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안녕하세요. 신임 공동대표 정지현, 홍민정입니다. 선생님께 처음 편지를 드립니다. 2월 7일 회원총회를 마친 후에 진작 인사를 드리고 싶었으나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저희 마음을 전하는 일을 미룰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직 안전해진 것은 아니나 더 이상 인사를 미룰 수 없어서 오늘 이렇게 선생님께 인사드립니다. 선생님과 가족들은 탈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계신가요? 아무쪼록 정부의 안내를 따라 일상생활 유의하시면서 몸과 마음 잘 지켜내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선생님께 편지를 드린 이유는 저희를 선생님께 소개하면서 동시에 우리 운동의 후원 회원으로 함께 해달라는 요청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선생님께 편지를 쓰는 이 첫 마음이 무척 떨립니다. 누군가에게 무엇을 같이 하자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느낍니다. 1년 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공동대표 후보가 되어 주겠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저희들이 가졌던 첫 마음이 떠오릅니다. 그때 한편으로는 기쁨과 감사가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웠습니다. 교육변화를 이끌어 가는 자리에 적임자로 추천되었다는 기쁨과 감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거운 과제를 풀어 변화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과 30여명 상근자들과 4천명의 회원들이 함께 하는 단체의 살림도 내 몫으로 끌어안아야할 일이 두렵고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제안 받은 후 3개월 간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이 자리를 감당하기 위해서 해결해야할 문제들은 무엇인지, 대표직 수락을 결정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기도하며 가까운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주말이면 함께 만나 오랜 시간 동안 머리를 싸매며, 대표직 수락과 관련된 수십개 질문들을 끌어안고 고심했습니다. 우리 단체의 미션, 즉 입시 경쟁과 사교육 부담을 해결한다는 이 임무가 얼마나 풀기 어려운 과제인지, 오랫동안 단체에서 근무한 저희들로서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입시 경쟁과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을 하거나 2년 전에는 수능 시험이 학교 교육 과정을 벗어나 이를 문제 삼는 소송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때 출신학교차별금지법에 대해서 행정가들이나 일부 시민들이 “출신학교로 구직자를 구별하는 것이 왜 차별이냐, 출신학교는 능력 아니냐?”는 비판을 해 당황스러웠습니다. 불수능 소송 때는 “시험이 어려워야지 쉬우면 시험이냐”는 비웃음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 보다 더 어렵고 험난한 과제가 수없이 많이 존재하고 있는데 그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조직의 리더로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니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여기에 저희 두사람 모두 30대로서 일과 가정을 양립해 간다는 것, 대표직을 맡을 때 임신과 출산 및 양육의 과제와 부딪힐 때 우선순위 문제, 송인수 윤지희 전 공동대표님들과는 달리 20년이나 차이 나는 젊은 리더십으로 경험과 관록이 부족한 상태, 이런 저런 연약함을 안고 난제들을 돌파해 갈 수 있을까... 이런 수많은 질문거리들이 우리를 찔러왔습니다. 아마 그런 이유 때문에 이 자리를 어느 누구도 감히 맡겠다고 하지 않은 것이라 짐작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지인 중 누구는 우리 보고 그 일을 맡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 자리는 괴롭고 외로운 자리이고 너무 어려운 과제들을 해결해야 하니 다른 일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에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저희들이 이러한 문제들로 고심 중 기도하다가 마음속에서 다음과 같은 생각이 찾아왔습니다. “힘들고 고되고 괴로운 자리라고? 그래서 피하는 것이 좋겠다고? 그렇겠지. 그러나 그 자리가 힘들고 괴로운 자리라 하더라도 나는 안 피할 거야. 누군가가 이 자리에 서야한다면, 그래서 괴로움과 힘겨움이 내게 찾아온다 해도, 나는 우리 운동을 끝까지 지킬거야.” 왜 우리 속에 이런 마음이 찾아왔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각오와 결심을 하는 순간, 우리 마음속에서 불안과 의심은 사라지고 알 수 없는 안정감이 찾아왔습니다. 마음 정리를 끝내고 송인수 윤지희 대표님을 카페에서 만나 그 심경을 전하는 순간, 그만 눈물이 났습니다. 두 분도 저희의 결심을 들으시며 눈시울을 붉히셨습니다. 두분은 저희에게 이렇게 격려해주셨습니다. “정지현 홍민정 선생님, 그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경륜과 경험이 불필요하다 말할 수 없으나, 고난의 짐을 지는 삶을 자청하는 것보다 더 큰 능력은 없습니다.” 두 분의 말씀에 안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저희들이 서기로 한 자리는 아이들의 삶을 지켜내야 할 자리, 아이들의 꿈을 지켜야할 자리라는 것을 저희들은 잘 압니다. “공부를 해야 밥 먹을 자격이 있다, 밥을 먹을 시간도 아껴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전날 공부를 못한 내 잘못이다”는 아이들 글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일명 ‘자물쇠 반’이라고 해서 쉬는 시간 10분도 주지 않고 외출도 허락하지 않는 학원, ‘미정(시간 내 미션 미 완수)’을 받고 나서야 아이들이 밤 10시 넘은 시간에 울며 계단을 내려오는 학원” 그런 학원들이 부모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분노가 솟구쳤습니다. 저 아이들을 지켜주겠다고 나선 곳이 지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외에 어디에 있습니까? “당신들이 그 자리에 필요하니 책임을 지는 자리에 나서 주십시오.” 그렇게 두 전 공동대표님들께서 4천여 회원들을 대표해서 요청하신 것을 알기에 우리는 그 부담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유럽 나라의 아이들은 행복하게 공부하며, 고 3이라도 밤 9시면 잠을 잔다는 그 꿈같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교육 선진국이라는 덴마크나 스웨덴, 핀란드에 교육 견학을 가는 한국 사람들마다 그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에 우리 아이들의 고통이 대비되어 울지 않는 사람들이 없다 합니다. 저희들이 마음 아픈 것은, ‘왜 우리 아이들은 선진국의 그 아이들과 같이 살면 안 되는 것인가’ 하는 점 때문입니다. 그 생각만 하면 근원을 알 수 없는 울분이 치솟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미 모든 나라 아이들이 누리고 있는 좋은 세상을 우리 아이들도 맛보게 하자는 운동입니다. 그 정당한 요구가 황당한 일처럼 치부되는 이 대한민국의 교육을 바꾸어 보자는 것입니다. 그 일을 위해 저희 두 사람이 대표로 나섰습니다. 저희가 선생님께 새 대표로 인사드리면서 한 가지 요청을 드립니다. 저희가 대표직을 수락할 때 그 결심과 같은 첫 마음을 선생님도 품어 주십시오. 다들 안 된다고 피하는 과제, 끌어안고 씨름하다가는 비난받을 수 있는 자리,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자리에, 선생님도 저희들과 같이 서 주십시오. 경륜과 지식과 경험이 짧아도, 아이들을 살리는 것은 그 일에 뛰어들고자 하는 그 의지라는 것에, 선생님도 손을 들고 공감을 표현해 주십시오. 새롭게 후원회원이 된다는 것은, 그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저희는 새 대표로서, 선생님은 새 후원회원으로서, 아이들을 살리는 이 소중한 자리에 서 주십시오. 선생님의 귀한 참여가 헛되지 않도록 저희 역시 첫 마음을 지켜가며 인생을 쏟겠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안전을 기하면서도 일상의 즐거움을 잃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현재를 경계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기대, 언젠가 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마음에 품고 이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잘 이겨내시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안전을 기하면서 이 시기를 지혜롭게 보내겠습니다. 다음 중간보고 때에는 저희들의 통통 튀는 면모가 담긴 즐거운 편지로 인사드릴게요. 감사합니다.
2020년 3월 24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신임 공동대표 정지현, 홍민정 드림 |
선생님,안녕하세요. 신임 공동대표 정지현, 홍민정입니다. 선생님께 처음 편지를 드립니다. 2월 7일 회원총회를 마친 후에 진작 인사를 드리고 싶었으나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저희 마음을 전하는 일을 미룰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직 안전해진 것은 아니나 더 이상 인사를 미룰 수 없어서 오늘 이렇게 선생님께 인사드립니다. 선생님과 가족들은 탈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계신가요? 아무쪼록 정부의 안내를 따라 일상생활 유의하시면서 몸과 마음 잘 지켜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