굉장히 많이 받았던 애들은 수업이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어려운 걸 해줘야 선생님을 존경하는 눈빛으로 보는데 그게 없는 거예요. 그걸 알면서도 가르치고 있는데 훨씬 뒤처진 아이들이 또 있어요. 걔네들은 막 손을 놓고 쩔쩔매고 있는 거죠.” -C교사
그리고 입시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국영수사과 이외의 교과인 경우, 해당 교과의 의미와 중요성을 말해보지만 안타깝게도 수업에서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란 어려운 현실입니다. - “제 담당 교과는 입시 구조 속에서 자유로운 편인데 이 학문에 대한 필요성이나 이 공부를 했을 때 다른 교과 학습에 도움이 되는 걸 아무리 아이들에게 어필을 해도 잘 느껴지지 않나봐요. 그리고 이 과목이 어렵다는 벽에 부딪힌 아이들은 수업에 담을 쌓고, 수업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 해서 그런 아이들을 대하는 게 가장 힘들죠. 그래서 이런 방법, 저런 방법, 여러 가지로 계속 시도를 많이 하고 있어요.” -D교사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들의 경우 학교에서 사고 없이 1년을 넘기는 것이 중요한 미션일만큼 생활지도가 교사 업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 “아침에 조회 들어가기 전에 문자 메시지가 딱 온다, 그러면 누가 또 안 온다는 얘기구나 싶어 카톡 이런 소리가 싫더라고요. 여학생들이 자주 아픈데 올해 저희 반이 유난히 그런 학생들이 많요. 이렇게 빠지면 수업 분위기도 깨지고, 들쭉날쭉해서 안 좋죠. 다 출석하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을 갖고 있어요.” -D교사
3) 고등학교: 변별 속에서 흔들리는 ‘교육’
학교 교육의 기준이 되는 교육과정과 현실 수업은 극심하게 괴리되어 있습니다. IB교육과정과 큰 차이없이 설계된 2022 개정교육과정도 현실 속에서는 여전히 수능과 내신 변별력 중심으로 운영되는 상황입니다. - “가르쳐야 될 내용을 가르치는 타당성이 굉장히 중요한데, 우리는 어느 순간에 평가의 타당성보다는 변별하기 위해서 또는 평가하기 쉬운 것을 평가합니다. 이건 정말 교육학에 대한 배신이거든요.” -F교사
평가가 교육학의 원칙(타당성)이 아니라 등급 가르기 기술로 전락하다보니 변별력 확보를 위한 고난도 문제 출제에 대해 교사 또한 압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 “그 와중에 또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봐야 해요. 진도는 진도대로 막 날아가야 돼요. 그러니까 학생들이 못 알아듣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애써 무시하면서 그냥 막 꾸역꾸역 나가는 거예요. 교사로서 애들한테도 미안하고 내가 지금 뭐 하는 건가, 이게 학생한테는 무슨 의미이지 그런 생각까지도 들고요. 사실은 학생들이 어떻게 처음부터 잘해요? 계속 중간에 시행착오를 거치고 그 과정들이 반영되고 그 과정을 교사가 도와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하나도 소용이 없는 평가 방식이다 보니까 그게 학생들한테도 되게 힘이 들거니와 교사인 저도 힘이 들더라고요.” -G교사
또한 교사 1인이 담당하는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대상 학생이 200명을 넘는 등 과중한 기록 업무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습니다. - “예를 들어 수학 과목이라면, a선생님이 1, 2, 3, 4반을, 제가 5, 6, 7, 8반을 가르치면 어떤 애들은 이 분이 좋다고 그러고 어떤 애들은 저 분이 좋다고 하니까, 그냥 우리 둘이 8반을 모두 나눠서 가르치는 거예요. 생기부를 200명을 써야 되는 거예요. 100명만 써도 되는데. 이거는 뭐냐 하면 교사에 대한 불신이에요.” -F교사
또한 대입 수시가 끝난 후에 교실 수업을 무의미하게 여기는 분위기를 교사들을 지치게 했고, 챗GPT 등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시대의 보고서·프로젝트형 수행평가의 진정성과 신뢰성이 훼손되는 현실 또한 문제로 나섰습니다. - “이건 그냥 GPT 돌린 거라는 걸 제가 알잖아요. 학생들이 평소에 하는 거를 다 아는데 정말 기가 막힌 보고서에 와 있으니까. 근데 그거를 말로 설명하게 시키는 것도 아니고 또 그럴 시간도 없고, 그래서 아 이제 학교가 점점 우스워지겠다 걱정이 되더라고요. 평가의 어떤 그 신뢰성이 하나도 없고요. GPT를 선생님들도 쓰고 학생들도 쓰니까 좋은 게 좋은 거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왜 이렇게 되고 있는가, 이 큰 질문에 답이 없으니 혼자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 -G교사
교사들은 변별을 위해 성적 관리·기록·고난도 문제 준비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며, 이것이 교육인가 회의하고 있었습니다. |
3. 동력 : 그럼에도 교사를 하는 이유 대화를 이어가던 도중에, 교사들의 표정이 따뜻하게 달라진 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이들 이야기가 나왔을 때였습니다. 아이들의 보여주는 사랑, 아이들의 성장으로 인한 보람, 사명감, 교사 모임 등을 통해 다시 나아갈 힘을 얻습니다. 또한 지독한 경쟁에 있는 학생들에 대한 죄의식은 교육을 바꾸기 위한 노력과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 “저를 버티게 하는 힘은 죄의식이에요. 우리나라 아이들이 지독한 경쟁에 사로잡혀 있잖아요. 4세․7세고시, n수생, 편입, 로스쿨을 가서 또 인서울 로스쿨을 가려고 하고. 그런 구조를 전혀 바꾸지 못한 것에 대한 죄의식이 있죠. 저는 가장 큰 고통은 학생과 보호자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그나마 숙제가 끝났잖아요. 그런데 학생들은 직장도 어둡고, 대학도 어렵고. 그래서 제가 버틴다는 말을 쓰기도 미안한 상황이에요. 제가 학교에서 하는 많은 시도들은 근본적인 해법은 없어요. 아이들이 너무 추워하고 발이 땡땡 얼어붙으니까 내가 줄 수 있는 따뜻한 온기를 잠시 나누는 거죠.” -F교사
|
4. 변화 : 조용한 나눔이 내일을 바꾸다 교사들은 먼저, 수업을 질적으로 높이려는 노력, 틀을 넘어선 다양한 교수학습 시도, 교사공동체 회복 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그래서 저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볼 수 있는 문화였으면 좋겠거든요. 수학 교육을 예로 들면 교과서로 수업 안 하고, 다른 수학 책 가지고서 수업하거나, 수학 관련된 다큐나 영화를 보거나, 좀 더 다양하게 이런저런 것들을 시도해 보는 게 가능했으면 좋겠어요.” -G교사
더불어 사회 구조적으로는 대학 서열과 경쟁 구조 완화,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연결성 회복, 위기학생 지원 체계 강화, AI 활용 관련 수행 평가 등 관련 평가 타당성과 신뢰성 확보, 학부모와의 관계 재설계, 학교 구조와 사회 변화의 괴리 극복 등을 개선 과제로 나누었습니다. - “결국은 초중고 교육이 망가지는 거는 결국 대학 입시라는 관문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대학서열이 좀 해소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왜냐하면 그것 때문에 상대 평가를 잡고 있는 거잖아요. 줄을 세워야 되니까. 줄을 세울 이유를 없애는 방법 외에는 사실은 없는 것 같아요. 학생부 기록을 쓰는 부분에 생기는 문제나, 전체를 굳이 나눠서 수업을 하는 그런 것들이 결국 입시 때문에 생기는 거니까요. 서로 상대적인 비교에 관심이 없다 보면 내가 내 옆에 애가 뭘 받았는지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거든요.” -B교사
|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선생님들은 이 자리를 마무리하며,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동료 교사의 이야기가 다시 용기가 되었다고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 소중한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공교육 정책과 제도 변화의 방향으로 연결하겠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후원하고 응원하는 분들 덕분에 이런 자리가 가능했습니다. 교육을 위해 귀한 마음을 나눠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함께,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
2025. 11. 18.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신소영, 나성훈) |
|
<교사들의 교실 밖 진짜 이야기>
3차 교육시민 라운드테이블 현장 스케치
교사들은 매일 아이들을 마주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걱정하지만, 정작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자리는 거의 없습니다. 학교는 늘 바쁘고, 동료와도 깊은 대화를 나누기 어렵고, 학부모와의 관계에서는 조심스러움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사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듣기 위해 세 번째 교육시민 라운드테이블 〈교사들의 교실 밖 진짜 이야기〉를 마련했습니다.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현직 초중고 교사 7명이 150분 간 비공개로 참여한 이 자리에서, 교사들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감정과 고민을 차분하게 풀어놓았습니다.
📌 참석자
📌 라운드 테이블 순서
교사는 수업, 행정, 학생 생활지도 등 ‘학교가 굴러가기 위한 모든 일’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습니다. 행정업무만 하더라도 평가 운영, 학부모회, 시험관리, 생기부 규정, 기초학력 지원, 행사 기획, 각종 위원회 운영, 기간제 교사 채용, 각종 서류 처리 등 다양합니다. 여기에 방과후학교 운영 등도 책임지는 경우도 많아 공문, 회의, 생활지도, 상담이 수업 사이사이를 잠식해 수업 준비는 퇴근 후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ADHD, 분노조절 어려움 등 복합적 정서 문제를 가진 학생이 있는 경우, 교사의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할애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원은 부족한데 책임은 고스란히 교사에게 남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간혹 교사와 불신이 쌓여 있는 학부모 민원을 받게 되면 ‘가르치는 것보다 나를 지키는 것’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교사 공동체도 그 힘을 잃고 있어 학교 안에서 동료와 편하게 이야기 나누기 어려워지며, 소수의 교사들이 힘든 일이나 불편한 일을 떠맡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2. 수업 : 입시 경쟁 수업에서 길을 잃은 교육
1)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시작되는 입시의 그림자
입시의 그림자는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부터 드러납니다. 초등학교 1학년임에도 쉬는 시간조차 영어 단어를 외우며 학원 시험 대비를 하는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과잉 입시 경쟁과 사교육으로 인지적 능력에 비해 삶의 기술과 신체적 능력은 부족해지고 있었습니다.
2) 중학교: 교육 양극화
타 학교 영어시험을 모니터링할 때마다, 교과서와 교육과정을 넘어선 문제 출제가 지속적으로 확인돼, 학교가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점을 깊이 우려하게 됩니다.
또한 수업에서의 학습 격차가 눈에 띄게 발생하는데, 한 교실 내에서 사교육으로 앞서가는 학생과 기본 교과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입시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 국영수사과 이외의 교과인 경우, 해당 교과의 의미와 중요성을 말해보지만 안타깝게도 수업에서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란 어려운 현실입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들의 경우 학교에서 사고 없이 1년을 넘기는 것이 중요한 미션일만큼 생활지도가 교사 업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3) 고등학교: 변별 속에서 흔들리는 ‘교육’
학교 교육의 기준이 되는 교육과정과 현실 수업은 극심하게 괴리되어 있습니다. IB교육과정과 큰 차이없이 설계된 2022 개정교육과정도 현실 속에서는 여전히 수능과 내신 변별력 중심으로 운영되는 상황입니다.
평가가 교육학의 원칙(타당성)이 아니라 등급 가르기 기술로 전락하다보니 변별력 확보를 위한 고난도 문제 출제에 대해 교사 또한 압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또한 교사 1인이 담당하는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대상 학생이 200명을 넘는 등 과중한 기록 업무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습니다.
또한 대입 수시가 끝난 후에 교실 수업을 무의미하게 여기는 분위기를 교사들을 지치게 했고, 챗GPT 등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시대의 보고서·프로젝트형 수행평가의 진정성과 신뢰성이 훼손되는 현실 또한 문제로 나섰습니다.
교사들은 변별을 위해 성적 관리·기록·고난도 문제 준비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며, 이것이 교육인가 회의하고 있었습니다.
대화를 이어가던 도중에, 교사들의 표정이 따뜻하게 달라진 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이들 이야기가 나왔을 때였습니다. 아이들의 보여주는 사랑, 아이들의 성장으로 인한 보람, 사명감, 교사 모임 등을 통해 다시 나아갈 힘을 얻습니다. 또한 지독한 경쟁에 있는 학생들에 대한 죄의식은 교육을 바꾸기 위한 노력과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저를 버티게 하는 힘은 역시 아이들한테 받는 사랑인 것 같아요. 저는 특히 초등 저학년 담임이다보니 제가 준 것에 비해 무한의 사랑을 받거든요. 그냥 존재만으로, 내가 그 앞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 무한의 사랑을 받아요. 그게 정말 힘이 됩니다. 내 교실의 이 아이가 힘들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가 나를 사랑한다는 걸 느끼니까 그게 극복이 되는 거죠." -A교사
4. 변화 : 조용한 나눔이 내일을 바꾸다
교사들은 먼저, 수업을 질적으로 높이려는 노력, 틀을 넘어선 다양한 교수학습 시도, 교사공동체 회복 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더불어 사회 구조적으로는 대학 서열과 경쟁 구조 완화,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연결성 회복, 위기학생 지원 체계 강화, AI 활용 관련 수행 평가 등 관련 평가 타당성과 신뢰성 확보, 학부모와의 관계 재설계, 학교 구조와 사회 변화의 괴리 극복 등을 개선 과제로 나누었습니다.
※ 문의 : 요즘부모연구소 기획사업 담당 김은종(02-797-4044/ 내선번호 408)
noworry@noworry.kr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62길 23 유진빌딩 4층 02-797-4044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