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진학중3, 예고가 목표인데 열심히 안하네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6-02-05
조회수 736

Q. 눈 깜짝할 사이에 중 3이 되어버렸네요. 중3이 되면 너나할 것 없이 열심히 하게 된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될 줄 알았더니(시늉이라도ㅡㅡ;) 공부에 넘 의욕도 없고 하려고 하는 의지도 보이지 않아 걱정입니다. 혼자 속으로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겠죠.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그러네요.

 

이번 여름방학이 이번 주로 끝인데 지역 특성상 고입 고사 성적이 고등학교 입학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내신50%+고입고사50%) 방학 숙제로 고입고사 문제집 한권을 풀어야 하는 숙제도 손을 전혀 안대고 있네요. 물론 예고는 1학기 때 성적과 실기시험 전형으로 입학을 하지만 그래도 기본 해야 하는 학습은 해야 하는데 참 답답합니다. 방학 시작하고 방학 계획은 세워 놓고 거의 지키지 않아서 휴가가 끝난 다음 계획을 다시 세웠지만 그 역시도... 계획은 세워 놓고 전혀 지킬 마음이 없나 봐요. 방에 들어가서 책상에 20~30분 앉아 있다가 나와서 '좀 쉬다 할께' 하며 또 뭉그적....... 결국엔 하루에 학습량이 한 두 시간이지 싶습니다.

 

예고를 가기로 결정하고 하루에 매일 두 시간 좀 넘게 학원에서 그림을 그리는데 물론 공부 할 때보다는 싫어하지 않지만 그 역시도 의욕적이진 않는 것 같습니다. 본인이 선택한 진로라 밀어주고 지켜보고 있지만 속으로는 애가 닳네요. 꿈은 있지만 꿈을 위해 노력하거나 하려는 의지가 넘 부족합니다. 이러다 시험 때가 되어서 몰아붙이기 식으로 시험공부를 하니 제대로 될 리 없지요. 매번 다른 건 다 그렇다 치고 학교에서 배운 것만 그때그때 복습하라 해도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더라고요.

 

방학 내내 잔소리를 하는 제 모습이 지치기도 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본인이 스스로 마음을 새롭게 먹고 시도해보려고 할지 정말 절실히 조언을 듣고 싶네요. 심성이 착하고 여린 마음이지만 남들이 1,2년 하는 사춘기를 3,4년째 계속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특별히 반항을 하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항상 말을 기분 내키는 대로 해버리고 신경질도 자주 내곤 합니다. 분명 본인도 스트레스가 많아 그러기도 하겠지만 제가 한 박자 쉬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보아도 쉽게 마음이 다독여지지가 않고 점점 걱정이 늘어만 가네요. 본인 스스로 절실히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 도무지 해답이 떠오르지가 않네요. 학습의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가장 먼저 심적인 부분에 있어서 정리정돈이 되어야 할 듯 싶은데요.

 

A. 자녀분이 공부와 입시미술까지 병행하려니 쉬운 일은 아닐 듯합니다. 특히 예체능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체력전과 시간배분이 필수적으로 중요하게 따라가게 됩니다. 미술만 준비하는 입식 학원으로 시간을 배치하다 보니 나머지 과목 공부를 따로 준비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구요. 그런데 지금 그러한 상황보다 자녀분의 학업에 대한 태도나 심리적인 상황이 더욱 걱정되는 것이지요?

 

막연한 위로보다는 현실적인 상황을 말씀드리고 자녀분의 입장을 이해하게끔 돕고 싶습니다. 예체능 입시를 준비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두 종류로 나뉩니다. 재능이나 열정이 확실하게 구분되어져 본인의 예술적 욕구가 높을 때 선택하는 경우나 학업 쪽으로 승산이 나지 않을 것 같아 대안으로 선택하게 되는 경우 두 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아이들 중 대부분이 후자의 경우지요.

 

사춘기라는 큰 터널을 지나는 동안 본인 스스로 의자에 앉아 있는 연습을 하는 것도 힘들었을 것이고 그 동안 준비 소홀로 특히 수학이나 영어에서는 격차가 많이 져 따로 무엇인가를 준비하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과제를 실행에 옮기는 즉각적인 이유는 그 과제를 할 만하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손을 놓았거나 하고 싶은 기폭제도 없는 경우, 사춘기든 사춘기가 아니든 갑자기 의자에 앉아 자기와의 싸움을 시작하기는 힘듭니다.

 

일단, 자녀분이 미술로 예고를 가고 싶어 한다면 예고를 방문하여 설명회나 관련자 이야기를 같이 듣게 하세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어느 어느 학교를 보내고 싶다 막연히 생각들을 하시지 학교 투어나 학교 관련자가 요구하거나 기대하는 정보를 알아보지 않습니다. 또 부모만 알아보고 자녀는 막연히 부모가 던져주는 과제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녀분과 함께 투어를 다니다 보면 막상 어떤 목표를 향해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잘하기 위해서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될 때가 많습니다. 준비를 먼저 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준비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녀분이 스스로 알게 해야겠지요.

 

개인적으로 주말 미술관에 함께 다니며 공부를 시키기 위한 싸움보다 우회적인 조언을 하는 방향으로 돌리실 것도 권합니다. 책 읽어라 명령하는 것보다 그 책을 먼저 읽어 보고 줄을 쳐 놓고 가끔 이런 부분이 좋더라, 이 책의 지은이는 정말 이런 부분이 대단하더라 넌지시 던져주면 훨씬 더 아이가 잘 받아들입니다. 모든 일이 그러한 것 같습니다. 중3이라는 중요한 문턱에 다다른 자녀의 심리상황이 부모의 잔소리로 나아지긴 힘들지요. 시간이 될 때마다 좋은 곳을 다니며 그 안에서 정보를 얻게 해 보세요.

 

저는 아이가 공부로 인해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자라게 될까, 경험 없는 메마른 인생을 살게 될까 늘 두렵습니다. 어찌 보면 시간 낭비 같아도 긴 인생에서 그러한 경험들이 쌓여 결국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자아를 만들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당장 예고를 준비해야 하고 마음은 급하시겠지만 어차피 서로 지쳐 질질 끌고 가는 싸움이 되는 것보다는 주말엔 한가히 미술관이나 해당 학교 투어를 다녀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또 미술과 관련된 여러 가지 미술치료나 심리치료 쪽에 관련된 서적을 자녀와 읽어 보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합니다. 내가 그냥 미술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어떤 도움을 구체적으로 줄 수 있는지 생각하고 도전하도록 도와주세요.

막연할 수 있는 자녀에게 구체적인 계획을 알려 줄 수 있는 진로도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1318 미술여행(청소년 권장도서), 상처 입은 마음의 성형(주리애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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