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성적과 사춘기 아이의 자존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20-05-21
조회수 967

아빠: 과학 32점. 이게 뭐야?

딸: 아빠는 오빠한테 다 들리게 왜 큰소리로 점수를 이야기해!

아빠: 부끄러워? 그럼 열심히 했어야지! 이게 뭐야!

딸: 열심히 했는데도 이런데....

아빠: 이게 열심히 한 성적이냐?

딸: 열심히 했다니깐!

아빠: 너 친구들도 너 성적 이정도 인지 알고 있냐?

딸: 여기서 친구들 이야기가 왜 나와?

아빠: 뭘 잘했다고 꼬박꼬박 말대꾸야?

        회초리 어디에 있어?

위 대화가 중학교 올라와 딸의 첫 시험 성적을 본 후의 남편의 반응이다.

딸은 “잘못 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조금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면 조용히 넘어 갈 수도 있었을 텐데,

아빠한테 왜 그렇게 대들었는지 나는 이해 할 수 없었다.

 

다음날 내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어젯밤 부녀의 다툼을 얘기 했다.

그때 한 친구가  말했다.

“와~ 네 딸 멋지네!. 틀린 말 한 것은 없잖아.

성적이 낮은 게 무슨 잘못이라고.”

친구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나도 딸의 입장을 조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집에 와서 딸에게 가서 속상했느냐고 안아 주었다.

딸이 엉엉 서럽게 울면서 어제 아빠가 너무 무서웠다고 하였다.

그래서 더 꼿꼿하게 서 있었다고...

나나 남편은 딸의 무서웠다는 감정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린 그냥 또박 또박 말대꾸하는 딸이 반항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른에게 예의 있게 공손하게 잘못하지 않았더라도 먼저 고개 숙이고 순종하라고 가르쳐야 한다고,

반항하지 못하도록 엄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늦게까지 남편과 무서웠다는 아이의 감정과 사춘기에 대하여 그리고 딸의 성적에 대한 우리의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그날의 대화에서 남편과 내가 모두 합의를 본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이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날 이후 나의 생각은 딸의 말대꾸를 받아 주기로 하였다.

우리는 부모에게 고분고분하고 선생님 말씀도 잘 따르는 아이가 있으면 그 아이를 모범생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아이는 언제 자기의 말을 하겠는가?

자기의 말을 생각을 내뱉는 데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날 딸의 말대꾸는 틀린 부분은 없다.

낮은 성적이 잘못을 빌어 누구에게 용서를 구할 일은 아니다.

성적이 낮다고 해서 친구를 가려 사귀어야할 차별의 이유도 되지 않는다.

누구나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고, 누구나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성적이 높게 나오는 것도 아니다.

비슷한 노력을 하나 공부에 재능이 있는 아이가 있다.

내 딸은 미술을 좋아하고 디자인 꾸미기를 잘한다.

그래서 조별 수행평가에서 본인이 PPT 발표 자료를 담당 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리고 딸의 강점은 친구들을 잘 사귄다.

방학 끝 무렵 쯤에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개학이 설렌다는 아이다.

의자에 앉아서 수업할 때는 힘든데, 친구들과 수다 떨고 놀 수 있는

점심시간이 있어 학교생활이 너무 즐겁다는 아이다.

 

얼마 전 딸이 나에게 학교 생활기록부에 대해서 물었다.

자신이 1학기 때 자기반에 상점 1등이었는데, 이것이 생활기록부에 기록 되는지에 대해서 궁금해 했다.

상벌점제에 대한 항목이 없어 몇 점, 1등이라고 적히지는 않겠지만, 아마 학교생활을 성실히 하는 학생이라고 담임선생님께서 좋은 말을 적어 주지 않을까라고 얘기 했더니 딸은 매우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

성적이 낮다고 해서 자존감이 낮거나, 자기 관리도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성적을 걷어 내고 딸을 보기로 했다.

딸은 드라마에서 악당이 다치거나 죽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파서 펑펑 우는 감수성을 가진 아이다.

나는 내 딸의 감수성이 사람에 대한 공감능력으로 발전 했으면 하고 바란다.

그리고 지금처럼 자신의 방식으로 현재의 행복을 누렸으면 한다.

나는 딸을 응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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