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생활초1 아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많이 힘들어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6-02-20
조회수 563

Q. 학교를 잘 갈 수 있을까 걱정하던 셋째가 이번에 학교를 들어갔습니다. 3월은 즐겁고 선생님도 좋다며 학교를 다녔는데, 지난 주 담임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3월에도 좀 그러기는 했었는데, 아이가 2주쯤 전부터 장난이 심해지고 잘못한 걸로 친구에게 사과를 하라고 해도 잘 안하려고 하고 전화하신 날은 선생님이 지적할 게 있어서 이리 오라니까 안 오고 딴청을 피운다면서 집에서 얘기하고 협조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집에서도 2주전쯤부터 짜증이 늘어서 더워지고 학교다니기 힘든가보다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 말이 학교에서 수학 학습지 등을 문제도 안 읽어주고 풀으라고 하신다고 해서 그럼 집에서 간단한 책 따라 읽기를 해보자고 해서 시작한 쯤이라 그게 힘들어서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잘 알았다고 하고 신경쓰겠다고 했습니다.

 

아이에게 선생님이 읽기 아직 못해도 된다고 하셔서 우리 읽기 쉬자 하고 얘기도 나누고 칭찬도 해주자 금방 이번 주 들어서 집에서는 짜증도 줄고 형제들과도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오늘 다시 학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번 주도 변함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오늘은 아이 앞에 앉은 친구가 되돌아 우리아이 짝에게 뭘 물어보는데 연필로 찌르려고 했다는 겁니다. 사과를 시켰는데 성의없이 하고 알림장에 엄마에게 편지를 쓰게 가져오라고 했더니 알림장을 안 주고 저리 가버리고...그래서 알림장에 조금밖에 못쓰고 전화를 하셨다면서 복도에서도 소리를 지르고 의자도 자꾸 딱딱 거리고...사고가 날까봐 걱정이시라고...혹시 우리 아이만 그런지 다른 친구들 중에도 힘든 아이가 있는지 물었더니, 우리 반에 힘든 친구들이 유독 많다며 이런 1학년 처음이라면서 너무 힘들다고 하시네요...

 

아이가 어린이집 다닐 때도 불안이 높은 편이라 7살 봄까지도 소풍날 소퐁을 안가겠다고 했었어요. 소풍은 너무 가고 싶다며 왔는데 어린이집 전체가 어수선하고 들떠서 평소와 다르니까 문 앞에서 못 들어가고... 그래도 1학기 지나고 선생님과도 많이 친해지고는 7세 잘 마쳤습니다.

 

그림 만들기 좋아해서 말 못하던 5세 때도 그림으로 자기 마음을 그리던 아이입니다. 못하는 게 그렇게 많고 느린데도 늘 그림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자기를 포함 늘 환하게 웃고 있죠. 특히 동물 식물 이런 거 많이 그리고 책도 그런 것을 좋아합니다. 암전한 편을 아니고 예술가스럽고 예민하고 장난치고 신기한 거 아주 좋아합니다. 벌레 나뭇잎 등을 주워오곤 합니다. 좀 강박적인데가 있어서 아침에 6시면 일어나서 옷 다 갈아입습니다. 학교 들어가서 왼쪽눈 깜박이는 틱이 있었는데 최근엔 거의 없어졌습니다. (어린이집 다닐때도 손톱 물기나 코 킁킁하는 틱이 있다가 사라지곤 했었습니다)

 

아이가 제게도 쉬운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발달이 많이 느려서 걱정도 많았구요. 그래도 아이가 의사소통이 어려워 감정조절도 늦나보다 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것에 감사하고 감탄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는 학교 가기 싫으냐면 싫은 날도 있고 좋은 날도 있다고 합니다. 형 누나 다 학교에 가니까 당연히 가야된다는 생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있던 일 물어보면 자기는 쪼~금 잘못했는데 그런 일이 자꾸 생겨서 난감해 하는 표정이랄까 저한테는 별일 없었어 잘 지냈어 그렇게 말하곤 했었습니다. 숨기고 싶은 건지 진짜로 별일 없다고 느끼는 건지..(숨기고 싶은 것도 같습니다. 선생님이 아이가 쓴 글, 그림에 설명 붙이기 한줄 한 것을 지워서 보내셨는데 한글을 몰라도 된다고 하셨는데도 이런 걸 계속 하시더라구요... 아이가 쓰고 싶은 글자를 몰라서 짝에게 써달라고 했는데 짝도 정확히 글을 몰라서 발음대로 쓰고 거기다가 끝에 같은 글자를 여러번 썼더라구요. 선생님은 그걸 장난이라고 여겨서 그러셨는지 별도장 찍어줄 때 별 설명없이 지우개로 다 지워버리셨구요. 아이는 기분이 많이 나빴을텐데 기분 나빴니 묻자 응 한마디 하고는 다른 얘기 하려고 하더라구요...)

 

제가 보기에는 의자 딱딱 거리거나 복도에서 친구들과 다니며 소리지르는 것 장난으로 친구들 툭 건드리는 거 이런 거를 왜 그렇게 난린가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선생님에게 자꾸 지적을 받고 하니까 선생님에게 수동적 반항을 하는 것도 같고..표현이 아직 섬세한 아이가 아니라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에게 야단 맞는 일이 하루에도 여러번이라 선생님도 화가 나 있으시고 아이도 선생님을 피하고만 싶은 것도 같고...오늘 체육대회고 며칠 체육대회 연습으로 운동장 나가있었는데, 아이는 그게 참 싫었다네요 운동장에 앉아서 가만히만 있어야 한다면서. 선생님은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난리도 아니었다면서...전반적인 발달은 아직 또래보다 느린 편이지만 (지적으로나 감정이나 자기 조절이나) 5세부터 7세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한 걸 생각하면 앞으로도 많이 좋아질 거라 믿고 집에서 노력은 하는데 선생님 바람처럼 빠른 시일내에 아이의 태도가 나아질지 1년동안 이럴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고 아이 편에서는 선생님이나 학교가 버겨울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가 그래도 학교 선생님이 지적하는 일에 안 걸렸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조언부탁드립니다.

 

A. 마음이 많이 힘드시겠어요. 초등 1학년 아이의 적응을 보는 부모 마음은 아기 태어날 때를 기다리던 마음과 같다고 봅니다. '손가락 발가락 다섯개만 멀쩡해 다오'의 심정과 같다고나 할까요. 즐겁게만 학교 생활 했으면 하는 마음 뿐이시죠.

 

저희 둘째 녀석도 틱으로 일년을 고생했었습니다. 학교 들어가기 전 비약적인 발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극복해 나간 케이스라 재이맘님과 상황이 거의 비슷했어요. 후각, 청각에 예민하며 젖은 부분을 못 참아해요. 공통적으로 나오는 행동 특징입니다. 게다가 학년 담임 선생님이 엄하셔서 쉬는 시간에 손뼉치기 놀이도 할 수 없게 하셔서 힘든 상황을 겪었고요. 저도 재이맘님과 비슷하게 적응만 잘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을 드렸던 것 같네요.

 

느린 기질 아이들이나, 부적응 아동, 예민하고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들을 보면 현대 사회를 살아나가면서 원하지 않아도 힘든 상황이 많이 있겠구나 싶어요. 부모가 일일히 그 모든 것들을 방어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좀 더 여유있는 환경으로 선택할 가능성도 희박합니다. 당장 환경을 바꿀 수 없는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 될거라 생각해요. 그렇다고 아이 기질이 그러하니 부모가 손 놓고 한숨쉬며 기다리고 있을 수 만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아이 손을 꽉 잡아 줘야지요.

 

운이 좋게 틱이 나았지만, 아이의 눈돌리기 행동을 보고 지적하지 말아달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일일히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고요, 담임 선생님께는 주로 편지를 써서 아이의 상황에 대한 정보를 드렸습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끊임없이 도와 달라고 부탁 드렸어요. 주의를 줘서 고쳐질 수 있는 것이라면 백만번이라도 주의를 주고, 야단쳐서 하루 아침에 고칠 수 있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요. 하지만 그렇게 해서 아이들 행동이 쉽게 수정되는 것이라면 부모 노릇이 얼마나 간단하겠습니까? 선생님께 요청을 할 때는 부탁만 드린 게 아니예요. 현재 가정에서는 아이의 언어적 이해를 위해 어떤 책을 읽어 주고 있고, 어제는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해 주셔서 아이가 참 좋아하더라는 등의 잡다한 이야기도 종종 짧은 편지로 보내드렸습니다. 처음 강압적으로 끌고 가시려 했던 부분을 이후엔 선생님도 많이 늦춰 주셨어요. 틈틈히 감사하다는 인사도 드렸습니다. 도구적으로 쓴 편지는 아니었고 진심으로 그러했어요.

 

선생님 입장에서는 30명이나 되는 아이들 일일히 상호작용하고 챙겨주고, 이럴 땐 이렇게 저럴 땐 저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치기 어려우셨을 거예요. 실제 1학년 교실은 정글과 같다고 봅니다. 돌아서면 싸우고 돌아서면 찌르고 돌아서면 이르고 돌아서면 어머님들이 번갈아 하교후에 전화를 하세요. 내 아이가 미워서가 아니라 정말 힘에 부쳐 그러신다고 생각해요. 아이에게도 선생님 입장에서 많은 부분을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학기 즈음 선생님의 강압적 태도에 못마땅했던 부모님들이 담임교체를 들고 나오기도 했어요. 교장 선생님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여러분이 뭉치실 정도였습니다. 어머님들이 속상해 하시는 상황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새로 선생님이 오신다 해도 아이에게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분을 설득했습니다. 어머님들이 몰아낸 교사 자리에 들어온 새로운 교사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훈육하고 가르칠 수 있을까...친절하게는 대하겠지만 방치로 갈 확률이 높겠구나 싶었어요. 실제로 그렇게 되기 쉽고요.

 

주저리 주저리 제 이야기를 늘어 놓았네요. 선생님이 조금 더 친절하게 아이를 기다려 주면 좋겠는데... 어느 누구도 선택하여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상황은 쉽지 않습니다. 그 상황에서 최대한 노력하는 모습을 상대편에게 전달하려는 액션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죠. 자존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 아이를 존중해 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선생님을 존중해 드리는 겁니다. 제 경험으로는 그러한 노력을 담고 있는 짧은 손편지가 가장 적절했다고 생각해요.

 

남자 아이들은 4학년 정도가 되면 얼추 자기 조절도 생기고 수업 시간에 조금씩 앉아 있는 시간도 길어집니다. 그 때까지 책도 부지런히 읽어 주시고 대화도 많이 나누시면서 언어적 발달도 도와 주세요. 쓰기나 읽기는 늦어도 청각적으로 예민한 아이들의 집중력이 아주 나쁜 것은 아니랍니다. 초등 5학년까지는 꾸준히 듣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어머님도 가정에서 도움을 주세요. 아이 기질이라 해도 조절력의 문제는 꼭 해당 학년 뿐 아니라 학교 생활 전체가 힘들 수 있어요. 학교에서 풀어내지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집에서는 마음 편하게 풀 수 있도록 아이 이야기를 잘 들어 주시고, 많이 웃게 만들어 주세요. 저는 아이를 인정하는 동시에 가정에서라도 아이를 많이 웃을 수 있게 도와준다면 반드시 자기 방식대로 대성하리라는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조절력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허용적으로 베풀어서도 안되고요.

 

어머님도 이것저것 신경쓰지 마시고, '내 할 도리 끝까지 하고 아이의 어려운 점 손 꽉 잡고 갈것이다.' 라고 자신감을 가져 보세요. 또 한번 자녀분의 비약적인 성장이 이루어질 것을 확신하면서요. 이것 저것 고민하지 않는 근자감이 생각보다 자녀를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어머님뿐 아니라 이런 기질의 아이들의 1학년 고민들이 상당히 많아요. 그리고 3, 4학년이 되면서 많이 좋아지기도 하고요.

 

근자감 놓치지 마시고 꾸준히 언어를 도와 주시며 (생각보다 언어는 모든 발달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답니다.) 많이 웃게 만들어 주세요. 셋째들은 어딜가나 결국 사랑받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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