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돌 된 아들과 단둘이 터키로 떠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라오스, 시리아, 탄자니아 등 우리와 다른 속도로 사는 이들을 만나 겪은 일들을 기록했던 여행작가 오소희 작가님은 어찌 보면 내 인생 2막의 멘토 같은 분이다. 아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육아로 힘들어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진심이 담긴 방법으로 용기와 희망을 주고 계시기에 나는 작가님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존경하면서 사랑한다.
라오스에 다녀온 사람들이 그곳엔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자, 그렇담 정말 가볼 만하겠다며 지금 가고 싶은 곳이 바로 그런 곳이라며 6살 아이와 축구공 하나를 달랑 가방에 매단 채 라오스로 떠났던 그녀는 그곳에 가서 여러 번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삶이란 이런 것이다’라며 본 적 없이 평화로운 몸집으로 그들이 가르쳐주어서 그들에게 고맙고 또 고맙다고 말한다.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에필로그 중, 오소희 지음)
중학생인 큰아이가 돌 즈음부터 알게 된 오소희 작가님의 영향 때문일까, 나는 여행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 같아서는 작가님처럼 아이들과 함께 제 3세계를 다녀보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용기까지는 없었다. 직장인의 삶에서의 휴가란, 결혼할 때 신혼여행이나 치료가 목적인 병가 외에는 일주일 이상의 휴가를 내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직장 다니면서 일본어를 배웠는데, 그 덕분에 아이들과 일본은 몇 차례 다녀왔다. 그때 아이들은 여행객을 대하는 일본 사람들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친절함을 몸소 체험했다. 그래서 교과서 속 역사적 관계로서의 일본이라는 나라와 일본인이라는 이미지가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형성되었다.
마치 코로나 팬더믹 시대를 예견이라도 한 듯, 나는 코로나와 동시에 20년 가까이 일했던 일터를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대면 만남이 줄어들고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멈춘 그때, 오히려 나는 시간이 많아져서 여행을 더 다녔다. 서울에 좋아하는 책방 모임에서 만났던 분이 부여에서 민박을 한다고 해서 아이들과 함께 부여 여행을 다녀왔었다. 또한 코로나 시국이라 식당가는 것이 조심스러운데, 강화도의 북스테이 책방 중에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가 제공되는 곳이 있어서 그곳에 온 가족이 함께 가서 공간지기님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오기도 했다. 아이들의 개학이 미뤄지면서는 본격적으로 지인분 아이와 함께 제주도에 가서 스탬프 책방 투어를 통해 많은 책방을 둘러볼 수 있었다. 덕분에 돌아올 때는 다녀온 책방에서 구매한 책으로 짐이 가득 넘치기도 했었다. 아직도 가보고 싶은 책방과 다양한 공간들이 전국에 너무나도 많지만, 책방지기가 되기 전부터 책방과 북스테이 여행을 통해 책을 매개체로 하는 공간을 꾸리는 분들에 대한 애정과 신뢰감이 생겼다.
올여름 휴가로 엊그제 1박 2일, 경주와 울산을 다녀왔다. 왕복 7시간이 걸리는 무척이나 지루한 여정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경주는 관광지로서 방문하기에 1박 2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경주와 울산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떠난 여행이었기에 많은 날이 필요하지 않았다.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꾸려가는 우리 책방의 운영방식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경주의 어느 책방 대표님이 본인들의 살림집을 숙소로 내어 주셨다. 그는 그 지역에 사는 분들이 자주 이용하는 식당을 알려 주고, 근처에 가볼 만한 곳도 몇 군데 알려 주었다. 나는 나의 공간을 찾아오는 분들이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사람마다 취향이 제각각인데 ‘직접 검색해서 가고 싶은 곳으로 선택하면 되지 않나?’라고 종종 생각했었던 것을 반성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본인들의 취향에 맞고 결이 같은 공간이 생기면 그 공간이 궁금해서 찾아가 보고 싶어진다. 공간을 꾸리기 시작하면서 나의 공간의 일에 시간을 쓰고 마음을 쓰다 보니, 가보고 싶은 공간들을 많이 가볼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곳을 꾸리는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해 자주 엉덩이가 들썩이곤 한다.
예전에 우리나라로 여행 온 외국인에게 방 한칸을 무상으로 제공해 주는 사이트에 가입했던 적이 있었는데, 여러 이유로 외국인에게 실제로 방을 내어 준 적은 없다.
평소에 본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집을 여행객에게 숙소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나도 사실 그런 삶을 꿈꾸어 보았지만, 현실의 집은 지나치게 많은 물건 들에 둘러 쌓여, 정리 정돈을 포기한 채 지저분하고 어지럽게 살고 있기에 엄두조차 낼 수 없다. 하지만 4살 아이와 함께 살면서도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제로웨이스트의 삶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며 살고 있는 경주의 책방 대표님을 만나고 나니 내게도 용기가 생긴다. 나의 전원주택 공간을 공유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 보며, 소박하게나마 미니멀적인 삶을 지향해 본다. 그동안 하고 싶은 일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며 제일 뒤로 미뤄 두었던 집안일에 더 애를 써 봐야겠다. 그러려면 당장 청소부터 해야 한다. 움직이자!!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세돌 된 아들과 단둘이 터키로 떠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라오스, 시리아, 탄자니아 등 우리와 다른 속도로 사는 이들을 만나 겪은 일들을 기록했던 여행작가 오소희 작가님은 어찌 보면 내 인생 2막의 멘토 같은 분이다. 아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육아로 힘들어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진심이 담긴 방법으로 용기와 희망을 주고 계시기에 나는 작가님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존경하면서 사랑한다.
라오스에 다녀온 사람들이 그곳엔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자, 그렇담 정말 가볼 만하겠다며 지금 가고 싶은 곳이 바로 그런 곳이라며 6살 아이와 축구공 하나를 달랑 가방에 매단 채 라오스로 떠났던 그녀는 그곳에 가서 여러 번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삶이란 이런 것이다’라며 본 적 없이 평화로운 몸집으로 그들이 가르쳐주어서 그들에게 고맙고 또 고맙다고 말한다.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에필로그 중, 오소희 지음)
중학생인 큰아이가 돌 즈음부터 알게 된 오소희 작가님의 영향 때문일까, 나는 여행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마음 같아서는 작가님처럼 아이들과 함께 제 3세계를 다녀보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용기까지는 없었다. 직장인의 삶에서의 휴가란, 결혼할 때 신혼여행이나 치료가 목적인 병가 외에는 일주일 이상의 휴가를 내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직장 다니면서 일본어를 배웠는데, 그 덕분에 아이들과 일본은 몇 차례 다녀왔다. 그때 아이들은 여행객을 대하는 일본 사람들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친절함을 몸소 체험했다. 그래서 교과서 속 역사적 관계로서의 일본이라는 나라와 일본인이라는 이미지가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형성되었다.
마치 코로나 팬더믹 시대를 예견이라도 한 듯, 나는 코로나와 동시에 20년 가까이 일했던 일터를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대면 만남이 줄어들고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멈춘 그때, 오히려 나는 시간이 많아져서 여행을 더 다녔다. 서울에 좋아하는 책방 모임에서 만났던 분이 부여에서 민박을 한다고 해서 아이들과 함께 부여 여행을 다녀왔었다. 또한 코로나 시국이라 식당가는 것이 조심스러운데, 강화도의 북스테이 책방 중에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가 제공되는 곳이 있어서 그곳에 온 가족이 함께 가서 공간지기님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오기도 했다. 아이들의 개학이 미뤄지면서는 본격적으로 지인분 아이와 함께 제주도에 가서 스탬프 책방 투어를 통해 많은 책방을 둘러볼 수 있었다. 덕분에 돌아올 때는 다녀온 책방에서 구매한 책으로 짐이 가득 넘치기도 했었다. 아직도 가보고 싶은 책방과 다양한 공간들이 전국에 너무나도 많지만, 책방지기가 되기 전부터 책방과 북스테이 여행을 통해 책을 매개체로 하는 공간을 꾸리는 분들에 대한 애정과 신뢰감이 생겼다.
올여름 휴가로 엊그제 1박 2일, 경주와 울산을 다녀왔다. 왕복 7시간이 걸리는 무척이나 지루한 여정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경주는 관광지로서 방문하기에 1박 2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경주와 울산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떠난 여행이었기에 많은 날이 필요하지 않았다.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꾸려가는 우리 책방의 운영방식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경주의 어느 책방 대표님이 본인들의 살림집을 숙소로 내어 주셨다. 그는 그 지역에 사는 분들이 자주 이용하는 식당을 알려 주고, 근처에 가볼 만한 곳도 몇 군데 알려 주었다. 나는 나의 공간을 찾아오는 분들이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사람마다 취향이 제각각인데 ‘직접 검색해서 가고 싶은 곳으로 선택하면 되지 않나?’라고 종종 생각했었던 것을 반성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본인들의 취향에 맞고 결이 같은 공간이 생기면 그 공간이 궁금해서 찾아가 보고 싶어진다. 공간을 꾸리기 시작하면서 나의 공간의 일에 시간을 쓰고 마음을 쓰다 보니, 가보고 싶은 공간들을 많이 가볼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곳을 꾸리는 사람들의 마음이 궁금해 자주 엉덩이가 들썩이곤 한다.
예전에 우리나라로 여행 온 외국인에게 방 한칸을 무상으로 제공해 주는 사이트에 가입했던 적이 있었는데, 여러 이유로 외국인에게 실제로 방을 내어 준 적은 없다.
평소에 본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집을 여행객에게 숙소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나도 사실 그런 삶을 꿈꾸어 보았지만, 현실의 집은 지나치게 많은 물건 들에 둘러 쌓여, 정리 정돈을 포기한 채 지저분하고 어지럽게 살고 있기에 엄두조차 낼 수 없다. 하지만 4살 아이와 함께 살면서도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제로웨이스트의 삶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며 살고 있는 경주의 책방 대표님을 만나고 나니 내게도 용기가 생긴다. 나의 전원주택 공간을 공유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 보며, 소박하게나마 미니멀적인 삶을 지향해 본다. 그동안 하고 싶은 일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며 제일 뒤로 미뤄 두었던 집안일에 더 애를 써 봐야겠다. 그러려면 당장 청소부터 해야 한다. 움직이자!!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