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이의 여과없는 말에 친구들이 모두 등을 돌렸는데 뭐라 조언해야 할까요?
제가 사회성이 부족한 편인데다, 아이가 초등 중학년때 까지만 해도 친구들이 무례하게 굴거나 해도 면전에서 뭐라 못하고 집에 와서 속상해 하며 울곤 했고, 또래 아이들과 관심사가 달라서 늘 왕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왕따나 소녀들간의 파워게임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주 해 주었고, 자기 주장을 분명하게 하도록 디베이트 학원도 2년 넘게 보내고 영어도 프리젠테이션 위주의 학원을 보냈지요. 이것이 효과를 발휘했는지 아이는 점차로 자기 생각을 친구들에게 확실하게 말하기 시작했고, 강의하는 것과 논쟁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말싸움을 해서 상대를 누를 때는 정말 기분이 좋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것들이 친구 관계에서 부적절하게 쓰여졌다는 것이지요.
아이는 기본적으로 친구들을 좋아해서 첨 본 아이들과도 금방 친해지곤 했습니다. 중학교 초반에는 아이가 초등학교와는 약간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해서 같은 초등학교 나온 애가 거의 없는지라, 어울리지 못할까봐 걱정을 했는데, 예상 외로 엄청 잘 어울리더라구요. 오히려 초등학교보다 중학교가 훨씬 재밌다면서. 한데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 발생하자, 아이는 마치 제가 공부 땜에 아이를 훈계하던 식으로 친구들을 훈계하더군요.
첫째, 같이 노는 그룹에 다른 아이를 받아 줄 것인가를 얘기하는 상황.
새로 들어오려는 아이를 절대 받으면 안 된다면서, 받을 경우 지금 우리 그룹의 역학관계와 새로 들어오려는 아이가 원래 속해 있던 그룹과의 역학 관계를 역설한다던가. 어떤 방법으로 새로 들어오려는 아이를 내칠 것인가에 대해 설교를 했습니다.
둘째, 같이 놀던 아이들과 수행평가 같은 모둠이 되어 과제를 하던 중 자기가 하기로 한 것을 안 해오는 일이 생겼을 때, 그 아이를 몰아부치며 혼을 내서 그 아이가 울었답니다.
세째, 둘 사이 충돌이 있고서 그룹에 있던 다른 아이가 사과하고 화해하라고 했는데, 우리 아이는 그 자리에서는 자기가 잘못한 거 없으니 사과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얘길 듣고 제가 다른 애들이 잘못한 거는 맞는데, 말이란 게 내용보다는 어떻게 전달하는 지가 중요하다. 내가 들어봐도 그런 소릴 들으면 속상했을 거고, 그러다 보니 네가 심하게 말한 것만 남고 원래 자기들이 잘못한 건 묻혀버리는 거다. 그러니 사과하는 게 좋겠다고 했더니 아이가 카톡이나 문자로 사과를 했는데, 친구는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원래 같이 놀던 아이가 네 명이 있었는데, 한 차례 그런 일이 있은 후 세 명은 완전 등을 돌려서 말도 안하고 쨰려 보고 있고, 한 명은 아이랑 같이 그 그룹에서 떨어져 나왔습니다. 며칠은 그 일 땜에 속상해 하더니 얼마 안가 다른 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아이 2명에게 가서 우리랑 합치자고 제안해서 합치더군요. 이 때까지만 해도 짜식 생각보다 적응 잘 하네 싶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그룹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 겁니다. 또 다른 아이가 두 번째 그룹에 들어오고 싶다고 하는데, 그걸 얘기하는 과정에서 딸이 또 정나미 떨어지는 소리를 했고 상대방이 너 성격 좀 바꾸라고 했더니 딸이 니가 뭔데 남의 성격을 바꿔라 마라 하냐고 받아쳤다네요. 음 또 제가 너가 좀 과하게 말한 것 같다고 하여 아이가 문자로 사과를 했는데, 역시 받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건.
두 차례 그런 일이 있은 후에도 여전이 아이와 함께 하던 한 명과 엊그제 통화하는 걸 일부 들었는데 대략 난감... 그 아이가 딸에게 걔랑 화해하고 같이 놀러가자고 했는데, 아이 왈 난 이미 사과했으니 더 사과할 건 없다, 걔네들이랑 안 다녀도 나 하나도 아쉬울 거 없다,
또 그 친구가 너 걔랑 싸운 바람에 시험보고 나서 애들끼리 맞춰보는 데 넌 혼자 동떨어져 외롭지 않냐고 하는 거에 대해 걔네 공부 잘 하는 것도 아닌데 뭐하러 걔네랑 맞추냐, 시험 끝나고 답지 나오는데 그거랑 맞추면 되지 .. 이렇게 말하더군요. 으... 제가 들어도 기분 상할 거 같은 내용에다 말투도 훈계조로... 그래서 결국 오늘 남은 한 명과도 사이가 틀어져서 말도 안한다고 합니다.
한 번 사과를 했는데 안 받아주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딸 입장 - 자기가 말한 것이 그른 거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자존심 접고 사과했다.
또 사과한다고 애들이 받아주지도 않을거고, 걔들이 받아주게 하려면 나를 버리고
완전 비굴해져야 한다. 난 혼자 다녀도 괜찮다.
(하지만 말은 그리해도 시간 날 때 같이 놀 친구가 없으면 속상해하고 눈물흘리죠)
제 입장 - 아이가 사회적 스킬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고, 사실은 친구들이 느꼈을 그런 아이는 아니다.
관계를 회복하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비굴하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싶지는 않다
이 상태로라면 계속 왕따로 지낼 것이고, 그러면 중학생활이 치명적일 것이다.
(이제 막 공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ㅠㅠ)
친구 입장 - 제가 친구로서 그런 말을 들었다면 훈계를 일삼고 정치적인 정말 재수없는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듯.
A. 중학생 특히, 여자 아이들의 친구 문제는 지구상에서 가장 해결하기 힘든 문제라 여겨질 정도로 예민하고 감정적이며, 대처하기 힘듭니다. 공부는 고사하고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아마 친구 문제가 삶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거에요. 내 상황이나 생활이 안정적이지 않은데 무슨 공부가 가능하며, 학교 생활이 즐거울 수 있겠어요? 당연히, 감정적으로 가장 폭풍같은 시기를 보내야 하는 여자 아이들의 다툼을 바라보는 일은 각 가정마다 고역일 겁니다. 아마, 어머님도 같은 심정일 것이라 생각해요.
아이가 학교 갔다 돌아오면 표정을 살피게 되고, 입을 여는 순간 어떤 말이 나올까 두렵기도 하시지요? 그런데 이미 어머님이 쓰신 글 중에 몇 개의 키워드가 나왔어요. 어머님 스스로 사회성이 좋지 않다 생각하시어 아이에겐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주시려 애쓰신다는 말씀 (디베이트 학원도 보내시고), 또 어머님의 훈계 방식을 아이가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누구라고 싫어할 것 같다는 말씀. 스스로 말씀하신 내용 가운데 해결책이 다 나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간단한 원리에요.
“사랑을 줘야 해. 남들을 도와야 하는거야”
부모가 아무리 이렇게 말을 해도 아이는 부모의 말을 듣는 것이 아이라 부모가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저절로 스며 듭니다. 해야해~가 아니라 하고 있는 부모를 보고 있는 것이죠. 부모 역할에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지만, 이 부분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표현력을 위해 학원을 보내 기술을 가르치는 것보다 가정 내에서 아이의 의사 반영이 자유롭고 민주적인 것이 먼저입니다. 그 본질과 관계가 훨씬 더 크게 작용해요.
마찬가지로 공감 능력도 그렇습니다. 공감을 받지 못한 아이는 공감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거나 타인을 조망하고 수용하는 능력을 갖지 못해요. 부모의 언어 체계와 공감 능력을 그대로 물려 받습니다. 부모와 함께 살고 자라온 시간만큼요. 감정이 이해되면 기술은 그다지 중요한 능력이 아닙니다.
또 다른 차원에서 제가 여러번 글을 통해 말씀드리는 부분이 있는데, 이미 초등 고학년 이상의 연령이 되면 또래 관계에서 만나는 여러 문제 상황에 대해 스스로 꺼내 쓸 수 있는 경험의 카드가 여러 장 준비 되어 있어야 합니다. 갑자기 나오는 것처럼 느껴지는 문제들도 실은 예전에 이미 한두번씩 겪고 반대 입장이 되기도 했을 법한 일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을 그 때 그 때 문제시 여기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결하려 애쓰고, 대안을 세우며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려 했던 흔적들이 큰 자산이에요. 자녀가 성장하며 스스로 꺼내 쓸 수 있는 경험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들에게 이러한 경험들을 준비하고 부모와 이야기 나누며, 좀 더 건설적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갈까 대안을 찾아 볼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아요. 너무 바쁜 스케줄이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그렇습니다. 결국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상황이 봇물 터지듯 밀려 오게 되지요. 청소년기가 되면, 이 상황에 플러스, 감정의 기복까지 겹쳐집니다.
지금 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고 이 문제를 해결하면 될 것이라 여길지 모르지만, 사춘기 내내 여자 아이들의 이러한 상황은 반복적으로 고리에 고리를 물고 괴롭힙니다. 한번 관계가 나쁘면 학년 바뀌며 계속 안 좋은 상황이 연결이 되고, 또 그 친구들과 연결이 되어 무리를 만들며, 별 일 아닌 것으로 끊임없이 부딪칩니다. 시간이 지나 아무렇지도 않게 해결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그룹이랑 반복되는 상황이 되기도 하구요. 이 안에서 아이가 잘 버티고 해결해 가려면, 일단 어머님이 함께 공감해 주려고 노력하는 상황이 1번입니다. 학원이던 누군가에게 맏겨 아이의 능력을 해결하려 하지 마시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가 적극적으로 들어주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의 대안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야 합니다. 실은 이 과정에서 모든 것이 해결이 되어요.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들이 오고 가며 감정이 가라앉아 자신을 바르게 볼 수 있는 눈이 생기게 되니까요.
또 하나, 누군가에게 사과하는 일은 비굴한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랍니다. 사과하지 않고 나혼자라도 잘 지낼 수 있어 라고 말을 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는데 매우 자존심이 세어 보이는 것 같아도 실은 자존감이 낮은 경우입니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내가 사과하면 나를 얕보겠지, 내가 숙이면 나를 우습게 볼텐데...’ 라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어떤 일의 팩트를 놓고 사과할 일이면 성심껏 사과를 합니다. 반대로 누군가 놀리는 일에도 마찬가지로 반응해요. 돼지라고 놀려대도 본인이 스스로 뚱뚱하다고 느끼지 않으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경우과 비슷합니다.
아이에게 행동이나 언어의 잘못된 점을 일일이 지적하지 마시고 과거 어머님이 아이에게 했던 말 때문에 상처 받았던 기억을 꺼내 보셔요. 이 기회에 부모님의 말투도 같이 사과를 하시구요. 친구들도 같은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세요. 어머님 과거의 경험을 꺼내 이야기를 해 주시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3년 내내 여자 아이들은 친구 관계로 골머리를 썩기도 하고, 깔깔대고 웃기도 하며 수많은 감정 변화를 경험하는 하루가 될 거에요. 어머님도 아이와 같은 감정으로 빠져들어 고민하고 머리 아파하지 마시고 어른답게 중심을 지키시며 감정의 기본 도리를 가르쳐 주십시오. 독립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하세요. 아이가 어머님께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또 이러한 상황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잘 알고 계신 것으로 보아 관계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아이 감정에 함께 빠져 들지 마시고 지적 대신 어머님 학창 시절 겪었던 에피소드나 경험등을 풀어 이야기 해 보세요. 훈계나 지적은 행동으로 친구와 멀어지는 법을 가르치는 격입니다.
p.s 이 시기엔 직접적 말로 하는 사과보다 편지(문자보다 손편지)에 의외로 아이들 감정이 잘 녹아드니 해결이 급하다면 이러한 방법을 권유해 봅니다.
Q. 아이의 여과없는 말에 친구들이 모두 등을 돌렸는데 뭐라 조언해야 할까요?
제가 사회성이 부족한 편인데다, 아이가 초등 중학년때 까지만 해도 친구들이 무례하게 굴거나 해도 면전에서 뭐라 못하고 집에 와서 속상해 하며 울곤 했고, 또래 아이들과 관심사가 달라서 늘 왕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왕따나 소녀들간의 파워게임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주 해 주었고, 자기 주장을 분명하게 하도록 디베이트 학원도 2년 넘게 보내고 영어도 프리젠테이션 위주의 학원을 보냈지요. 이것이 효과를 발휘했는지 아이는 점차로 자기 생각을 친구들에게 확실하게 말하기 시작했고, 강의하는 것과 논쟁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말싸움을 해서 상대를 누를 때는 정말 기분이 좋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것들이 친구 관계에서 부적절하게 쓰여졌다는 것이지요.
아이는 기본적으로 친구들을 좋아해서 첨 본 아이들과도 금방 친해지곤 했습니다. 중학교 초반에는 아이가 초등학교와는 약간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해서 같은 초등학교 나온 애가 거의 없는지라, 어울리지 못할까봐 걱정을 했는데, 예상 외로 엄청 잘 어울리더라구요. 오히려 초등학교보다 중학교가 훨씬 재밌다면서. 한데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 발생하자, 아이는 마치 제가 공부 땜에 아이를 훈계하던 식으로 친구들을 훈계하더군요.
첫째, 같이 노는 그룹에 다른 아이를 받아 줄 것인가를 얘기하는 상황.
새로 들어오려는 아이를 절대 받으면 안 된다면서, 받을 경우 지금 우리 그룹의 역학관계와 새로 들어오려는 아이가 원래 속해 있던 그룹과의 역학 관계를 역설한다던가. 어떤 방법으로 새로 들어오려는 아이를 내칠 것인가에 대해 설교를 했습니다.
둘째, 같이 놀던 아이들과 수행평가 같은 모둠이 되어 과제를 하던 중 자기가 하기로 한 것을 안 해오는 일이 생겼을 때, 그 아이를 몰아부치며 혼을 내서 그 아이가 울었답니다.
세째, 둘 사이 충돌이 있고서 그룹에 있던 다른 아이가 사과하고 화해하라고 했는데, 우리 아이는 그 자리에서는 자기가 잘못한 거 없으니 사과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얘길 듣고 제가 다른 애들이 잘못한 거는 맞는데, 말이란 게 내용보다는 어떻게 전달하는 지가 중요하다. 내가 들어봐도 그런 소릴 들으면 속상했을 거고, 그러다 보니 네가 심하게 말한 것만 남고 원래 자기들이 잘못한 건 묻혀버리는 거다. 그러니 사과하는 게 좋겠다고 했더니 아이가 카톡이나 문자로 사과를 했는데, 친구는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원래 같이 놀던 아이가 네 명이 있었는데, 한 차례 그런 일이 있은 후 세 명은 완전 등을 돌려서 말도 안하고 쨰려 보고 있고, 한 명은 아이랑 같이 그 그룹에서 떨어져 나왔습니다. 며칠은 그 일 땜에 속상해 하더니 얼마 안가 다른 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아이 2명에게 가서 우리랑 합치자고 제안해서 합치더군요. 이 때까지만 해도 짜식 생각보다 적응 잘 하네 싶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그룹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 겁니다. 또 다른 아이가 두 번째 그룹에 들어오고 싶다고 하는데, 그걸 얘기하는 과정에서 딸이 또 정나미 떨어지는 소리를 했고 상대방이 너 성격 좀 바꾸라고 했더니 딸이 니가 뭔데 남의 성격을 바꿔라 마라 하냐고 받아쳤다네요. 음 또 제가 너가 좀 과하게 말한 것 같다고 하여 아이가 문자로 사과를 했는데, 역시 받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건.
두 차례 그런 일이 있은 후에도 여전이 아이와 함께 하던 한 명과 엊그제 통화하는 걸 일부 들었는데 대략 난감... 그 아이가 딸에게 걔랑 화해하고 같이 놀러가자고 했는데, 아이 왈 난 이미 사과했으니 더 사과할 건 없다, 걔네들이랑 안 다녀도 나 하나도 아쉬울 거 없다,
또 그 친구가 너 걔랑 싸운 바람에 시험보고 나서 애들끼리 맞춰보는 데 넌 혼자 동떨어져 외롭지 않냐고 하는 거에 대해 걔네 공부 잘 하는 것도 아닌데 뭐하러 걔네랑 맞추냐, 시험 끝나고 답지 나오는데 그거랑 맞추면 되지 .. 이렇게 말하더군요. 으... 제가 들어도 기분 상할 거 같은 내용에다 말투도 훈계조로... 그래서 결국 오늘 남은 한 명과도 사이가 틀어져서 말도 안한다고 합니다.
한 번 사과를 했는데 안 받아주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딸 입장 - 자기가 말한 것이 그른 거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자존심 접고 사과했다.
또 사과한다고 애들이 받아주지도 않을거고, 걔들이 받아주게 하려면 나를 버리고
완전 비굴해져야 한다. 난 혼자 다녀도 괜찮다.
(하지만 말은 그리해도 시간 날 때 같이 놀 친구가 없으면 속상해하고 눈물흘리죠)
제 입장 - 아이가 사회적 스킬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고, 사실은 친구들이 느꼈을 그런 아이는 아니다.
관계를 회복하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비굴하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싶지는 않다
이 상태로라면 계속 왕따로 지낼 것이고, 그러면 중학생활이 치명적일 것이다.
(이제 막 공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ㅠㅠ)
친구 입장 - 제가 친구로서 그런 말을 들었다면 훈계를 일삼고 정치적인 정말 재수없는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듯.
A. 중학생 특히, 여자 아이들의 친구 문제는 지구상에서 가장 해결하기 힘든 문제라 여겨질 정도로 예민하고 감정적이며, 대처하기 힘듭니다. 공부는 고사하고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아마 친구 문제가 삶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거에요. 내 상황이나 생활이 안정적이지 않은데 무슨 공부가 가능하며, 학교 생활이 즐거울 수 있겠어요? 당연히, 감정적으로 가장 폭풍같은 시기를 보내야 하는 여자 아이들의 다툼을 바라보는 일은 각 가정마다 고역일 겁니다. 아마, 어머님도 같은 심정일 것이라 생각해요.
아이가 학교 갔다 돌아오면 표정을 살피게 되고, 입을 여는 순간 어떤 말이 나올까 두렵기도 하시지요? 그런데 이미 어머님이 쓰신 글 중에 몇 개의 키워드가 나왔어요. 어머님 스스로 사회성이 좋지 않다 생각하시어 아이에겐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주시려 애쓰신다는 말씀 (디베이트 학원도 보내시고), 또 어머님의 훈계 방식을 아이가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누구라고 싫어할 것 같다는 말씀. 스스로 말씀하신 내용 가운데 해결책이 다 나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간단한 원리에요.
“사랑을 줘야 해. 남들을 도와야 하는거야”
부모가 아무리 이렇게 말을 해도 아이는 부모의 말을 듣는 것이 아이라 부모가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에 저절로 스며 듭니다. 해야해~가 아니라 하고 있는 부모를 보고 있는 것이죠. 부모 역할에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지만, 이 부분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표현력을 위해 학원을 보내 기술을 가르치는 것보다 가정 내에서 아이의 의사 반영이 자유롭고 민주적인 것이 먼저입니다. 그 본질과 관계가 훨씬 더 크게 작용해요.
마찬가지로 공감 능력도 그렇습니다. 공감을 받지 못한 아이는 공감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거나 타인을 조망하고 수용하는 능력을 갖지 못해요. 부모의 언어 체계와 공감 능력을 그대로 물려 받습니다. 부모와 함께 살고 자라온 시간만큼요. 감정이 이해되면 기술은 그다지 중요한 능력이 아닙니다.
또 다른 차원에서 제가 여러번 글을 통해 말씀드리는 부분이 있는데, 이미 초등 고학년 이상의 연령이 되면 또래 관계에서 만나는 여러 문제 상황에 대해 스스로 꺼내 쓸 수 있는 경험의 카드가 여러 장 준비 되어 있어야 합니다. 갑자기 나오는 것처럼 느껴지는 문제들도 실은 예전에 이미 한두번씩 겪고 반대 입장이 되기도 했을 법한 일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을 그 때 그 때 문제시 여기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결하려 애쓰고, 대안을 세우며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려 했던 흔적들이 큰 자산이에요. 자녀가 성장하며 스스로 꺼내 쓸 수 있는 경험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들에게 이러한 경험들을 준비하고 부모와 이야기 나누며, 좀 더 건설적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갈까 대안을 찾아 볼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아요. 너무 바쁜 스케줄이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그렇습니다. 결국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상황이 봇물 터지듯 밀려 오게 되지요. 청소년기가 되면, 이 상황에 플러스, 감정의 기복까지 겹쳐집니다.
지금 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고 이 문제를 해결하면 될 것이라 여길지 모르지만, 사춘기 내내 여자 아이들의 이러한 상황은 반복적으로 고리에 고리를 물고 괴롭힙니다. 한번 관계가 나쁘면 학년 바뀌며 계속 안 좋은 상황이 연결이 되고, 또 그 친구들과 연결이 되어 무리를 만들며, 별 일 아닌 것으로 끊임없이 부딪칩니다. 시간이 지나 아무렇지도 않게 해결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그룹이랑 반복되는 상황이 되기도 하구요. 이 안에서 아이가 잘 버티고 해결해 가려면, 일단 어머님이 함께 공감해 주려고 노력하는 상황이 1번입니다. 학원이던 누군가에게 맏겨 아이의 능력을 해결하려 하지 마시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가 적극적으로 들어주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의 대안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야 합니다. 실은 이 과정에서 모든 것이 해결이 되어요.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들이 오고 가며 감정이 가라앉아 자신을 바르게 볼 수 있는 눈이 생기게 되니까요.
또 하나, 누군가에게 사과하는 일은 비굴한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랍니다. 사과하지 않고 나혼자라도 잘 지낼 수 있어 라고 말을 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는데 매우 자존심이 세어 보이는 것 같아도 실은 자존감이 낮은 경우입니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내가 사과하면 나를 얕보겠지, 내가 숙이면 나를 우습게 볼텐데...’ 라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어떤 일의 팩트를 놓고 사과할 일이면 성심껏 사과를 합니다. 반대로 누군가 놀리는 일에도 마찬가지로 반응해요. 돼지라고 놀려대도 본인이 스스로 뚱뚱하다고 느끼지 않으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경우과 비슷합니다.
아이에게 행동이나 언어의 잘못된 점을 일일이 지적하지 마시고 과거 어머님이 아이에게 했던 말 때문에 상처 받았던 기억을 꺼내 보셔요. 이 기회에 부모님의 말투도 같이 사과를 하시구요. 친구들도 같은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세요. 어머님 과거의 경험을 꺼내 이야기를 해 주시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3년 내내 여자 아이들은 친구 관계로 골머리를 썩기도 하고, 깔깔대고 웃기도 하며 수많은 감정 변화를 경험하는 하루가 될 거에요. 어머님도 아이와 같은 감정으로 빠져들어 고민하고 머리 아파하지 마시고 어른답게 중심을 지키시며 감정의 기본 도리를 가르쳐 주십시오. 독립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하세요. 아이가 어머님께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또 이러한 상황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잘 알고 계신 것으로 보아 관계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아이 감정에 함께 빠져 들지 마시고 지적 대신 어머님 학창 시절 겪었던 에피소드나 경험등을 풀어 이야기 해 보세요. 훈계나 지적은 행동으로 친구와 멀어지는 법을 가르치는 격입니다.
p.s 이 시기엔 직접적 말로 하는 사과보다 편지(문자보다 손편지)에 의외로 아이들 감정이 잘 녹아드니 해결이 급하다면 이러한 방법을 권유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