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웠어. 엄마가 나를 사랑해줘서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30년째 살고 있으며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의 엄마이자 경기도의 한 공립중학교 교사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알게 된 건 2019년 성남 분당의 같은 학교에 근무했던 김선희 음악선생님 덕분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입시 위주의 고3 교육과정 운영상의 문제를 학교에 제기하셨을 때, 영어 교과부장이었던 저는 차마 앞에 나서서 지지하지는 못하고, 학교 메신저로만 소심하게 존경심과 미안함을 전달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크게 고마워하시며 정혜신 선생님의 <당신이 옳다> 책을 권해주셨습니다.
그날 집에 가서 책장 한 장을 넘기자마자, 그동안 제가 사람에게는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채로 살아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전까지는 엄마나 교사로서의 책임감으로 문제 해결에만 급급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진짜 나로 다시 태어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얼마 후 저는 당시 6살이었던 제 아이에게 잠자리에서 “오늘 마음이 어땠어?” 하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이불에서 뒹굴뒹굴하며 “고마웠어. 엄마가 나를 사랑해줘서.”라는 평생 기억에 남을 대답을 들려주었는데, 마음을 묻기 전까지는 한 번도 생각지도 듣지도 못했던 말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제 아이나 학교 아이들의 말이나 행동 이전에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어떤 아이를 맡아도 마음이 힘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
등대지기 학교에서 인생 멘토를 만나다 저는 김선희 선생님께 이렇게 좋은 책을 왜 진작에 알려주지 않았냐며 원망 섞인 감탄과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그후 선생님은 저에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안심해요, 육아> 등의 소책자 세 권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 가입을 조심스럽게 권유해 주셨습니다. 교사가 되기 전부터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 문제를 고민해 온 저는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교육시민단체가 있다는 사실에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망설일 것 없이 바로 회원 가입을 하고, 14기 등대지기학교에도 등록을 하였습니다. 당시 박종훈, 김현수, 김희삼, 정준희, 송인수 선생님 등 각 분야 전문가 강사님들의 한국교육 현실에 대한 진단과 대안 강의를 듣고, 저는 큰 감명과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관심 분야의 강사님과 주제가 있을 때마다 등대지기학교를 신청해서 듣고 있고 그때마다 늘 부모, 교사, 시민으로서 제가 한 뼘 더 성장하는 느낌이 듭니다. |
교사심리적 CPR 이처럼 등대지기 학교를 통해 인연이 되어 제가 지금까지 저의 인생 멘토가 되어주신 분들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 정혜신(정신의학과전문의) 선생님은 ‘다른 사람들을 돕는 사람을 돕는다’는 믿음으로 '교사심리적 CPR' 모임을 만드셔서 올해까지 3년간 선생님들에게 온오프라인 상담과 지지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2020년에는 특별히 김선희 선생님의 초청으로 우리 학교에 방문하셔서 학생, 학부모, 교사 대상 북토크를 해주셨습니다. '교사심리적 CPR' 모임을 통해 공감과 치유의 힘을 얻은 선생님들은 학교로 돌아가 동료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자신이 받은 공감과 치유의 힘을 한껏 발휘할 것입니다. 저는 지난 몇 년간 만난 마음이 아픈 학생, 학부모, 교사 및 지인들에게 <당신의 옳다>를 수십 권 선물하였고, 올해는 학교 전문적학습공동체에서 <당신의 옳다>로 11명의 선생님들과 독서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
수학 공부는 개념부터 천천히 전국수학교사모임 창립자이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 센터장이신 최수일 선생님도 저의 자녀 수학 공부 멘토이십니다. 2020년 1월 송파도서관에서 열린 <초등 연산의 발견> 저자 학부모 강의에 감명을 받아 이후 제 아이의 모든 수학 교재를 최수일 선생님의 수학사전과 <개념연결 연산의 발견> <수학의 미래> <박학다식 문해력 수학> 등의 문제집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이가 초등 5학년이지만 기계식, 암기식으로 많은 문제를 반복해서 풀게 하는 수학학원에 보내지 않고, 1학년 때부터 하루 두 장씩 수학 문제집을 스스로 풀고 채점하며, 어려운 문제는 가끔 저와 함께 다시 풀어보는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 공부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아니라서 학교 단원평가에서 100점을 맞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80~90점을 맞더라도 개념을 제대로 아는 것이 더 중요하고, 이 실력이 중고등학교까지 이어진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가 이제야 스스로 노트 정리가 가능한 수준이 되어서, 앞으로 개념노트를 정리하고 설명하는 ‘선생님 놀이’도 보다 적극적으로 해나갈 생각인데요. 학교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는 이미 최수일 선생님의 수학 문제집들과 ‘선생님 놀이’ 공부법을 기회가 될 때마다 홍보하고 있어요. 제가 현재 근무하는 중학교에서도 수학 선생님들이 <수학의 발견> 책을 부교재로 사용하시는 걸 보고 무척 반가웠습니다. |
경쟁 교육의 근원적 성찰 마지막으로 김누리 교수님은 <우리의 행복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방송으로 먼저 알게 되었는데요. 저는 학벌주의, 부동산, 불평등과 불공정, 차별과 혐오, 청소년과 노인들의 높은 자살률 등 한국 사회의 총체적인 문제의 원인이 막연하게 경쟁교육이라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언제부터 왜 나타나게 되었고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이해되지 않아서 늘 답답했고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김누리 교수님의 한국 사회의 역사와 교육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예리한 통찰을 통해, 경쟁 교육이 문제의 핵심 원인임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 서열화의 해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깊은 깨달음을 주신 교수님께 참 감사합니다.
집에서는 제 아이에게 좀 더 민주적인 부모가 되기 위해 아이의 눈높이에서 평등하게 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역시 부모로서의 불안을 완전히는 내려놓지 못했어요. 가끔 수학 문제를 풀리다가 울리기도 하고, 휴대폰을 너무 많이 하면 혼내기도 하고, 건강에 나쁘거나 밖에서 노는 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면 용돈이나 자유를 제한할 때도 있습니다. |
내 교실의 작은 유토피아 그 뒤 저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시민운동의 일환으로 열린 <경쟁교육 대학서열해소 열린 포럼>에 참여하여 대학개혁에 대한 문제 인식을 같이 하였고, <경쟁교육은 야만이다>를 출판사에서 지원받아 학교에서 전문적학습공동체와 교사독서동아리 모임을 운영하였습니다. 김누리 교수님의 모든 말씀이 가슴에 와닿았지만, 특히 “광장의 민주주의자가 일상에서는 권위적인 부모, 교사, 직장 상사가 된다.”, “거대한 유토피아를 꿈꾸면서 작은 유토피아를 일구어 나가자”, 교사로서는 “내 교실에 유토피아를 만들면 된다.”라는 말씀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학습과 성찰을 바탕으로 저는 5년간 꾸준히 제안을 해서 현재 근무하는 학교의 학생 벌점제도를 자기성찰제도로 개선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주무 부서 교사로서 학생자치회가 좀 더 힘을 얻고 학생 주도적인 활동들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또한 교육 주체 대표들 소수만 참여하던 학년말 대토론회를 모든 학생들과 더 많은 학부모, 교사들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대토론회가 되도록 했습니다. 물론 저 혼자 한 것은 아니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한 것이지요. 그래서 ‘한 개의 교실에서 열세 개의 교실까지 유토피아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올해 처음 중학교 1학년 학년부장을 맡았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임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로 인해 조금이나마 학생 인권이나 교사 업무, 학교 문화가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통해 알게 된 여러 공부법들을 요약 정리하여 제가 쓴 <자기주도공부법> 안내글을 주변 부모님들, 선생님들에게 공유하고, 2024년 2월과 2025년 2월에는 전교사 대상으로 워크숍, 세바시 연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15분, 30분짜리 강의였지만 <당신이 옳다> <메타인지> <글쓰기공작소> 등 지금까지 제가 해온 육아와 공부법에 대한 나눔을 통해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선생님들과 더 끈끈한 학교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사랑하도록 알려준 곳 2020년부터 1년여 간 참여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송파 위례 지역모임은 민주적인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늘 마음 깊이 깔려 있는 불안으로 아이를 다그치게 되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해주었습니다. 나와 가까이에 사는 이웃에도 나와 같은 고민과 가치관, 인생관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든든했고, 서로의 실패와 공감을 나누며 힘을 얻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처럼 6년간 제 인생 전반에 그야말로 등대처럼 나아갈 방향이 되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영향력과 고마움보다 저에게 더 큰 기쁨은 바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제 아이 동한이와 더 행복한 시간을 갖게 해주었다는 것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알고 나서 아이와 나누는 대화가 더 깊어진 저는 2020년 5월부터 현재까지 페이스북에 아이와의 대화 에피소드를 올리고 있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는 사람은 비록 소수지만, 먼 훗날 동한이가 커서 제 글을 읽게 될 순간을 상상하며 즐겁게 써나가고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통해 배운 사랑과 용기로 내 아이를 눈앞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하며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밀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 글로 인해 저의 감사한 마음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조금이나마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이 시간에도 치열한 경쟁교육으로 불안과 걱정을 안고 자녀와 학생들을 바라보고 계실 많은 부모님, 선생님들이 “이렇게 살아도 괜찮다. 이렇게 사는 것이 오히려 더 좋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시면 좋겠습니다. |
*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함께 하고픈 선생님을 언제나 환영합니다. 지역등대 모임과 등대지기 학교를 신청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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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웠어. 엄마가 나를 사랑해줘서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 30년째 살고 있으며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의 엄마이자 경기도의 한 공립중학교 교사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알게 된 건 2019년 성남 분당의 같은 학교에 근무했던 김선희 음악선생님 덕분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입시 위주의 고3 교육과정 운영상의 문제를 학교에 제기하셨을 때, 영어 교과부장이었던 저는 차마 앞에 나서서 지지하지는 못하고, 학교 메신저로만 소심하게 존경심과 미안함을 전달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크게 고마워하시며 정혜신 선생님의 <당신이 옳다> 책을 권해주셨습니다.
그날 집에 가서 책장 한 장을 넘기자마자, 그동안 제가 사람에게는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채로 살아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전까지는 엄마나 교사로서의 책임감으로 문제 해결에만 급급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진짜 나로 다시 태어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얼마 후 저는 당시 6살이었던 제 아이에게 잠자리에서 “오늘 마음이 어땠어?” 하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이불에서 뒹굴뒹굴하며 “고마웠어. 엄마가 나를 사랑해줘서.”라는 평생 기억에 남을 대답을 들려주었는데, 마음을 묻기 전까지는 한 번도 생각지도 듣지도 못했던 말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제 아이나 학교 아이들의 말이나 행동 이전에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어떤 아이를 맡아도 마음이 힘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등대지기 학교에서 인생 멘토를 만나다
저는 김선희 선생님께 이렇게 좋은 책을 왜 진작에 알려주지 않았냐며 원망 섞인 감탄과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그후 선생님은 저에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안심해요, 육아> 등의 소책자 세 권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 가입을 조심스럽게 권유해 주셨습니다. 교사가 되기 전부터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 문제를 고민해 온 저는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교육시민단체가 있다는 사실에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망설일 것 없이 바로 회원 가입을 하고, 14기 등대지기학교에도 등록을 하였습니다. 당시 박종훈, 김현수, 김희삼, 정준희, 송인수 선생님 등 각 분야 전문가 강사님들의 한국교육 현실에 대한 진단과 대안 강의를 듣고, 저는 큰 감명과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관심 분야의 강사님과 주제가 있을 때마다 등대지기학교를 신청해서 듣고 있고 그때마다 늘 부모, 교사, 시민으로서 제가 한 뼘 더 성장하는 느낌이 듭니다.
교사심리적 CPR
이처럼 등대지기 학교를 통해 인연이 되어 제가 지금까지 저의 인생 멘토가 되어주신 분들이 있습니다. 앞서 말한 정혜신(정신의학과전문의) 선생님은 ‘다른 사람들을 돕는 사람을 돕는다’는 믿음으로 '교사심리적 CPR' 모임을 만드셔서 올해까지 3년간 선생님들에게 온오프라인 상담과 지지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2020년에는 특별히 김선희 선생님의 초청으로 우리 학교에 방문하셔서 학생, 학부모, 교사 대상 북토크를 해주셨습니다.
'교사심리적 CPR' 모임을 통해 공감과 치유의 힘을 얻은 선생님들은 학교로 돌아가 동료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자신이 받은 공감과 치유의 힘을 한껏 발휘할 것입니다. 저는 지난 몇 년간 만난 마음이 아픈 학생, 학부모, 교사 및 지인들에게 <당신의 옳다>를 수십 권 선물하였고, 올해는 학교 전문적학습공동체에서 <당신의 옳다>로 11명의 선생님들과 독서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수학 공부는 개념부터 천천히
전국수학교사모임 창립자이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혁신센터 센터장이신 최수일 선생님도 저의 자녀 수학 공부 멘토이십니다. 2020년 1월 송파도서관에서 열린 <초등 연산의 발견> 저자 학부모 강의에 감명을 받아 이후 제 아이의 모든 수학 교재를 최수일 선생님의 수학사전과 <개념연결 연산의 발견> <수학의 미래> <박학다식 문해력 수학> 등의 문제집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이가 초등 5학년이지만 기계식, 암기식으로 많은 문제를 반복해서 풀게 하는 수학학원에 보내지 않고, 1학년 때부터 하루 두 장씩 수학 문제집을 스스로 풀고 채점하며, 어려운 문제는 가끔 저와 함께 다시 풀어보는 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 공부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는 아니라서 학교 단원평가에서 100점을 맞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80~90점을 맞더라도 개념을 제대로 아는 것이 더 중요하고, 이 실력이 중고등학교까지 이어진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가 이제야 스스로 노트 정리가 가능한 수준이 되어서, 앞으로 개념노트를 정리하고 설명하는 ‘선생님 놀이’도 보다 적극적으로 해나갈 생각인데요. 학교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는 이미 최수일 선생님의 수학 문제집들과 ‘선생님 놀이’ 공부법을 기회가 될 때마다 홍보하고 있어요. 제가 현재 근무하는 중학교에서도 수학 선생님들이 <수학의 발견> 책을 부교재로 사용하시는 걸 보고 무척 반가웠습니다.
경쟁 교육의 근원적 성찰
마지막으로 김누리 교수님은 <우리의 행복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방송으로 먼저 알게 되었는데요. 저는 학벌주의, 부동산, 불평등과 불공정, 차별과 혐오, 청소년과 노인들의 높은 자살률 등 한국 사회의 총체적인 문제의 원인이 막연하게 경쟁교육이라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언제부터 왜 나타나게 되었고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이해되지 않아서 늘 답답했고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김누리 교수님의 한국 사회의 역사와 교육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예리한 통찰을 통해, 경쟁 교육이 문제의 핵심 원인임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 서열화의 해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깊은 깨달음을 주신 교수님께 참 감사합니다.
집에서는 제 아이에게 좀 더 민주적인 부모가 되기 위해 아이의 눈높이에서 평등하게 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역시 부모로서의 불안을 완전히는 내려놓지 못했어요. 가끔 수학 문제를 풀리다가 울리기도 하고, 휴대폰을 너무 많이 하면 혼내기도 하고, 건강에 나쁘거나 밖에서 노는 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면 용돈이나 자유를 제한할 때도 있습니다.
내 교실의 작은 유토피아
그 뒤 저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시민운동의 일환으로 열린 <경쟁교육 대학서열해소 열린 포럼>에 참여하여 대학개혁에 대한 문제 인식을 같이 하였고, <경쟁교육은 야만이다>를 출판사에서 지원받아 학교에서 전문적학습공동체와 교사독서동아리 모임을 운영하였습니다. 김누리 교수님의 모든 말씀이 가슴에 와닿았지만, 특히 “광장의 민주주의자가 일상에서는 권위적인 부모, 교사, 직장 상사가 된다.”, “거대한 유토피아를 꿈꾸면서 작은 유토피아를 일구어 나가자”, 교사로서는 “내 교실에 유토피아를 만들면 된다.”라는 말씀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이런 학습과 성찰을 바탕으로 저는 5년간 꾸준히 제안을 해서 현재 근무하는 학교의 학생 벌점제도를 자기성찰제도로 개선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주무 부서 교사로서 학생자치회가 좀 더 힘을 얻고 학생 주도적인 활동들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또한 교육 주체 대표들 소수만 참여하던 학년말 대토론회를 모든 학생들과 더 많은 학부모, 교사들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대토론회가 되도록 했습니다. 물론 저 혼자 한 것은 아니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한 것이지요.
그래서 ‘한 개의 교실에서 열세 개의 교실까지 유토피아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올해 처음 중학교 1학년 학년부장을 맡았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임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로 인해 조금이나마 학생 인권이나 교사 업무, 학교 문화가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통해 알게 된 여러 공부법들을 요약 정리하여 제가 쓴 <자기주도공부법> 안내글을 주변 부모님들, 선생님들에게 공유하고, 2024년 2월과 2025년 2월에는 전교사 대상으로 워크숍, 세바시 연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15분, 30분짜리 강의였지만 <당신이 옳다> <메타인지> <글쓰기공작소> 등 지금까지 제가 해온 육아와 공부법에 대한 나눔을 통해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선생님들과 더 끈끈한 학교공동체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사랑하도록 알려준 곳
2020년부터 1년여 간 참여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송파 위례 지역모임은 민주적인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늘 마음 깊이 깔려 있는 불안으로 아이를 다그치게 되는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해주었습니다. 나와 가까이에 사는 이웃에도 나와 같은 고민과 가치관, 인생관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든든했고, 서로의 실패와 공감을 나누며 힘을 얻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처럼 6년간 제 인생 전반에 그야말로 등대처럼 나아갈 방향이 되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영향력과 고마움보다 저에게 더 큰 기쁨은 바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제 아이 동한이와 더 행복한 시간을 갖게 해주었다는 것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알고 나서 아이와 나누는 대화가 더 깊어진 저는 2020년 5월부터 현재까지 페이스북에 아이와의 대화 에피소드를 올리고 있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는 사람은 비록 소수지만, 먼 훗날 동한이가 커서 제 글을 읽게 될 순간을 상상하며 즐겁게 써나가고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통해 배운 사랑과 용기로 내 아이를 눈앞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하며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밀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 글로 인해 저의 감사한 마음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조금이나마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이 시간에도 치열한 경쟁교육으로 불안과 걱정을 안고 자녀와 학생들을 바라보고 계실 많은 부모님, 선생님들이 “이렇게 살아도 괜찮다. 이렇게 사는 것이 오히려 더 좋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시면 좋겠습니다.