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대표서신] 선생님, 10월 말 국가교육위원회가 중대한 발표를 한다고 합니다. 이를 앞두고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요...(+편지 전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6-09-21
조회수 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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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신소영, 나성훈입니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 유난히도 맹렬했던 뙤약볕 더위가 어느새 한풀 꺾여,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청량한 새 계절을 알리는 시기입니다. 그간 건강히 잘 지내셨는지요?


오늘 선생님께 편지를 드린 이유는, 우리 교육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국가교육위원회의 평가 개혁 논의를 말씀드리며, 이 변화가 또 하나의 입시 경쟁이나 사교육 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아이들의 배움과 학교교육을 실제로 바꾸는 전환점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해 일해 보려는 저희의 뜻과 계획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무엇보다 이 시기만은 놓치면 안되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쓴 편지이니 잠시만 시간을 내어 읽어 주시고, 그 마음에 공감하신다면 저희가 더 힘있게 일할 수 있도록 새로운 50명의 후원회원 중 한 분으로 함께해 주시길 꼭 부탁 드립니다. 


최근 국가교육위원회는 향후 10년(2028~2037)의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논의하면서, 기존 선다형 평가의 한계를 넘어 수능과 내신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 확대하는 방안을 공론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이것이 단순히 시험 문제의 형식을 바꾸는 차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세월 입시 경쟁에 지배되어온 우리 교육이 이제는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배우며, 어떤 사람으로 자라야 하는지 다시 묻는, 교육의 본질로 돌아가는 중요한 기회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학교 교육에서는 생각하고, 질문하며, 토론하고, 탐구하며, 자기 생각을 말과 글로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해왔습니다. 이미 30여년 전부터 우리 교육과정은 하나의 정답을 골라내고 쓰는 선다형, 단답형 평가에만 편중되지 말고, 교육 목적과 내용에 따라 서논술형 평가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입시의 문은 여전히 정답을 얼마나 빨리 찾아내는지만 요구합니다. 생각하라고 가르치면서 빨리 하나의 정답을 선택해야 하고, 자기 생각을 하라고 말하면서 시험에서는 정해진 답만을 요구하며,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쁨보다 경쟁의 기술을 먼저 가르쳐 왔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보다 수능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는 것이 입시에서 유리하고, 0.1점이라도 더 받으려 어린 나이부터 학원을 찾고 더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는 현실, 대학입시의 강고한 영향력이 교육과정을 집어삼켜온 수십 년간의 모순을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그렇기에 평가를 바꾸는 일은 중요합니다. 이는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결정하는 강력한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시험에서 자기 생각을 쓰게 하려면 학교에서 먼저 생각하고 써볼 수 있어야 하고, 좋은 주장을 하게 하려면 서로 다른 생각을 듣고 토론하며 자신만의 관점을 다듬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의 정답만이 아니라 다양한 해답을 인정하려면 몇 점, 몇 등으로 아이들을 한 줄 세우던 상대평가도 달라져야 합니다. 그렇기에 제대로 된 서술형 평가의 확대는 비단 ‘평가 방식’ 하나를 고치는 데서 끝나서는 안됩니다. 수업과 평가가 함께 바뀌고, 상대평가와 대학서열, 입시 경쟁의 구조까지 손보는 ‘교육 체제’ 전환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렇기에 저희에게 이번 논의는 소중하고도 두렵습니다.


실제로 국가교육위원회가 8월부터 서논술형 평가에 대한 공론화를 시작하자마자, ‘돈 있는 집 애들만 유리해지는 것 아니냐’, ‘대치동 논술 사교육이 떠들썩하다’, ‘주관적 채점을 어떻게 믿겠느냐’, ‘그래도 객관식 수능이 가장 공정하다’, ‘대학서열은 그대로인데 평가만 바꾼다고 뭐가 달라지겠냐’ 등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이 걸린 입시 앞에서, 제도 변화로 내 아이가 불리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요, ‘공정’이라는 말을 붙들고서라도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이 적용되기를 바라는 절박한 마음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시민들은 이미 좋은 취지의 교육 정책도 충분한 준비 없이 시행되면 얼마나 빠르게 사교육의 새로운 먹잇감이 되는지 숱하게 보아왔으니, 이번 변화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려가 크다고 해서 ‘아무것도 바꾸지 말자’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더 제대로 바꾸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해온 서논술형 평가는 어디까지 와 있는지, 채점의 신뢰성은 어떻게 확보하고, 교사의 업무 부담은 어떻게 덜 것이고, 학교의 교육 여건은 무엇부터 갖추어야 할지, 사교육이 개입할 틈은 어디에서 생길지, 상대평가와 대학서열 문제는 어떻게 함께 풀어내야 할지, 하나하나 따져가며 제도 안에 답을 심어야 합니다. 변화의 필요성을 당위로 주장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변화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할 조건까지 만들어내는 일을 누군가는 붙들고 씨름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저희들은 그 일에 나서려 합니다.


그런 저희들에게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은 ‘아무것도 바꾸지 마십시오. 가만히 있으십시오’라는 민심입니다. 수없이 바뀌고도 어그러지기만 했던 숱한 교육 정책을 경험하고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마음에는 교육 정책에 대한 불신이 쌓였습니다. 이제는 무엇이 더 나은 교육인가를 살피기 전에 또 바뀌느냐는 피로감이 앞서고, 지금의 고통을 바꾸어야 한다는 절박감보다 차라리 익숙한 현실을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처처럼 느껴지며, 변화에 대한 우려를 넘어 변화 자체를 거부하는 흐름이 거셉니다. 그러나 그 사이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문제 하나에, 0.1점에 자신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걸 당연한 현실로 믿으며 일상을 극한의 입시 경쟁 속에 짓눌려 살아가고 있습니다. 개혁이 유예되어 현상이 유지되는 동안 아이들의 고통마저 심상하게 받아들여지고, 그렇게 켜켜이 쌓인 변화에 대한 무력감이 어쩌면 지금 우리 교육의 퇴행을 단단히 붙드는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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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9일, 저희가 긴급히 마련한 서논술형 평가 연속토론회 자리에서 한 고등학교 선생님은, 그동안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평가를 바꾸지 못했음을 돌아보시면서, 당장 거대한 경쟁교육의 구조가 바뀌지 않더라도 ‘시지프스가 다시 바위를 밀어 올리듯 다시 용기를 내보겠노라, 공교육 안에서 교육의 변화가 시작되기를 꿈꾸며 실천을 고민하는 시간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담담히 말씀하셨습니다. 변화에 대한 짙은 냉소들에 짓눌려있던 저희에게, 그분의 나직한 다짐은 단비처럼 반가웠습니다. 변화를 말하는 것이 때로 무모해 보이고, 다시 시작하는 일이 또다시 바위를 밀어 올리듯 버거울지라도, 아이들을 위해 오늘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는 이들이 우리 교육 현장에 여전히 있다는 것은 큰 위로였습니다.


선생님, 저희도 그분처럼 일하고 싶습니다. 더 나은 교육을 만들 기회를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의 우리 교육이 부당하고 당연하지 않다는, 이대로는 안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구호를 앞세운 막연한 낙관에 머무르지 않으면서도, 무엇이 아이들에게 유익한 교육인지 중심을 단단히 붙들고, 시민들의 우려에 귀 기울이며 정교한 보완책을 만들어가는 것, 그래서 비상한 각오로 선물처럼 찾아온 개혁의 기회를 실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반드시 성공시키는 것, 그것이 오늘의 아이들을 위해 저희들이 지금 해야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국가교육위원회의 공론화가 시작된 직후인 9월부터 네 차례의 연속토론회를 열어 서논술형 평가가 국가 교육과정에서는 언제부터 어떻게 규정되어져 왔으며, 학교 현장에서의 실제 운영은 어떠하고, 과제는 무엇이며 사교육 시장의 움직임은 어떠한지, 이것이 학교교육의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 어떤 정책적 조건과 보완책이 필요한지를 차례로 살피고 있습니다. 동시에 채점 공정성과 신뢰도, 사교육, 대입을 둘러싼 시민들의 우려를 외면하지 않으면서 그것이 사실에 근거하고 있는지 하나씩 확인하고 알리는 팩트체크도 진행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이 일을 해내며 저희는 현장의 실제를 확인하고 우려의 근거를 살피며 변화에 꼭 필요한 조건을 찾아내어 제대로 된 변화를 이끌어낼 제도와 시스템의 마련을 교육 당국에 분명히 요구할 것입니다.


이번 국가교육발전계획은 앞으로 10년의 교육 방향을 정하는 일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교육의 모든 문제가 단번에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긴 호흡으로 가야하는 일이기에 분명한 닻을 내리고 목적한 곳에 도달하기까지의 세밀한 로드맵을 준비해야 합니다. 좋은 뜻과 변화의 당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현장을 읽는 눈과 데이터를 해석하는 실력,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비하는 치밀함, 시민들의 우려를 근거와 대안으로 설득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10월 말 국가교육위원회의 평가개편 시안 발표와 내년 3월 국가교육발전계획이 최종 확정되기까지, 저희는 그 일에 집중하려 합니다. 무엇을 먼저 바꾸고 무엇을 충분히 준비해야 할지, 학교와 교사가 감당할 수 있는 조건은 어떤 것이며, 사교육이 개입할 틈은 없는지, 평가 변화가 수업으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정책으로 제안하려 합니다. 변화의 취지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저희가 가진 경험과 전문성,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투지로 향후 10년의 교육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첫 단추를 제대로 끼우겠습니다.


그러니 선생님, 지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후원회원으로 참여해 힘을 더해 주십시오. 앞으로 10년의 교육 방향을 결정하는 이 시점, 저희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추동하는 변화가 실제 학교에서 제대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해 연구하고 제안하겠습니다. 시민들의 불안을 외면하지 않되 그 불안 때문에 개혁을 포기하지도 않겠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사실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건을 찾아내어 제도와 정책에 담아내겠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유익한 교육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중심을 놓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내년 3월 국가교육발전계획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습니다. 그러니 지금의 교육을 ‘원래 그런 것’이라 받아들이지 않고, 변화가 두렵다고 변화 자체를 포기하지 않으며,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함께 묻는 시민의 대열에 서주십시오.


선생님의 후원은 저희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이대로는 안 된다. 지금 제대로 바꾸어야 한다’라고 믿는 시민들이 아직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변화보다 체념이 익숙해진 때일수록 저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이 길을 함께 걷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입니다. 저희의 목소리가 그저 외로운 외침으로만 남지 않도록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십시오. 지금의 교육은 당연하지 않다고,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교육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른 교육을 함께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을 모아주십시오. 저희는 그 마음을 힘으로 삼아 오래도록 당연하게 여겨온 교육의 질서를 새롭게 바꾸기 위해 끝까지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6. 9. 10.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신소영, 나성훈 올림

※문의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나눔국 02-797-4044 (내선 404)

※ 저희가 국가교육위원회 서논술형 평가 개편 대응을 위해 준비 중인 주요 활동과 필요 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래 후원 기대표를 참고하여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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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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