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제 딸아이는 계속 모범생 소리를 듣고 자랐습니다. 제가 일하느라 숙제 한번 준비물 한번 챙겨 준 적이 없는데도 혼자서 알아서 하는 바람에 주변에서는 칭찬하며 부러워했었습니다. 딸은 꼭 해야 하는 일은 반드시 해냅니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습니다. 성실한 편이라서 성적도 좋은 편입니다. 그 또래가 그런 건지 잡념도 많고 스마트폰에 시간을 많이 빼앗기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스스로 뭔가를 찾아서 하는 일에는 무척 서툽니다. 둘째 아이랑 비교해보면 정말 그렇습니다.
둘째는 오히려 숙제는 미루고 당당하게 안 하는 경우가 있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이벤트를 만들고 친구들 조직을 하고 집중해서 하는 편이거든요. 첫째 아이는 자기가 좋아서 책을 더 많이 더 깊게 읽어가기보다는 학교에서 과목별로 독서기록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서적을 읽고 독후감을 올리지요.
뭐를 하고 싶냐고 물어도 모르겠답니다. 결정을 빨리 하는 것에 서툴기도 합니다. 딱히 좋아하는 과목도 없답니다. 흔한 직업들을 물어보면, 의사는 피를 보는 게 싫어서 싫고, 검사도 힘들고 어려워 보여서 싫고, 선생님도 싫고, 디자이너 등 미술 관련 직업들은 자기가 생각하기에 재능이 없어서 안 된답니다. 미술과 글짓기는 잘한다는 평가를 받지만 스스로는 잘하는 게 아니라네요.
어떻게 아이의 열정과 꿈을 찾아줘야 하는지, 첨 부터 대단한 목표를 설정하는 게 아니라면 어떻게 이끌어줘야 할까요? 도움 부탁드려요.
A. 먼저, 제가 드리는 답변이, 아이를 직접 만나 관찰을 한 후에 진단한 게 아니기 때문에 아이 상태를 다소 부정확하게 이해하고 쓰는 글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씀 드립니다. 확률적으로 개연성이 높은 진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찌 보면 걱정스럽기도 하고 어찌 보면 괜찮기도 한... 그런 아이지요^^ 이만하면 됐다 싶다가도, 이래도 되는 걸까? 염려가 되기도 하는 아이입니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아이들 중에 이런 아이들이 많습니다.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아이가 좋아서 그것들을 한 게 아니고, 권위 있는 어른들(부모님, 선생님 등)의 칭찬과 인정을 받기 위해서 애써 온 경우지요. 자신의 진정한 욕구를 생각할 겨를이 없이 주어진 일을 바쁘게 해내며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칭찬할 때, '말을 잘 들으니 착하구나.', '네가 그렇게 하니 엄마가 참 기쁘구나.', '아빠가 좋아하시겠다.' 등 어른의 기준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행동에 대해 가치평가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그 행동을 멈추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쁜 아이가 되는 것 같고, 계속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 일' 이라고 믿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러 정말 하기 싫은 일이 주어질 때도 꾹 참고 합니다. 그러면 더 큰 칭찬이 주어집니다. 이것이 칭찬의 위험한 순환고리입니다.
그럼 바람직한 칭찬은 뭘까요? 내용에 관한 칭찬입니다. 혹은 노력에 관한 칭찬입니다. '색에 대한 감각이 아주 좋구나, 정말 세련되게 칠했는 걸~' 이라든지, '그렇게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는 것을 보니 정말 열심히 공부했나 보구나' 등의 칭찬을 해야 합니다. 칭찬 이야기는 이만 하겠습니다.
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자기관찰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고민이 시작되면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고, 틱틱거리며, 매우 불손해지 등 예전과 크게 달라집니다. 우리는 이런 걸 사춘기라고 합니다. 자아정체성(identity)을 확립하기 위해 엄마 아빠의 영향력을 거부하고 밀어내는 매우 정상적인 발달의 한 시기입니다. 이런 경우도 있긴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는 한데, 엄마한테 말하면 실망하실까봐 없는 척 숨기는 경우입니다. 부모님의 기대가 높아서 본인이 도저히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으면 이런 전략을 쓰기도합니다.
어느 경우든 아이는 활기가 없고, 수동적이고, 무기력감을 느끼는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이제라도 아이가 이런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다행입니다. 지금부터 해야 하는 것은 '보이기 위한 일', '칭찬받기 위한 일' 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책을 읽을 때, 스티커를 받기 위해서 읽는다거나, 검사를 받기 위해서 읽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지도를 해주시는 게 필요합니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이런 태도가 형성되는 게 바람직하지만 그게 잘 안되었다면 지금부터라도 교정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와 먼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습니다.
지금까지 살아 온 모습을 반성적으로 검토하게 하시고(물론 아주 잘 못되었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의 방법이 좋은 점도 있지요. 그 점을 얘기해주시고, 그렇지만 앞으로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렇게 바꾸어 보는 게 어떨까... 정도의 조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자신'을 만날 수 있도록 옆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소중함, 내 존재만으로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당당함. 이런 것들을 갖도록 도와주세요.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지금 아이는 나 보다 세상의 기준이 더 중요한 상태로 살고 있습니다. 위축된 자아를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 자존감이 낮으면, 어떤 일에 자신이 없고, 도전 의욕도 없어집니다. 늘 실패할까봐 두려워 합니다. 실패하면 칭찬받을 수 없지요. 오히려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사리게 됩니다. 그래서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이건 이래서 못하겠고...... 등등 회피 반응을 많이 보입니다.
아이가 변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하면 부모님께서 꼭 지켜주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전만큼 성과를 올리지 못해도, 다소 불성실하게 보이고 말을 잘 듣지 않아도 핀잔하지 않고 잘 견뎌 주시는 것, 이것이 지켜져야 효과가 있습니다.
추가답변>
안녕하세요. 아이에게서 열정과 꿈이 사라진 것이 아닌가 걱정하시고 계시군요.
아이들마다 사춘기의 증상이 다양하게 있는데 그중에 자신감이 떨어지는 증상이 있더라고요. 이걸 하려면 이게 겁나고, 저걸 하려면 안 될 것 같고... 나보다 잘하는 애들이 많은 것 같고...이걸 하면 돈은 너무 못 벌 것 같아서 안 되겠고... 등등 아이들이 그러는 것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기본적으로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어요. 잘하고 싶은데 잘 될지 두렵고 그래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뭔가를 선택 했을 때 바꾸면 안 되고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선택을 두려워하게 되기도하고요.
더구나 요즘 진로교육이 중요하다 그런 이야기도 많고 분위기가 그렇다보니 장래희망을 빨리 정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처럼 되면서 아이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어요. 이런 측면에서 저는 중요하니 빨리 정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찾는 일이야 말로 더 여유있게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꿈을 찾아주시기 보다는 꿈 꿀 기회를 만들어주시고요. 무엇보다 서두르지 마시고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시는 것이 젤로 중요하지 싶어요. 아이들 마다 속도가 다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믿어주신다면 아이는 건강하게 잘 성장할 것입니다.
Q. 제 딸아이는 계속 모범생 소리를 듣고 자랐습니다. 제가 일하느라 숙제 한번 준비물 한번 챙겨 준 적이 없는데도 혼자서 알아서 하는 바람에 주변에서는 칭찬하며 부러워했었습니다. 딸은 꼭 해야 하는 일은 반드시 해냅니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습니다. 성실한 편이라서 성적도 좋은 편입니다. 그 또래가 그런 건지 잡념도 많고 스마트폰에 시간을 많이 빼앗기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스스로 뭔가를 찾아서 하는 일에는 무척 서툽니다. 둘째 아이랑 비교해보면 정말 그렇습니다.
둘째는 오히려 숙제는 미루고 당당하게 안 하는 경우가 있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이벤트를 만들고 친구들 조직을 하고 집중해서 하는 편이거든요. 첫째 아이는 자기가 좋아서 책을 더 많이 더 깊게 읽어가기보다는 학교에서 과목별로 독서기록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서적을 읽고 독후감을 올리지요.
뭐를 하고 싶냐고 물어도 모르겠답니다. 결정을 빨리 하는 것에 서툴기도 합니다. 딱히 좋아하는 과목도 없답니다. 흔한 직업들을 물어보면, 의사는 피를 보는 게 싫어서 싫고, 검사도 힘들고 어려워 보여서 싫고, 선생님도 싫고, 디자이너 등 미술 관련 직업들은 자기가 생각하기에 재능이 없어서 안 된답니다. 미술과 글짓기는 잘한다는 평가를 받지만 스스로는 잘하는 게 아니라네요.
어떻게 아이의 열정과 꿈을 찾아줘야 하는지, 첨 부터 대단한 목표를 설정하는 게 아니라면 어떻게 이끌어줘야 할까요? 도움 부탁드려요.
A. 먼저, 제가 드리는 답변이, 아이를 직접 만나 관찰을 한 후에 진단한 게 아니기 때문에 아이 상태를 다소 부정확하게 이해하고 쓰는 글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씀 드립니다. 확률적으로 개연성이 높은 진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찌 보면 걱정스럽기도 하고 어찌 보면 괜찮기도 한... 그런 아이지요^^ 이만하면 됐다 싶다가도, 이래도 되는 걸까? 염려가 되기도 하는 아이입니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아이들 중에 이런 아이들이 많습니다.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아이가 좋아서 그것들을 한 게 아니고, 권위 있는 어른들(부모님, 선생님 등)의 칭찬과 인정을 받기 위해서 애써 온 경우지요. 자신의 진정한 욕구를 생각할 겨를이 없이 주어진 일을 바쁘게 해내며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칭찬할 때, '말을 잘 들으니 착하구나.', '네가 그렇게 하니 엄마가 참 기쁘구나.', '아빠가 좋아하시겠다.' 등 어른의 기준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행동에 대해 가치평가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그 행동을 멈추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쁜 아이가 되는 것 같고, 계속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 일' 이라고 믿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러 정말 하기 싫은 일이 주어질 때도 꾹 참고 합니다. 그러면 더 큰 칭찬이 주어집니다. 이것이 칭찬의 위험한 순환고리입니다.
그럼 바람직한 칭찬은 뭘까요? 내용에 관한 칭찬입니다. 혹은 노력에 관한 칭찬입니다. '색에 대한 감각이 아주 좋구나, 정말 세련되게 칠했는 걸~' 이라든지, '그렇게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는 것을 보니 정말 열심히 공부했나 보구나' 등의 칭찬을 해야 합니다. 칭찬 이야기는 이만 하겠습니다.
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자기관찰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고민이 시작되면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고, 틱틱거리며, 매우 불손해지 등 예전과 크게 달라집니다. 우리는 이런 걸 사춘기라고 합니다. 자아정체성(identity)을 확립하기 위해 엄마 아빠의 영향력을 거부하고 밀어내는 매우 정상적인 발달의 한 시기입니다. 이런 경우도 있긴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는 한데, 엄마한테 말하면 실망하실까봐 없는 척 숨기는 경우입니다. 부모님의 기대가 높아서 본인이 도저히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으면 이런 전략을 쓰기도합니다.
어느 경우든 아이는 활기가 없고, 수동적이고, 무기력감을 느끼는 상태가 되기 쉽습니다. 이제라도 아이가 이런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다행입니다. 지금부터 해야 하는 것은 '보이기 위한 일', '칭찬받기 위한 일' 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책을 읽을 때, 스티커를 받기 위해서 읽는다거나, 검사를 받기 위해서 읽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지도를 해주시는 게 필요합니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이런 태도가 형성되는 게 바람직하지만 그게 잘 안되었다면 지금부터라도 교정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아이와 먼저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습니다.
지금까지 살아 온 모습을 반성적으로 검토하게 하시고(물론 아주 잘 못되었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의 방법이 좋은 점도 있지요. 그 점을 얘기해주시고, 그렇지만 앞으로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렇게 바꾸어 보는 게 어떨까... 정도의 조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자신'을 만날 수 있도록 옆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의 소중함, 내 존재만으로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당당함. 이런 것들을 갖도록 도와주세요.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지금 아이는 나 보다 세상의 기준이 더 중요한 상태로 살고 있습니다. 위축된 자아를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 자존감이 낮으면, 어떤 일에 자신이 없고, 도전 의욕도 없어집니다. 늘 실패할까봐 두려워 합니다. 실패하면 칭찬받을 수 없지요. 오히려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사리게 됩니다. 그래서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이건 이래서 못하겠고...... 등등 회피 반응을 많이 보입니다.
아이가 변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하면 부모님께서 꼭 지켜주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전만큼 성과를 올리지 못해도, 다소 불성실하게 보이고 말을 잘 듣지 않아도 핀잔하지 않고 잘 견뎌 주시는 것, 이것이 지켜져야 효과가 있습니다.
추가답변>
안녕하세요. 아이에게서 열정과 꿈이 사라진 것이 아닌가 걱정하시고 계시군요.
아이들마다 사춘기의 증상이 다양하게 있는데 그중에 자신감이 떨어지는 증상이 있더라고요. 이걸 하려면 이게 겁나고, 저걸 하려면 안 될 것 같고... 나보다 잘하는 애들이 많은 것 같고...이걸 하면 돈은 너무 못 벌 것 같아서 안 되겠고... 등등 아이들이 그러는 것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기본적으로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어요. 잘하고 싶은데 잘 될지 두렵고 그래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뭔가를 선택 했을 때 바꾸면 안 되고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선택을 두려워하게 되기도하고요.
더구나 요즘 진로교육이 중요하다 그런 이야기도 많고 분위기가 그렇다보니 장래희망을 빨리 정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처럼 되면서 아이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어요. 이런 측면에서 저는 중요하니 빨리 정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찾는 일이야 말로 더 여유있게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꿈을 찾아주시기 보다는 꿈 꿀 기회를 만들어주시고요. 무엇보다 서두르지 마시고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시는 것이 젤로 중요하지 싶어요. 아이들 마다 속도가 다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믿어주신다면 아이는 건강하게 잘 성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